0913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

논어와 놀기 2021. 3. 5. 16:57 Posted by 문촌수기

교보문고 빌딩 뒤 종로거리에 소설가 염상섭이 앉아 계신다. 벤치 뒤로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는 글이 돌에 새겨져 있다.
교보문고 설립자 신용호 선생의 말씀이란다. 다만 횡보(橫步) 염상섭 선생이 종로에서 태어나서 그곳에 계신 것이다.

횡보 염상섭과 '사람은 책을 만든다..'석문

영화, '광해-왕이 된 남자'에서는 천민이 왕이 되었다.
천민의 씨가 따로 있지 않고, 왕의 씨가 따로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물론 꾸민 이야기이지만, 여러 사실에서 보더라도 사람은 처해 있는 환경과 앉아있는 자리와 입고 있는 옷에 따라서 행실이 달라진다. 주어진 직책에 따라서 변하고 적응하고 성장해는 것이 사람이다. 타고난 씨앗이 결정짓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공자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나니, 결국, '사람이 자리를 만들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0913. 君子居之 何陋之有 (군자거지 하루지유)
공자께서 구이에 살려고 하시니, 어떤 이가 말하기를 "그곳은 누추하니 어떻게 하시렵니까?" 하자,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군자가 거주한다면 무슨 누추함이 있겠는가?"

The Master said, ‘If a superior man dwelt among them, what rudeness would there be?’

군자거지 하루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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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7 세한고절의 아름다운 이야기

논어와 놀기 2021. 3. 1. 12:39 Posted by 문촌수기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사연이다.
"우선이, 이것 보시게. 완당이.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날이 차가워진 이후라야 소나무 측백나무는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고 하였다. 송백은 사철을 통하여 시들지 않는 것으로서, 날이 추워지기 전에도 하나의 송백이요 날이 추워진 후에도 하나의 송백이다. 성인이 특히 세한을 당한 이후를 칭찬하였는데, 지금 자네는 이전이라고 더한 것이 없고, 이후라고 덜한 것이  없구나. 세한 이전의 자네를 칭찬할 것 없거니와, 세한 이후의 자네는 또한 성인에게 칭찬 받을 만한 것 아닌가? 성인이 특별히 칭찬한 것은 한갓 시들지 않음의 정조와 근절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또한 세한의 시절에 느끼는 바가 있었기 때문이다. ............- 완당(阮堂) 노인(老人)이 쓰다.

09 28 子曰: “歲寒, 然後知松柏之後彫也.”
(자왈: “세한, 연후지송백지후조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날씨가 추워진 뒤에야 소나무와 잣나무(측백나무)가 뒤늦게 시듦을 알 수 있다."

The Master said, ‘When the year becomes cold, then we know how the pine and the cypress are the last to lose their leaves.’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

 추사의 <세한도>


이야기+
일년 중 가장 춥다는 세한(歲寒)의 절기도 지나고 봄이 왔다. 남녘의 꽃향기를 실려오지만 그래도 봄바람은 아직 차다.

참으로 오랜만에 국립중앙박물관을 다녀왔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보고 싶어서였다. 많이 봐 온 그림이지만 직접 내 눈으로 오리지널을 친견한다는 것은 정말 설래는 일이다.

추사의 오리지널 세한도와 앞뒤로 붙인 두루마리


<세한도>는 제주도에 유배 온 지 5년이 지난 추사(秋史) 김정희가 나이 59세(1844년) 때 그린 것이다. 
역관(譯官)이었던 제자 이상적(李尙迪, 1804~1865)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그려 준 그림이다. 추사는 자신의 처한 상황과 제자의 한결같은 마음을 歲寒 松柏을 그렸으며, 그 사연을 기록하였다. 

강하면서도 수려한 예서체로 '세한도(歲寒圖 )' 쓰고, 그 오른쪽에 '우선시상(藕船是賞)’과 ‘완당(阮堂)’이라고 썼다. ‘우선이, 이것 보시게. 완당이’이라는 뜻이다.

