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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그리기-통일로 가는 길

17-DMZ-밥교육ᆞ몸교육

by 문촌수기 2017. 8. 12.
한국DMZ평화생명동산, 정성헌이사장의 특강에서 공감하는 바가 있어 적어본다.

화이트보드에 한자를 쓴다.
"천의인 인의식 만사지 식일완"
천도교 제2교조인 최시형의 말이다.

"하늘은 사람에 의지하고, 사람은 밥에 의지한다. 만사를 안다는 것은 한그릇의 밥을 먹는 것이다.(밥한그릇의 이치를 아는 것과 같다)"~해월 최시형
이 말씀은 평화생명동산 식당이름인듯 돌에 새겨졌다.

평화생명동산의 명상원 앞에는 "나는 누구인가?"를 묻고있다. (아래)

이사장은
"밥교육은 모든 가르침의 으뜸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밥상머리 교육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렇다. 나도 공감이다. 으뜸되는 가르침이랄 할 수있는 종교에서 밥교육은 가장 중요한 제의이다.
천주교의 제의를 미사라고 한다. 미사는 크게 두부분으로 나뉘어 전례가 진행된다. 전반부는 말씀의 전례이고, 후반부는 성찬의 전례이다. 성찬의 전례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기 전, 열두 제자와 함께 마지막 식사를 드시는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는 것이다. 이 최후의 만찬 의식을 매 미사시간마다 사제는 예수의 역을, 신도들은 제자의 역을 재현하는 것이다. 스승이 내어주는 몸과 피가 빵과 포도주로 나타나며 제자들과 나누어 먹는다. 스승의 몸은 곧 밥이다. 성찬의 전례야 말로 미사 최고의 제의이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줄 내 몸이니라."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흘릴 내 피니라."

"내 살을 먹는 자 내 피를 마시는 자. 내 안에 살게 되리. 끝없는 행복 속에 평화를 누리리라." ~  가톨릭 성가.

불교도 마찬가지이다. 발우공양예야말로 부처님의 생명존중사상의 최고실천 행위이다. 종교와 관계없이 템플스테이를 권한다. 템플 스테이 경험 중 가장 흥미롭고 경건하며 교훈적인 체험이 발우공양이었다. 지금의 인류가 나누어 먹으며 함께 살아야 하고 후손들에게 깨끗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 우리는 발우공양의 예에서 배워야한다.

유교의 전례 중심 또한 제례이다. 제례는 정성을 다하여 음식을 장만하고 향과 술로 돌아가신 조상의 혼백을 초청한다. 살아서의 영육이 죽어서 혼백이 되어 흩어진다. 향을 사려 하늘의 혼을 부르고, 술을 부어 백을 부른다. 혼백이 신위 속에서 합하여 온전히 제사자리에 오신 것이다. 드디어 조상신을 만났으니 후손 일동은 인사를 올리고, 초헌관부터 종헌관 까지 세차례의 술을 권하게 된다. 어느 정도 술을 드셨다고 여기어 이제 식사를 올린다. 제상에 올리는 밥과 국을 메와 갱이라 한다. 메와 갱을 올리고 숟가락을 꽂아 세우며 식사를 드시는 모습을 나타낸다. 후손들은 그모습을 보지 않고자 잠시 나가 문을 닫고 기다리거나 앉은 자리를 옆으로 돌리고 고개를 숙이며 잠시 기다린다. 적당히 세 숟가락의 밥과 반찬을 드실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 때, 축관의 헛기침을 신호로 조상님의 식사는 마치게 된다. 이제 갱을 내리고 그 자리에 숭늉이 올라간다. 그래도 좀 더 드시라며, 메의 밥을 숟가락으로 세차례 때어 담아 숭늉에 말아드린다.
이제 식사를 다 드셨으니 조상님을 떠나보내야 한다. 모든 후손들이 엎디어 절을 올리며 작별 인사를 드린다.
제상의 음식을 조상님께서 흡족히 드셨음에도 음식은 가득히 남겨 두셨다. 후손들을 위해 복을 남겨두시고 떠나셨다. 후손들은 그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한가족임을 다시 결연하게되고, 조상님께 감사해한다. 이를 음복이라 한다. 제사는 종으로는 조상과 후손이, 횡으로는 형제 일가가 함께 밥상을 통해 만나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밥을 먹는다는 것은 행복을 먹는 것이다.

이사장은 밥교육에 이어, 몸교육을 강조했다.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궂이 들먹이지 않아도 된다. 몸은 정신을 담아내는 그릇이다.
머리로만 배우는 앎(지식)을 의한 공부가 아니라, 몸으로 배우는 실천교육이며 삶을 위한 배움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 공감한다. 그렇다고 머리(앎)가 없으면 안된다. 다만 머리에서 끝나는 공부가 되어서 안된다. 냉철한 머리ᆞ사려깊은 사고력에서 따뜻한 가슴ᆞ공감하는 마음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리고 앎은 좀더 낮은 자리로 내려와야 한다. 손발을 부지런히 움직이며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배움이 되어야한다. 전인교육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이사장은 백장 회해스님의 말씀을 인용하며 밥교육과 몸교육의 정신을 연결하였다.
"일일부작ᆞ일일불식" ~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

평화생명동산의 교육철학을 소개하는 이사장은 세번째로 '고객만족은 없다'였다. 웃기는 말씀이지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학교 교육의 고객은 누구인가?
학생을 만족시키는 교육은 없다?
이래도 되는 건가? 그러나 깊이 성찰하고 함께 숙고해볼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