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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산책 그림이야기

성북동 인문학 산책

by 문촌수기 2018. 11. 14.

우리 학교 학부모님들과 성북동 인문학 산책을 다녀왔다.

<산책길 약도>

다녀 온 길,
ᆞ나폴레옹 제과점 2층 카페
          또는 근처 커피숍
ᆞ위안부 소녀상 (한성대 입구역)
ᆞ방우산장 조형물ㅡ조지훈의 '낙화'
ᆞ최순우 옛집ㅡ<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어..>
    -김홍도의 오수당과 낮잠 단상
ᆞ성북동 성당 - 카타곰바, 스테인글라스
ᆞ길상사ㅡ법정스님과 길상화    
    - <무소유>, <어린왕자>
    - 백석과 자야, '나와 나타샤...'
ᆞ달동네와 부자동네
ᆞ가톨릭 순교복자 선교회ㅡ피정의 집
ᆞ수연산방 차한잔
   - 한국의 모파상, 상허 이태준
ᆞ점심식당 ㅡ 이향
ᆞ심우장ㅡ만해 한용운과 김동삼
ᆞ북정마을ㅡ달동네
ᆞ김광섭의 '성북동 비둘기'

학생인솔 인문학산책 게시판

한성대 입구역 나폴레옹 제과점에서 어머님들을  만났다. 길 건너 <한중 위안부 소녀상>앞에서 소녀상에 추모하고 의미를 새겼다. 길을 따라 걷는다. 조지훈 시인의 <방우산장>에서 그의 시 '낙화'를 같이 낭송하며 소를 풀어 놓다는 방우(放牛)
의 의미를 새겼다. 그리고 횡단보도 건너 <최순우 옛집>에 들러 오수당(午睡堂) 뒤뜰 마루에 앉아 달콤한 낮잠 이야기를 나누고 뜰이 있는 한옥집의 정취를 느꼈다.

방우산장
방우산장, 낙화
최순우 옛집 뒤뜰

다시 되돌아 나와 조지훈 시인의 집터 앞을 지나고 <성북동 성당> 쪽으로 길을 오른다. 예쁜 빵집과 꽃가게를 지나간다.

성북동 성당

로마제국의 박해기에 크리스토교인들의 피난처이며 초기교회인 '카타콤바'를 닮은 성북동 성당, 전깃줄이 없다면 전경이 참 예쁠텐데..

오르막 길 좌우로 소위 회장님 댁 같은 저택들이 있고, 낯선 국기가 걸린 대사관저들도 많다.
드디어 <길상사>에 도착했다.

길상사의 가을
법정스님의 수필 무소유에서, 어린왕자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읽다.
법정스님과 어린왕자의 만남 상상도, 그냥근영 그림

마리아상을 닮았다는 관세음보살상 앞에서 종교의 일체화를 위해 애쓰신 법정스님의 뜻을 새기고 법정스님의 영정을 모셔둔 진영각을 찾아 수필 《무소유》를 읽었다.

성모 마리아를 닮은 관세음보살상, 그냥근영그림

그리고 길상사 시주보살인 김영한 길상화 보살님의 사당을 찾아 백석 시인과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를 읊었다.

길상사 시주보살, 김영한 여사

길상사를 나와 길을 잠시 내려온다.
작은 슈퍼 가게  옆으로 난 골목길을 오르면서 복자 피정의 집과 덕수교회를 찾아간다. 이태준의 <수연산방> 앞에 있는 작은 식당 이향을 찾아 점심밥을 먹었다.
단호박 약선밥에 정성어린 나물반찬이 신선이 먹는 보양음식이 되었다.

기운을 더하여 다시 길을 오른다.
만해 한용운의 심우장 아래에 국화정원이라는 간판을 내건 한옥의 한식당이 보였다.
언뜻 보았을 때, '국(菊)정원'으로 피씩 웃음이 나왔다. 가볍게 지갑을 열 수 있는 식당은 아니었다. '내가 '국정원'에 들어갈 일 뭐 있다고?' 하하 웃으며 지나친다.

길 왼편 넓은 터에 한용운 만해 스님이 앉아 계신다. 그 옆자리에 앉아 잠시 대화를 나누듯 기념 촬영도 하고 <심우장>을 찾았다.
심우(尋牛)? 방우산장에서 놓아버린 소를 이번에는 소를 찾는다.
심우장 뜨락에서 일제시대, 조선의 유일한 땅 심우장의 의미를 새기고, 독립운동가 김동삼의 장례식과 조지훈의 시 '승무'를 꿰어 이야기 나누었다.

심우장
만해의 심우장에서 김동상과 승무, 그냥근영그림

심우장은 북정마을 안에 있다.
북정마을 골목은 두사람이 나란히 걷기에 비좁다. 어느 집 담위에 부추꽃이 피었다. 흔해빠진 채소지만, 그 꽃은 '게으런 농부만이 볼 수 있다'는 귀한 것이다.
북정마을 위에 시인 김광섭의 시, '성북동 비둘기'가 새겨진 <성북동 비둘기 쉼터>가 있다. 온기가 남은 돌에 부리를 닦고있는 비둘기와 같이 잠시 둘러앉아, 소리내어 시를 읽고 오늘의 인문학 산책의 의미를 반추해보았다.

부추꽃
북정마을 비둘기 쉼터

<시인 김광섭과 화가 김환기>
김광섭의 ‘가짜 부고’가 낳은 名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ㅡ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팀장. 살롱 드 경성.
ㅡ 2021.05.15 03:00 | 조선일보 에서

대표작 중 하나인 점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1970). 미국에서 시인 김광섭의 ‘가짜 부고'를 듣고 애도하며 캔버스 가득 푸른 점을 채워 만들었다.

김환기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싯구를 남긴 시인이다. 김광섭(1905~1977년)을 존경하고 따랐다. 문학을 좋아하고 서정성이 넘쳤기에 시인들과 잘 어울렸다. 1966년 뉴욕에 있던 김환기에게 김광섭 시인의 부고가 잘못 전해졌고, 김환기는 애통한 마음으로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냐랴’<사진>를 그렸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을 김광섭에게 헌정하듯 화폭에 푸른 점을 찍어 나갔다.
둘은 공교롭게도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

시는 그림이되고 노래가 되었다. 유심초 노래
https://youtu.be/pxWa1djr3yQ


<북정마을>

북정마을 중심지인 마을버스정류장에서 오늘의 산책을 마무리 지었다.
북정마을을 올라 백악산을 넘어가면 북촌이 나오고, 백악마루 너머에는 창의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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