‘우선(藕船)’은 제자이면서 통역관인 이상적의 호이다. 그림과 글씨를 감상하다가 눈길을 왼쪽으로 가면서 자칫 놓치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꼭 눈여겨 보고 가야할 곳이 있다. 바로 가장 오른쪽 하단의 붉은 색 ‘장무상망(長毋相忘)’ 유인(遊印) 낙관(落款)이다.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는 뜻으로 스승과 제자의 아름다운 정을 새겼다. 나에게도 이렇게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며 약속한 제자가 있었던가? 스승이 있었던가? 그런 친구 있었던가?

아호인, 완당
성명인, 정희
유인, 長毋相忘
아호인, 추사

뤼순 옥중에서 안중근 의사, 유묵 세한연후
~ '後' 자를 빠트리고 써서, 나중에 아니 '不'자가 작게 삽입되었다. 뜻은 다르지 않는다.


세한연후의 뜻을 새기고자 휘호하여 가까이 두었다.


세한연후를 노래하며, '상록수'를 부르며 그려보았다.
"저 들에 푸르른 솔 잎을 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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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0 적재적소 하기가 어렵다.

논어와 놀기 2021. 2. 28. 22:52 Posted by 문촌수기

세상에 가치롭지 못한 것 없다. 모든 것이 가치롭다. 세상에 소용없는 사람 없다. 모든 사람이 다 소중하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란다. 또한, 인재 구하기가 어렵다 한다.
하지만 적재적소(適材適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 적임자 찾기가 어려운 일이다.

08 20 舜有臣五人而天下治. 武王曰:
“予有亂臣十人.”
孔子曰: “才難, 不其然乎?"
(순유신오인이천하치. 무왕왈:
“여유란신십인.”
공자왈: “재난, 불기연호?")

순임금이 어진 신하 다섯을 두심에 천하가 다스려졌다. 무왕이 말씀하셨다.
"나는 다스리는 신하 열 사람을 두었노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재를 얻기 어렵다는 말이 맞는 말이 아니겠는가?

Confucius said, ‘Is not the saying that talents are difficult to find,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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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9 '왜요?'라며 물으면, 왜 안되죠?

논어와 놀기 2021. 2. 25. 20:59 Posted by 문촌수기

어린 시절에 어른들이 '이래라 저래라' 도덕을 가르칠 때마다 '왜요? 왜 그래야 되요?' 여쭈면 싸가지 없이 토를 단다며 야단을 듣는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것이지?" 혀를 차신다.
春風秋水(춘풍추수)라 했다. 처음부터 토만 달고 실행하지 않으면 추수같이 엄히 야단칠 일지만, 꽃향기 실어오누 봄바람처럼 다정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면, 더 사랑받고 싶어서 열심히 할텐데, 알아 듣지 못할거라 여겨서 말문부터 막을 일은 결코 아니다.

08 09 子曰: “民可使由之, 不可使知之.”
(08 09 자왈: “민가사유지, 불가사지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백성은 도리에 따르게 할 수는 있어도 (그 원리를) 알게 할 수는 없다."
The Master said, "The people may be made to follow a path of action, but they may not be made to understand it."

 

민가사유지, 불가사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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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8 시예악 동원(詩禮樂 同源)

논어와 놀기 2021. 2. 23. 10:49 Posted by 문촌수기

어린 시절 학교에서 배운 가곡은 평생의 위안이 되고 벗이 되었다. 특히 봄 바람에 노래는 절로 퍼진다.

"봄이 되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네.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따러 오거든,
꽃 만 말고 내 마음도 함께 따가 줘."


꽃향기 보다 노래 향기가 더 멀리 퍼진다.

‘노래하는 시인’으로 불리는 미국 포크 가수 밥 딜런이 201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위대한 미국 노래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 냈다”며 스웨덴 한림원은 그 선정 이유를 밝혔다. 
찬반의 논란이 많았지만, 시와 음악이 같은 뿌리에서 나온 것(詩樂同源)을 인정한 것이다.

08 08 子曰: “興於詩, 立於禮, 成於樂.”
(흥어시 입어예 성어악)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시에서 인간 감흥이 일어나며 예에서 바로 서고, 음악에서 (인격이) 완성된다."

The Master said,
‘It is by the Odes that the mind is aroused.
‘It is by the Rules of Propriety that the character is established.
‘It is from Music that the finish is received.’

