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사1 가는 중입니다. 선암사에서 조계산을 넘어 송광사를 찾아가는 길입니다. 조계산 정상을 오르는 길에 있는 비로암에 들렀습니다. 벼랑에 앉은 작고 초라한 오두막집, 비로암에는 그렇게 닮은 선승이 계셨습니다. 아니 온 듯 다녀 가려고 조용히 들렀는데 귀 밝은 선승이 문을 열고 나오시며 반갑게 맞이하셔서 잠시 말동무가 되었습니다. 마루에 걸터 앉아 땀을 닦고 배낭 속의 방울토마토를 꺼내서 같이 들자며 권했습니다. 먹을 때가 아니라며 사양하셨습니다. 그래도 한 번 더 권하니 이번엔 계율이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여쭸습니다. "혼자 계신데 무슨 계율입니까? 누가 뭐랍니까?" "그래도 지킬 것은 지켜야죠." 그냥 소박한 모습대로 쉽게 사시는 줄 알았더니 칼을 지닌 선승이셨군요. 또 여쭙니다. "왜 이렇게 높은 산 중에 올라 오셔서 사십.. 2013. 1.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