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왼쪽 입꼬리
살짝 올리며 웃고 있는 봄비”
이은봉 시인이 그린 '봄비'를 맞아서겠지.
양지바른 화단에 제비꽃이 금새 피어났다.
내 어린 아기를 본 듯,
그지없이 반갑고 슬프다.

왜 제비꽃일까?
겨울나러 갔던 제비가 돌아오는 무렵에 꽃이 핀다고 제비꽃이라 부른다는 설과, 꽃의 모양과 빛깔이 제비를 닮아서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오랑캐꽃이라는 이름의 유래에는 꽃이 필 무렵 오랑캐가 자주 쳐들어와서 붙었다는 설과 꽃의 생김이 오랑캐의 머리채를 닮아서 그렇게 부른다는 설이 있다. 또한, 전설에 의하면 양치기 소년 ‘아티스’가 아름다운 소녀 ‘이아’의 진실한 사랑을 모른 척 하자 ‘이아’가 죽어 제비꽃이 되었다는 그리스 신화 이야기가 있다.
ᆢᆢᆢ
꽃 이야기(독일의 설화) :
옛날 프리지아에 '이아'라는 아름다운 아가씨가 살고 있었다.
어느날 이아는 목동 '아티스'를 보고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다.
이아와 목동 아티스가 서로 만나는 시간이 늘어가면서 그들의 사랑은 더욱 굳건해졌다.
이아는 모든 것이 새로웠다.
둘의 사랑을 시샘한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아들 에로스를 시켜 두 사람을 갈라놓으라고 했다.
에로스는 이아에게는 사랑의 불꽃이 이글거리는 금빛 화살을, 아티스에게는 사랑을 망각하게 하는 납의 화살을 쏘았다.
황금화살을 맞은 이아는 주체할 수 없는 뜨거운 연정을 느꼈다.
아티스를 찾아 매일 온 들판을 찾아 해멨다.
그러나 아티스는 변해 버렸다.
이아를 만나도 예전과 달리 딴 사람처럼 냉냉하게 대했다.
이아는 매일같이 아티스의 뒤를 쫓으며 사랑을 호소했지만 아티스의 냉정한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이아는 아티스의 집 창가에 매달려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다가
"당신만을 사랑해요"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그 자리에 지쳐 쓰러지고 말았다.
며칠이 지나고 양지바른 창가에 이아를 닮은 가련한 풀꽃이 피어났다.
까치발을 하고 먼 들판을 바라보며 목은 자꾸만 야위어가는 모습한 한 풀꽃이었다.
제비꽃이었다.
- 출처 : 사람보다 아름다운 꽃 이야기(오병훈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