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그말리온1 아름다운 사람 대학생이 되었다. 70년대말 학번이다. 그렇게도 가보고 싶었던 다방을 이제 가 볼 수 있게 되었다. 3월의 캠퍼스, 곳곳에서 서클 회원 모집이 한창이다. 어떤 이유로 가입했는지 기억에 없지만 나의 유일한 서클이 로타랙트였다. 서클 모임 장소가 시내 다방이었다. 처음 가는 다방이라 잔뜩 기대를 품고 갔는데, "이 뭐야?" 다방이름은 [동심초], 한복입은 다방 마담, 붉은 입술의 레지들, 중절모에 양복 차려입은 점잖은 어르신들. 뿌연 담배연기. 경로당은 아니지만 어르신 쉼터요 만남의 장소였다. 어르신 덕분에 우리도 점잖아지고 조숙해졌다. 다방 위에는 당구장, 실은 이곳이 우리들은 놀이터였다. 그러나 나만의 설레인 곳이 있었다. 다방 아래층의 의상실이었다. 좁은 계단을 오르기 전 일층의 의상실은 늘 나의 가슴.. 2020. 9.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