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입니다.

마음을 찾아서 2013. 1. 1. 22:42 Posted by 문촌수기

선암사에서 조계산을 넘어 송광사를 찾아가는 길입니다.
조계산 정상을 오르는 길에 있는 비로암에 들렀습니다.
벼랑에 작고 초라한오두막집 비로암에는 그렇게 닮은 선승이 계셨습니다.
'아니 온 듯' 가려고 조용히 들렀는데 귀 밝은 선승이 문을 열고 나오시며 반갑게 맞이하여 말동무가 되었습니다.마루에 걸터 앉아 잠시 땀을 닦고 배낭 속의 방울토마토를 꺼내 권했습니다.
먹을 때가 아니라며사양하셨습니다. 그래도 한 번 더 권하니 이번엔 계율이라 하셨습니다.
그래서 말 했습니다.

"혼자 계신데 무슨 계율입니까? 누가 뭐랍니까?"

"그래도 지킬 것은 지켜야죠."

그냥 소박하신 그 모습대로 되는 대로 쉽게 사시는 줄 알았더니 칼을 지닌 선승이셨습니다.
또 여쭙니다.

"왜 이렇게높은 산 중에 올라오셔서 사십니까?"

"뭐 그야 모르죠."

저 산아래 대각암의 청각스님께서도'모른다'는 말씀을 잘하시더니이곳의 풍이 그런가 싶네요.그러시면서 도로 제게 묻습니다.

"선생님은 여기 왜 왔습니까?"

"예, 저는 이 산너머 송광사로 가는 길입니다."

"그래요. 저도 가는 길입니다."

스님의 마지막 말씀은 그야말로 우문현답이셨습니다.
어딘지는 모르지만 스님도 나도 '가는 길' 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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