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동 성당

길 위의 인문학-문사철 인문학 여행 2018. 11. 25. 18:57 Posted by 문촌수기
'한국의 바티칸'이라 별명하는 성북동 나들이. 길상사와 짝을 지어 성북동 성당을 찾는 의미는 크다. 성북동 성당은 좀 특별하다. 성전이 지하에 있다.
초기교회 카타콤바를 연상시킨다.
그래서인지 더욱 차분하고 경건하다.
유리 성화도 특별하다.
전통적인 스테인글라스 성화기법이 아니고, 우리의 민화풍으로 우리의 조상들을 그렸다. 얼핏보기에 불경이야기를 그린 듯 하기도 하다.
성모상도 조선의 어머니인 듯.

카타쿰바(Catacumba)는 고대 로마인들의 지하 공동묘지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말로 직역하면 ‘웅덩이 옆’이라는 뜻이다. 로마인들은 지하 공동묘지가 로마 성문 밖 언덕과 언덕 사이에 조성했기에 카타쿰바라 불렀다. 로마인들은 카타쿰바를 ‘네크로폴리스’(νεκροs πολιs-죽은 이들의 도시)라 은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이 박해를 피해 이 죽은 이들의 도시에 숨어들어와 부활 신앙을 고백하고 기도하며 미사를 봉헌했다. 최초의 교회 공동체가 이 카타쿰바에서 형성된 것이다.
  교회가 세워지면서 죽은 이들의 도시는 더는 어둠의 공간이 아니었다. 부활을 기다리는 희망의 안식처로 바뀌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더는 네크로폴리스라 하지 않고 ‘치메테리움’(cymeterium-기다리는 곳, 안식처)이라 불렀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치메테리움 곧 카타쿰바 내부를 구원과 부활을 상징하는 그림으로 장식하고 이곳이 단순히 박해의 피난처가 아니라 산 이와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 공간임을 고백했다.
  서울 성북동성당은 마치 카타쿰바를 연상시킨다. 북악산 동편 자락에 터 잡은 성북동은 예부터 아름다운 바위 언덕들과 맑은 시내로 산자수명(山紫水明)한 마을이었다. 성북동성당은 이 마을 중턱 움푹 들어간 양지바른 곳에 자리하고 있다.
  성전 역시 역설적이다. 지하에 있다. 어둡지만 편안하다. 제대를 중심으로 양 측면 각 4개의 창에 색유리화가 장식돼 있다. ‘예수 성탄’, ‘성모 승천‘,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 ‘한국 순교자’, ‘부활하신 그리스도’, ‘생명나무인 십자가’, ‘최후의 만찬’, ‘성 김대건 신부’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다. 모두 ‘구원’과 ‘부활’을 이야기한다. 성체를 중심으로 구원과 부활을 상징하는 색유리화가 장식된 지하 공간. 이 공간을 가득 채우는 하느님 찬미의 기도 소리가 더없는 희망과 안식을 준다. 그래서 성북동성당은 카타쿰바, 치메테리움을 참 많이 닮았다.
ㅡ 가톨릭 평화신문에서 발췌

오른쪽부터>+‘예수 성탄’, ‘성모 승천‘,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 ‘한국 순교자’

왼쪽부터>+‘부활하신 그리스도’, ‘생명나무인 십자가’, ‘최후의 만찬’, ‘성 김대건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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