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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쌤의 픽토리텔링8

다르게 바라보기 ~ 유단취장 성호 이익선생 댁 마당에 감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 한 그루는 대봉감나무지만 일년에 겨우 서너개 열렸고, 다른 그루는 많이 열리지만 땡감나무였다. 마당에 그늘도 많이 지고 장마 때면 늘 젖어있어 마당 마를 날이 없었다. 둘 다 밉게 여긴 성호 선생이 톱을 들고서 한 그루라도 베어 낼려고 두 감나무를 번갈아 쳐다보며 오가고 있었다. 그때 부인이 마당에 내려와 말하였다. "이건 비록 서너개라도 대봉시라서 조상 섬기는 제사상에 올리기에 좋죠. 저건 땡감이지만 말려서 곶감이나 감말랭이 해두면 우리 식구들 먹기에 넉넉하죠." 그러고보니 참 맞는 말이다. 성호선생은 둘다 밉게 보았고, 부인은 둘다 좋게 보았다. 밉게 보면 못 났고, 좋게 보니 예쁜 것이다. 단점 속에서 장점을 취한 부인의 말을 들은 성호 선생은 톱.. 2019. 3. 5.
맞바람을 신바람으로! 하늘을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면 참 신기하다. “저 무거운 것이 어떻게 하늘을 날 수 있을까?” 비행기가 이륙하는 모습을 보았다. 활주로에 들어선 비행기가 엔진의 굉음을 울리며 치고 달린다. 결코 갈 지(之)로 달리는 법이 없다. 한 눈 팔지 않고 앞만 보며 똑바로 달린다[正道]. 오직 한 길이다[一途]. 쉼이 없다. 달릴수록 속력을 더한다. 그럴수록 맞바람은 거세진다. 그렇다. 날기 위해서는 바람을 받아들여야 한다. 가만히 있으면 맞바람은 없고, 자신의 무게만 있을 뿐이다. 바람이 없으면 바람을 만들어야 한다. 그 바람을 만들기 위해서 달리는 것[추력]이다. 그렇게 달리다보면 맞바람[항력]이 생긴다. 그 맞바람이 결국 자신을 들어올리는 힘[양력]이 된다. 무게를 이겨 낸 것이다. 어떤 맞바람에도 굴하지 .. 2018. 10. 30.
도가도비상도와 르네 마그리트 도덕경 1장 1절은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이다. "도를 도라고 하면 도가 아니란다." 참 묘한 말이다. 아니, 무슨 이런 말장난이 있나 싶다. 어떤 이는 이를 이렇게 해석한다. 대체로 세상이 거의 다 그렇게 번역하고 있다. "말해지는 도는 영원 불변의 도(the enduring and unchanging Tao.)가 아니다." 라고. 그러나 나는 이 말을 부정한다. 반대한다. 이 그림을 보고 곰곰히 생각하고 다시 따져 보겠다. 르네 마그리트는 파이프 그림을 그려놓고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란다. 이 말은 맞는 말인가? 틀린 말인가? 맞는 말이다. 이것은 파이프 그림이고 사진이지 파이프가 아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게 있어 세상은 상식에 대.. 2018. 10. 29.
궁도와 반구저기ᆞ反求諸己 나에게서 원인을 찾아라. 남 탓이 아니라, 다 내 탓이다. "군자는 자기에게서 구하고 소인배들은 남에게서 구한다."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활을 쏘았는데 적중하지 못했다면 소인배는 활 탓하고 화살 탓하고 바람 탓하고 남 탓한다. 대인은 바람을 읽지 못한 나를 탓하고, 활과 화살의 특성을 알지 못한 내게서 문제점을 찾고 개선해간다. 오랜만에 붓을 들어 나의 '반구저기(反求諸己)'를 돌아본다. "도리어 나에게서 구하라."- 다시 수양코자 활을 들고 과녁 앞으로 나아가야 겠다. 삼년 전 체육선생님과 같이 인성교육을 위한 궁도와 맹자의 '반구저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후 체육 선생님은 학교 뒤 필봉산에 올라 애써 구한 나무로 활을 깎아 멋들어지게 만들고서는 내게 글 한 수를 청하기에 '일체유심조(一切唯心.. 2018. 10. 29.
