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마라톤은 기도였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3:22 Posted by 문촌수기

저의 마라톤은 기도였습니다.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신변잡기,일상다반사
10/26/2005 04:13 pm

 

[2005춘천마라톤대회 완주 후기]
제 나이 50전에 꼭 마라톤풀코스 완주가 꿈이었는데, 너무 일찍(?) 이루어서 정말 기쁩니다.
5시간이내 완주 목표를 세우고 그 고통스럽고 긴 시간동안 뭐하지? 생각해보았습니다.
MP3를 들으며 달릴까도 생각했습니다. 물을 뒤집어서야 할지 몰라 그 생각을 거두고, 대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자. 나의 마라톤은 기도이다"라며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정말 눈부시게 '티없이 아름다운' 마라톤 코스였습니다. 춘천 의암호와 가을 산야의 그 후덕함에 반했습니다. 2만 1천명이 내달리는 그 분위기에 취해 금방 5킬로를 지났습니다. 이제 기도하였습니다.
어머니와 나의 가족, 나의 형제자매와 가족, 친척들, 친구들 하나하나 얼굴을 떠올리며 이름을 기억해내며 그들의 무병장수 건강을 빌었습니다. 아픈 사람들 다 낫게 하시고, 아픈 사람 없게 하시고...그리고 우리반 아이들, 수업들어가는 우리 학생들, 코코봉사 39명의 아이들 ...
그리고 우리 100여명의 선생님들. 서실의 선생님과 어르신들, 아이들, 소래회 선배후배님들, 캐나다 미국 함께 다녀온 우리 선생님들.....제가 알고 있고 기억해낼 수 있는 모든 사람들 사람들........

