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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쌤의 픽토리텔링

도가도비상도와 르네 마그리트

by 문촌수기 2018. 10. 29.
도덕경 1장 1절은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이다.

"도를 도라고 하면 도가 아니란다." 참 묘한 말이다. 아니, 무슨 이런 말장난이 있나 싶다. 어떤 이는 이를 이렇게 해석한다. 대체로 세상이 거의 다 그렇게 번역하고 있다. "말해지는 도는 영원 불변의 도(the enduring and unchanging Tao.)가 아니다." 라고.

그러나 나는 이 말을 부정한다. 반대한다. 
이 그림을 보고 곰곰히 생각하고 다시 따져 보겠다. 

르네 마그리트는 파이프 그림을 그려놓고선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란다. 이 말은 맞는 말인가? 틀린 말인가?
맞는 말이다. 이것은 파이프 그림이고 사진이지 파이프가 아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내게 있어 세상은 상식에 대한 도전이다."

도를 이름지어 '도' [可道]라고 규정하는 순간 그 도는 늘 그러한 도[常道]가 아닌게 맞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고속도로는 무엇인가? '경부고속도로'이다. 그러나 그 도로는 경부고속도로 일뿐 아니라, 고속국도1호선이며 아시아 하이웨이 1호선이다. 하나만 정답으로 하는 것이 옳은가, 묻게 된다.

노자는 또 도에 대해 말하였다. '반자도지동(反者道之動)'이라고.
"거꾸로 가는 것이 도의 움직임이다." / "반대하는 것이 도의 작동이다."

'도법자연(道法自然)'이라고도 말하였다. "도는 자연(스스로 그러함)을 본받는다"고. 자연이 어디 불변하던가? 자연은 늘 움직이고 순환하며 반하고 '귀기근(歸其根, 그 뿌리도 되돌아간다, returning to their root)'한다. 귀근은 고요함[靜]이요. 고요함은 복명(復命)이며, 복명(명으로 돌아감)은 상(常)이라 하니, 이것이 '도가도 비상도'할 적의 상도인 것이다. 그러니 상도(常道)란 항상 반하고 항상 그 뿌리로 돌아가는 순환성의 원칙을 가진 항도(恒道)인 것이다. 반(反)하고 귀근하는 것이 도의 항상성인데 이를 하나의 개념으로 규정하고 가두어 두는 것은 도(道)를 모르는 것이다.  


헤겔의 변증법의 원리에서 '반(反,  antithese)'은 인류문화를 발전시키는 지양(止揚)의 힘이다. '반대하게, 돌아가기, 다르게 바라보기, 딴지걸기, 삐닥하게 시비걸기, 의미 재구성하기, 의미부여하기, 질문하기. . .' 이런 反의 작용이 인류문화를 성장시키고, 진리를 자라게 한다.

변증법에서 테제(these)ᆞ정을 정(正)으로 규정하는 것에 나는 반대한다. 테제가 정(正)이라면 그것은 옳은 것(right)이 되고, 안티테제(antithese)ᆞ반(反)은 그른 것(wrong)이 된다. 그것은 변증법의 지양 원리에 맞지않다. 결정과 규정의 정(定ᆞ테제)이며 거기에 모순을 지적하고 반대하는 것이 반(反ᆞ안티테제)이기 때문이다.

 '반(反)하기'에 반하지 않을 수 없는 일 생겼다.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미국의 높이뛰기 선수인 딕 포스베리는 여태껏 아무도 시도한적 없는 뒤짚기 높이뛰기[背面뛰기]로 우승을했다. 이후 이 배면뛰기에는 그의 이름을 붙여져서 '포스베리 플롭(Fosbury Flop)'라고 불려졌으며 높이 뛰기의 정석이 되었다. 
https://blog.naver.com/woorikangsan/2211611386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