나는 어떤 다리를 가졌는가? 다리. 단절된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 끊어진 길을 이어주는 다리. 그리고 그 길을 걸어가는 다리. 때론 경계를 나누는 다리. 나는 어떤 다리를 가졌는가? 선생님은 어떤 다리를 놓을 것인가? 나는 왕릉을 자주 찾는다. 살고 있는 집에서 가까우면서도 참 조용하고 넓다. 그리고 이승 사람과 저승인이 만나는 정자각 뒤를 꼭 찾아간다.이곳에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다리 왕릉의 신교(神橋)가 있다. -정조의 건릉 정자각 뒤의 신교. 나는 이 신교에서 가장 가슴두근거린다. 선왕의 영은 저승에서 이승으로 찾아올 때 이 다리를 건너 정자각으로 들어가 후손을 만난다. 정조대왕은 이 다리를 건너서 아들 순조를 만났을 것이며, 융릉의 신교를 나란히 건너오시는 아버지 사도세자와 혜경궁 홍씨를 만났을 것이다. 왕릉에 찾아갈 때.. 2018. 10. 10.
사랑은 사람입니다. 삶 사람 사랑은 하나 한글날, 세종대왕 덕분에 주중에 하루 또 쉬게 되네요. 감사함을 전하며, "한글사랑하기"를 약속합니다. ~ '한글 사랑'하기는 비단 국어교과 만의 교육이 아닐 것입니다. 천지인의 조화와 애민사상 등 윤리 철학도 담겨있고, 역사적인 이야기 가치가 많을 뿐 아니라, 미술적인 조형미도 우수할 것입니다. '한글'을 가지고도 충분히 융합수업이 가능하는 것이지요. 사랑은 사람입니다.~ [仁者人也] '살아간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사랑할 줄 모르면 사람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 [不仁이면 非人] "삶, 사람, 사랑은 하나입니다." 그 모습을 하나의 글자로 만들어서 즐겨 사용하였더니, 아내로 부터 이런 선물을 받았네요. 컵 받침 캘리. http://munchon.tistory.com/826 http://.. 2018. 10. 8.
생생기쁨 - 생명 살리기 행복 참 반갑고 고맙다. 생명의 탄생만큼 기쁜 일이 있을까? 환경을 바꾸었더니, 다시 살아나고 새생명이 태어났다. 유리 어항 속에 키우던 구피들이 한두마리씩 죽어가기에, 까닭도 모르고 안타까워 하다가 문득, 부레옥잠화가 생겨 장독 뚜껑에 담고 동네 가까운 곳에서 고운 흙을 깔고 물을 부었다. 며칠이 지나 흙탕물이 가라앉았기에 조심스럽게 한마리만 옮겨 보았다. 이튿날에 더욱 생기있게 다니는 모습을 보고 용기를 얻어 남아 있는 구피들을 모두 이주시켰다. 나 자신이 도회지 아파트 생활을 하다가 시골 황토집으로 이사를 간 기분이다. 그렇게 보름 남짓 지났는데 부레옥잠화 뿌리 속에서 꼬물꼬물 유영하는 구피새끼가 여러 보였다. 하도 작고 숨어서 카메라로 잡을 수 없었다. 아내의 탄성에 거실 가득이 사랑의 기운이 피어난다.. 2018. 10. 4.
그래서 그랬구나 "그래서, 그랬구나." 아이들과 대화하면서 이 말을 자주 하니, 아이들은 선생님께서 자기 말을 경청하고 있다고 여겨 마음의 문을 열면서 속 말까지 쏟아냈습니다. 처음부터 마음의 문을 열지 않겠죠. 미소띤 얼굴로 의자를 권하여 조금 더 기다리면, 말문을 열때가 있답니다. 그때 고개 끄덕여주면서, "그래?!" "그랬구나."라며 고수(鼓手)의 추임새를 넣습니다. 그러면 창(唱)은 더욱 흥이 돋습니다. 문제 행동을 일삼는 아이들에게도 그렇게하여 듣다 보면, '그래서~,'라는 문제 원인을 스스로 찾게되고, '그랬구나'라는 문제 행동의 결과에 공감하게 되죠. 일단, 아이가 문제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스스로 알고, 선생님께서 경청해주셨다는 것만으로도 문제행동의 해결책을 스스로 찾을 수 있을겁니다. 어디 아이들 뿐이겠.. 2018.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