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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당하라. 일기일회하라. 따뜻한 말 세마디 - 주례사(151108 제자 이OO군)

by 문촌수기 2015. 11. 7.

가을 가뭄에 단비가 내려 온갖 단풍들이 더 예쁘네요. 오늘의 단비가 이 자리에 오신 많은 하객들과 더불어 혼인식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더 없이 좋은 날입니다.

저는 주례 부탁을 받고 신랑 이OO 군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왜 결혼하려고 하니?” ...... 생뚱맞은 물음에 신랑은 당황하며 머뭇거리다 이렇게 대답했어요.

글쎄요. 혼자 있는 것 보다 둘이 있는 게 좋아서요.” 정말 명답이죠!

저도 그랬습니다. 데이터 하다가 집에 보내기 싫더라구요. 밤새 내내 같이 붙어 있고 싶었어요. 그래서 결혼했죠. 하객 여러분들도 다 그러셨죠? 혼자보다는 둘이라서 더 행복한 법입니다.

그러나 마냥 둘이 붙어 있다고 행복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죠. 행복은 함께 만들어가는 겁니다. 저는 오늘 행복을 만들어 가는 방법을 신랑 신부에게 전하려 합니다. 여기 족자 3개를 가져왔어요. 제가 어떤 주례사를 해도 두 주인공은 정신이 없어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모를 겁니다. 그래서 나중에라도 잊지 말라며 이 족자를 전하겠습니다.

 

(족자1 펼치며)

첫째, “밀당을 잘하라는 겁니다.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이제부터 같은 시공간에서 같이 살림을 살아갈텐데 그게 어디 쉽나요? 니 것 내 것 구분 없이 살다보면 티격 태격 다툴 일도 잦을 겁니다. 그럴 때 마다 내 생각만 고집 말고 밀당을 잘하라는 겁니다. 여기 작은 글씨로 부동이화라고 적어두었습니다. 일단은 서로 다르다는 것을 먼저 인정하셔요. 그리고 반드시 화목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절대로 일방적이 되어서는 안되요. 나아가기와 멈추기를 잘 해야 합니다. 그게 행복으로 가는 길이랍니다.

 

(족자2)

둘째, “일기일회입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하는 일은 단 한 번의 기회이며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은 단 한번의 만남입니다. 인생도 전체적으로 보면, “One Life, One Chance”랍니다. 그것이 일기일회라는 겁니다. 오늘 지금 이 순간은 결코 과거에도 없었고, 미래에도 없는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물론 결혼해서 내일의 꿈을 설계하고 차곡 차곡 이루어 가야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늘을 저당 잡히며 내일에 살지 말기 바랍니다. 여행이 행복이라면 여행목적지만 행복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이 자리도 행복이고, 여행지를 향해 떠나는 길 위에서도 행복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 행복해야 내일의 행복이 열매 맺게 됩니다. 사랑한다고 말 하고 싶거든 오늘 하십시오. 내일은 당신의 것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나간 어제는 되돌릴 수 없으니, 미련두지 마세요. 내일은 아직 알 수도 없으니, 미리 걱정하지 마십시오. 다 한 때입니다. 지금 보다 나은 그때는 없는, 여기보다 나은 거기는 없으니, 일기일회하길 바랍니다.

 

(족자3)

셋째, 따라해보셔요. (괜찮다면, 하객 여러분들도 같이 따라 해봅시다.)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아주 쉽습니다. 행복으로 가는 길, 따뜻한 말 한마디면 됩니다. 서양 속담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작은 일을 자주 하라.(Do Small things often)” 이제 결혼하여 둘이서 인생의 긴 여행을 떠납니다. 발걸음마다 웃음꽃이 피고, 나날이 좋은 날이 되기 위해서는 스몰토킹을 자주 사용해야 합니다. 비록 작은 말들이지만 이 말들이 부부지간에 신뢰를 깊게 합니다. 믿음은 사랑과 행복의 뿌리랍니다. 돈 한 푼 들지 않는 따뜻한 한마디면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잘잤어?” “고마워, 당신 덕분이야.” “안녕, 잘 다녀와요.” “아주 맛있게 먹었어.” “아이구 예쁘네. 당신 멋져요.” “, 미안해, 정말 미안해그리고 자주 포옹하고 입맞춤하셔요.

 

행복으로 가는 길, 아셨죠? 정리해봅시다.

첫째 밀당!

둘째 일기일회!

셋째는 고마워, 미안해, 사랑해 - 따뜻한 말 세마디입니다.

실천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