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바 물병나무1 채식주의자를 닮은 나무 아내가 가보고 싶어한 국립세종수목원을 어제 찾았다. 거기서 난 채식주의자 영혜가 되고 싶어했던 나무를 발견했다. 머리와 팔로 땅 속에 뿌리내리고, 하늘과 태양을 향해 두 다리를 쩍벌려서 자라고 있는 나무였다. 그러나 거식증에 걸려 바짝 마른 영혜의 몸뚱아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아내에게 아무 말은 못했다. 아니, 안했다. 분명 그 상황을 불쾌하다고 했을꺼고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봤을 것이다. 집에 돌아와 책꽂이 꽂혀 있을 한강의 책을 찾았다. 책꽂이를 정리하며 많이 비우고 버렸지만 이 책은 버리지 않았는데, 분명 버리지 않았는데, "없다." 아내가 버렸나? 의심이 가기 시작한다. 오래전 한강의 이 책을 읽고, 불쾌하다며 혐오스러워 한 적 있다. 게다가 나무가 되려는 영혜를 상상하며 그렸던 내 그림도 보기 .. 2024. 11. 1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