"먼저 세상을 떠나신아버지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나이다. 아버지 저를 지켜 보살펴주소서. 어머니, 어머니는 저의 희망이십니다. 아버지께 다 못한 효를 다하고자 하나 늘 다하지 못하고 세월만 보내고 있습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어쩜 지금 이시간도 어머니께 달려가 어머니와 함께있어야 하는데 저는 지금 낯선 곳에서 달리고 있습니다. 아마 어머니가 아시면 섭섭하시기보다 크게 나무라실까바 말도 못하고 달리고 있습니다. 어머니께 못한 불효를 속죄합니다. 나의 형제 자매 그리고 조카들 나의 친척들 한분 한분을 보살펴 주소서.
서실의 어르신들, 제 아버지같고 어머니같으신 분들 오래오래 사시길 기도드립니다. 저는 당신을 보는 것만으로 제 부모를 뵙는듯 의지되고 그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그리고 원장선생님 제가 알고 있는 여러 선생님 그리고 그 가족과 부모님들 건강하소서. 이범인 선생님의 부친께서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하셨다니 많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버지를 먼저 세상 보낸 그 불효를 제가 알고 있는 다른 이들에게는 옮기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 성교장선생님, 먼저 아우를 세상을 떠나보내신 그 마음 이만 저만 아프지 않으시리라 생각듭니다. 그 고통을 뭘로 위로해야할지 몰라 그냥 고개 숙여 인사만 하고 돌아섰지만 이렇게 기도드리며 선생님을 위로하고자 합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저희를 위해 말씀하셨습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라고....' 형제를 먼저 떠나보낸 한은 제 살의 반을 떼어 내는 고통일꺼라 짐작이 듭니다. 고인의 영혼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두분의 교감선생님, 1학년 성동훈 부장(금연성공하시길..),1반은 나지, 2반 오미영, 3반 오옥선, 4반 정금자, 5반 김병욱(교통사고 후유증없기를...), 6반 김수빈, 7반 정동섭..........다음 2학년 윤인수부장, 1반 정동욱, 2반, 3반...모두 한분 한분 그 이름을 차례대로 다 외울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한분도 빠트리지 않으려고 손가락으로 집어가며 기억해내였습니다. 바쁠것 없으니깐요. 그렇게 3학년부, 본교무실 교무부, 연구부, 특활부, 과학부, 정보부, 체육부, 협장부, 학생부, 인문사회부, 진로상담부 아, 정현주선생님, 김주영선생님 예쁘고 건강한 아이들 출산도 빌고, 박현순 어깨아프다던데 괜찮아야지, 정재영, 정양숙선생님도 건강해야지.얼마전 암수술하시고 돌아오신다는 이은봉 선생님의 완쾌를 바랍니다. 담배피우는 남성 동지들 금연하시고, 행정실, 발간실, 권기사 머리도 그만 빠지고, 숙직 할아버지-정말 감사드리며, 잘 모르지만 매점식구, 급식실 식구 등등. 한분한분 얼굴과 이름을 기억해내며 그렇게 달리길 10킬로 1시간, 20킬로 2시간, 30킬로 3시간. 정말 그침없이 잘달렸습니다.
그림자 같이 교무부장님과 함께 달렸습니다. 30킬로지점에서 찰떡파이 2개먹고, 게토레이 마시고 잠시 마사지, 스트레칭한 다음 다시 달렸습니다. 그러나 그만 32킬로 지점에서 오른쪽 허벅지에 쥐가 났습니다. 드러 누웠습니다. 달리는 걸음을 멈추시고 부장님께서 다리를 만져주시며 못된 쥐를 쫓아주셨습니다. 그렇게 10여 분이 지났습니다.
이제부턴 무거운 다리를 질질끌고 무거운 두팔을 깍지끼고 머리위에 올려놓고 굳어가는 어깨를 풀기위해 양팔을 빙빙 돌려가며 뛰어보기도 했습니다. 온가슴의 갈비뼈 마디마디가 다 아팠습니다.
'이래다 죽을라나???? 죽지말고 살아오라했는데......'그래도 심장은 괜찮은 듯 했습니다.
그냥 근육통이죠. 누군가 35킬로쯤에서는 마라톤의 몰아경을 느낀다는데, 제겐 고통뿐이었습니다. 그래도 멈추면 안된다며 서로를 격려하며 달렸습니다.
바로 앞에 의족인지 인공관절인지 다리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며 달리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의 숭고한 도전에 머리숙여졌습니다. 어쩌다 다리를 다치셨는지, 무슨 사연으로 마라톤을 하시는지 들어서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어 여쭈고 싶었지만 실례될 것 같아 여쭈지 않았습니다. 그분을 추월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추월할 힘도 없었습니다. 샤워 터널을 지나면서는 [말아톤]의 초원이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드디어 운동장에 들어섰습니다. 아! 그래도 아직 운동장 한바퀴를 더 돌아야 합니다. 정말 긴 거리입니다. 그러나 욕심이 났습니다. "40분안에는 들어갑시다"며 말씀드리고 부장님과 함께 마지막 죽을 힘을 다해, 고개를 뒤로 제끼고 아픈 다리야 따라오든 말든 똑같이 골인하였습니다.
4시간 39분 27초.
저 앞에 부장님 사모님과 사랑하는 저의 안사람이 박수를 치며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걱정을 많이하며 애타게 기다려준 아내(아내 손에 들린 휴대폰으로 20킬로-30킬로 통과 시간이 문자메세지로 전해지고 있었습니다.)를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보다 먼저 고통을 달래며 함께 달려주신 부장님께 먼저 안겼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여러분 건강하십시오.
3-3-3 '하루 3회 식후3분내에 3분동안 양치질하자'가 아니라,
적어도 주 3회, 30분이상, 3개월을 꾸준히해야 운동의 효과를 얻는답니다. 가능하다면 4-4-4.
우리 남성 동지여러분들 담배는 끊고 술은 줄이고 걷고 달립시다.
이번 일요일 아침 호수공원에 나가 달려보세요. 단풍핀 호수를 보세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 아름다운 일요일에 지리산을 12시간이나 종주하고 함께 고통을 감내하며 돌아온 김하주,조정민,박영미,조미향,김정희,오옥선선생님, 우리 6명의 낭자 선생님께도 박수를 보냅니다.
정말 우리 건강합시다. 그래서 같이 오래오래 재미나게 살아봅시다.

[추기]저는 또 달릴 껍니다. 아마 교무부장님께서도 그러실껍니다. 아름다운 길이 있다면.



기록 : 10킬로-58분52초 /20킬로-1시간57분44초 /30킬로-3시간2분30초 /42.195킬로최종기록-4시간39분27초


38-39킬로 지점 춘천교를 지나며




[골인 직전 마지막 혼신을 다해.......40분안에는 들어가야한다.]


[드디어 골인! 저길 보세요.]


[오늘은 우리가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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