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선촉주1 0715 의롭지 않는 부귀는 나에게 뜬구름 배고프고 잠이 많이 모자랐던 학창시절, 도덕 선생님에게서 들은 '반소사음수 곡갱이침지(飯疏食飮水 曲肱而枕之)'와 '빈이락 부이호례(貧而樂 富而好禮)는 가난한 나에게는 늘 위안이 되어준 말씀이었다. 이 소박한 꿈이 대체 뭐라고, 그것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여태껏 바쁘고 힘들게 살았던고? 문득 오래 전 교단에서의 일이 생각난다. 도가사상 수업을 마치면서 장자의 ‘빈 배가 되라’는 이야기[虛船觸舟]로 끝을 맺었다. 평소 밥을 많이 먹는 명랑한 여학생, 꽃분이(내가 부르는 애명이다)는 수업 중에 잠들어 있었다. 깨워서 물었다. “ 꽃분아, 꽃분아, 점심시간 다 되었다. 일라거라. 장자는 ‘빈 배가 되라’했는데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나?”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베시시 웃으며 작은 목소리로 꽃분이는 답했다. “.. 2021. 1.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