흥어시 입어례 성어악

 더하기>
봄이 오면, 김동환 작시ㆍ김동진 작곡ㆍ진성원 노래
https://youtu.be/cI7ksQcaZes

밥딜런의 노래ㆍ시ㆍ그림> Blowin' in the Wind

커피여과지에 노래그림, 수채물감과 커피여과종이

 https://munchon.tistory.com/m/1453

바람 만이 아는 해답, Blowin' in the Wind

밥 딜런은 '위대한 미국의 가요의 전통 속에 새로운 시적인 표현들을 창조해냈다'는 스웨덴 한림원의 이유로 201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대중가수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 것은 1901

muncho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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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5 있어도 없는 것 처럼

논어와 놀기 2021. 2. 20. 13:21 Posted by 문촌수기

공자는 '없으면서 있는 체하며, 비었으면서도 가득한 체하며, 적으면서 많은 체(亡而爲有, 虛而爲盈, 約而爲泰)'하는 것을 낮추어 봤다(0725). 여기에는 속임이 있기 때문이다.
증자는 '있어도 없는 것처럼 여기며, 가득해도 빈 것처럼 여기기(有若無, 實若虛)'를 권하였다. 이것은 겸양이고 자기 최선을 위한 다짐이기 때문이다.

08‧05 曾子曰: “以能問於不能, 以多問於寡; 有若無, 實若虛, 犯而不校 昔者 吾友嘗從事於斯矣.”
(증자왈: “이능문어불능, 이다문어과; 유약무, 실약허, 범이불교, 석자 오우상종사어사의.”)

증자가 말씀하였다."능하면서 능하지 못한 이에게 물으며, 많으면서 적은 이에게 물으며, 있어도 없는 것처럼 여기며, 가득해도 빈 것처럼 여기며, 잘못을 범해도 따지지 않는 것을, 옛날에 내 벗(안연을 말함)이 일찍이 이 일에 종사했었다."

The philosopher Tsang said, ‘Gifted with ability, and yet putting questions to those who were not so;  possessed of much, and yet putting questions to those possessed of little; having, as though he had not; full, and yet counting himself as empty; offended against, and yet entering into no altercation;  formerly I had a friend who pursued this style of conduct.’

범이불교, 유약무ㆍ실약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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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4 나, 돌아갈 곳은?

논어와 놀기 2021. 2. 20. 11:30 Posted by 문촌수기

들에 핀 풀 꽃에도 뿌리가 있다. 아름드리 큰 나무도 그 뿌리가 있다. 생을 가진 모든 것들은 그 돌아갈 뿌리가 있다. 뿌리가 없다면 삶도 없다. 뿌리가 없다면 죽음도 없다.
돌아갈 곳이 없다면, 삶도 없고, 죽음도 없을겁니다.
만물은
"제 각기 그 뿌리로 돌아간다(各復歸其根)" 했는데, 나의 뿌리는 어디일까? 나, 돌아 갈 곳은 어디인가? 나, 귀하게 여길 것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으로 삼귀도(三貴道ㆍ三歸道)를 삼을 것인가?


08‧04 曾子有疾, 孟敬子問之. 曾子言曰: “鳥之將死, 其鳴也哀; 人之將死, 其言也善.
君子所貴乎道者三: 動容貌, 斯遠暴慢矣; 正顔色, 斯近信矣; 出辭氣, 斯遠鄙倍矣. 籩豆之事, 則有司存.”
(증자유질 맹경자문지. 증자언왈:
“조지장사, 기명야애; 인지장사, 기언야선.
군자소귀호도자삼: 동용모, 사원폭만의; 정안색, 사근신의; 출사기, 사원비배의. 변두지사 즉유사존"

증자가 병환이 있자 맹경자가 문병을 왔다.
증자가 맹경자에게 말하였다. "새는 장차 죽을 때에는 그 울음소리가 애처롭고, 사람이 장차 죽을 때에는 그 말이 착한 법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군자가 귀하게 여기는 세가지 도를 말하였다.
"용모를 움직일 때에는 거칠고 태만함을 멀리하며, 얼굴 빛을 바룰때에는 성실함에 가깝게 하며, 말과 소리를 낼 때에는 비루함과 도리에 위배되는 것을 멀리하여야 한다. 변두(제사의 제수거리 마련 등)의 소소한 일은 유사(담당자)가 있는 것이다."

