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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62

꽃그림자에게 묻는다. 'treemoon' 필명을 쓰는 선생님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Cafe 꽃그림자' 이름 뿐 아니라, 아름다운 캘리글씨와 그림큐브를. 늘 그 향기와 그늘에 감사하고 위안이 된다. 뒷동산 산책길에 미안하지만 노란 금국을 몇송이 데려와 수반에 꽂고 어울리게 하였다. 그저깨로 지나간 일력이지만 또한 음미하며 같이 짝을 이루었다. 마침내 꽃에게 묻는다. "봄볕 아장아장 어디로 돌아가는가? 새삼 꽃 앞에서 술잔 잡아 들었네. 종일토록 꽃에게 물어도 꽃은 말이 없는데 누굴 위하여 시들고 누굴 위하여 피는가?" ㅡ 임운, 2019. 5. 26.
도스 시대 행복 추억ㅡ그래, 이런 때가 있었지. 30여년 교직의 삶을 마무리하며 천천히 책꽂이부터 정리한다. 이제 그만, 선생님으로 삶이 아니라 그냥 좀 살아보자. 버릴 책, 나눌 책, 가질 책을 가른다. 참 실없이 많이 가졌다. 아직도 무겁다. 계속 덜어 가야겠다. 비워 가야겠다. 그중, 잡지 한권. 월간 93년 6월 창간호가 눈에 띠어 손에 잡혔다. '그래 이런 시대가 있었지.' 책장을 넘기다, 우리 아기의 생애 첫 연필들기 필기흔적을 찾았다. '이 때면 두살이었구나.' 아빠 무릎 위에 앉아서 색연필을 잡고 아빠 보는 잡지 책 위에 자기를 표현한 흔적이다. 아기는 최선을 다했겠지. 아빠가 한장을 넘겨 읽으니 아기는 또 그리고, 또 그리고. 그렇게 좋아라하며 아빠랑 눈마주치고 웃었겠다. '아, 행복한 때 였구나.' 여기에 어린 아기가 나랑 함께 있다. 2019.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