The philosopher Tsang being ill, Meng Chang went to ask how he was. Tsang said to him,
"When a bird is about to die, its notes are mournful; when a man is about to die, his words are good."
"There are three principles of conduct which the man of high rank should consider specially important:– that in his deportment and manner he keep from violence and heedlessness; that in regulating his countenance he keep near to sincerity; and that in his words and tones he keep far from lowness and impropriety.
As to such matters as attending to the sacrificial vessels, there are the proper officers for th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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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2 군자독어친

논어와 놀기 2021. 2. 19. 18:52 Posted by 문촌수기

사랑, 어디 멀리서 구할 것 있나?
제 삶도 챙기지 못하고, 제 새끼와 부모도 내팽개치고, 제 친구도 저버린다면, 그게 무슨 사랑일까? 그게 무슨 사람일까?
자신을 사랑하고 제 새끼 어여삐 돌보며 제 부모 잘 섬기고 제 친구 저버리지 않는데서 시작하는 걸.
물론 그것만 우선하고, 거기에만 갇혀있다면 손가락 받을 짓이지. 예가 없다면 사랑도 천박한 것을.

08‧02 子曰: “恭而無禮則勞, 愼而無禮則葸, 勇而無禮則亂, 直而無禮則絞.
君子篤於親, 則民興於仁; 故舊不遺, 則民不偸.”
(자왈: “공이무례즉로, 신이무례즉사, 용이무례즉란, 직이무례즉교.
군자독어친, 즉민흥어인; 고구불유, 즉민불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공손하되 예가 없으면 수고롭고, 신중하되 예가 없으면 두렵고, 용맹하되 예가 없으면 난을 일으키며, 강직하되 예가 없으면 너무 급하다."
"군자가 친척에게 후하면 백성들이 인을 일으키고 옛 친구를 버리지 않으면 백성들이 야박해지지 않는다."

The Master said, Courtesy without ritual becomes labored; caution without ritual becomes timidity; daring without ritual becomes riotousness; directness without ritual becomes obtrusiveness.
If the gentleman treats those close to him with generosity, the common people will be moved to humaneness.
If he does not forget his old associates,  the common people will shun cold-heartedness

 (When old friends are not neglected by them,  the people are preserved from mean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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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에 처인구가 있다. 바로 <논어>의 구절 '處仁'인가해서 찾아보니 과연 그랬다. 그 마을이 새삼 친하게 다가온다. 마을 이름이 어찌 공자님의 말씀으로 되었는지 그 유래는 모르나 '사랑에 거처한다'는 이름 만으로도 끌린다. 사랑이 머무른 곳이니 아름다운 마을이겠다. 어진 마을을 골라 사는 것도 지혜로운 일이다.
하지만 군자가 머무는 곳이면 어느 곳이 누추하랴?
仁에 거처하니, 훌륭하도다.
"사랑에 머무나니, 아름답구나."

04‧01 子曰: “里仁爲美. 擇不處仁, 焉得知?” (자왈 리인위미,택불처인,언득지)
"마을 인심이 어질고 후하니 아름답다. 가려서 仁厚한 마을에 살지 않는다면 어찌 지혜롭다고 하겠는가? "

The Master said, "It is virtuous manners which constitute the excellence of a neighborhood. If a man in selecting a residence do not fix on one where such prevail, how can he be wise?"

리인위미

 ♡ 朱子(주자)는 里(리)를 마을로 보았다. 그에 따르면 이 구절은 “마을은 어진 곳이 좋다”는 뜻이 된다. 孟子(맹자)는 里를 '처한다'는 뜻의 동사로 보았다. 다산 정약용은 이 설에 따랐다. 그렇다면 이 구절은 “인에 처하는 것이 훌륭하다”로 풀이되고 “인을 행동의 근거로 삼는다”는 뜻이 된다. 나 또한 맹자의 설을 따른다.
"사랑에 머무나니,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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