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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

BAC, 지휘자 홍석원과 브루크너

by 문촌수기 2024. 2. 29.

오늘의 연주는 나에게 봄이 오는 소식이었다. 특히 모짜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은 겨울을 견딘 이에게 전하는 따뜻한 위로와 사랑이 되었다.
또한 오늘의 지휘자 홍석원은 지난 달에 나에게 온 LP판, 임윤찬의 피아노 황제협주곡을 지휘하였기에 더욱 반가왔다.

홍석원과 임윤찬

2024.2.28. 수 7:30pm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지휘 홍석원 / 클라리넷 김상윤
연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2024 부천필의 '지휘자와 작곡가' 시리즈. ~ 10명의 지휘자가 조명하는 위대한 작곡가들!

지휘자 홍석원은 탄생 200주년 기념을 맞은 브루크너를 선택했다. 그가 지휘할 작품은 교향곡 제6번. 우리가 브루크너에게서 기대하는 무게감을 기분 좋게 배반하는 이 곡은 맑고 상쾌하며 상상력이 풍부한 표현으로 가득하다. 브루크너의 가장 유명한 작품도, 연주회에서 자주 연주되는 곡도 아니지만 그렇기에 가치가 있다. 오페라, 발레, 현대음악을 폭넓게 오가는 젊은 명장이 마음을 기울인 이유다.
김상윤이 협연하는 콘체르토 또한 모차르트의 밝고 경쾌한 클라리넷 협주곡으로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기에 탁월하다.

지휘자 홍석원과 클라리넷연주자 김상윤
지휘자 홍석원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Program
■ 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클라리넷. 김상윤
W.A Mozart, Clarinet Concerto
A Major
K.622
I. Allegro
II. Adagio
IIl. Rondo:Allegro

김상윤의 커튼콜 장면, 부천아트센터 콘서트홀

다른 연주자의 연주듣기
https://youtu.be/kyof-X_ZmqA?si=DqmH53bXW9cJ03uE

Intermission
■ 브루크너 교향곡 제6번
특별히 더블베이스의 저음이 가슴에 크게 울리며 감동을 주었다.
<다른 연주듣기>
https://youtu.be/OflReU5RlZM?si=2-tnj-R3XrKjEHQ0

A. Bruckner, Symphony No.6
A Major WAB 106


I. Maestoso
Il. Adagio:Sehr feierlich
IIl. Scherzo:Ruhig bewegt
IV. Finale:Bewegt, doch nicht zu schnell


커튼콜

<프로그램 해설>

■ 모차르트, 클라리넷협주곡
W.A.Mozart,
Clarinet Concerto A Major K.622

모차르트의 클라리넷 협주곡은 그가 35세 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작곡한 마지막 순수 기악곡이다. 이 작품은 1791년 모차르트의 친구이자 동료 프리메이슨인 클라리넷 연주자 안톤 스타들러를 위해 작곡되었다.기록에 따르면 모차르트는 원래 이 협주곡을 저음역대가 넓어진 바셋 클라리넷용으로 작곡하였으나, 작곡가 사후에 이 작품이 출판될 때는 표준 클라리넷연주가 가능하도록 재편곡되어, 더는 원래의 형태로 남아 있지 않다. 이 협주곡은 전통적인 3악장 형식을 따르고 있다.

I.Allegro
첫 악장은 클라리넷의 다채로운 음색을 보여준다. 맑고 고운 고음부터 따뜻한 중음, 가슴을 울리는 깊은 저음까지, 클라리넷의 모든 음역이 돋보인다. 솔로 클라리넷의 우아한 선율이 앞으로 펼쳐질 협주곡의 분위기를 이끌며 듣는 이로 하여금 기대와 기쁨을 불러일으킨다. 모차르트 특유의 우아함과 균형감각이 잘 반영된 이 악장은 클라리넷의 서정적 레가토, 경쾌한 아르페지오, 넓은 음역 사이의 도약 등을 통해 이 악기가 지닌 기교와 음색의 조화를 보여준다. 풍부한 음악적 이야기의 개막을 알리는 셈이다.

II.Adagio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주제곡으로 알려진 아다지오는 부드러우면서도 사색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오케스트라의 고요한 울림 위에 클라리넷 선율이 얹히듯 흘러나오며, 조용히 기도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모차르트가 그려내는 우울하면서도 고요한 아름다움이다. 오케스트라와 어우러지는 클라리넷의 담담한 멜로디는 내면의 평화와 성찰로 이끈다.

III.Rondo
마지막 악장은 반복적으로 귀환하는 주제 멜로디와 대조를 이루는 에피소드들이 번갈아 출현한다. 활기 넘치고 유쾌한 론도 형식 위에서 클라리넷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춤추듯 유쾌한 생동감을 선사한다. 모차르트가 클라리넷이라는 악기를 사랑한 이유가 가장 잘 드러나는 악장이다. 이 악장은 진행되는 내내 빠르고 정교한 아티큘레이션, 급격하고 넓은 음역의 도약, 다이내믹의 대조와 음색의 변화 등 다채로운 음악적 기교로 지루할 틈이 없다.

■ 브루크너, 교향곡 제6번
A. Bruckner, Symphony No.6
A Major WAB 106
안톤 브루크너는 낭만주의 시대의 중추적인 인물로, 그의 교향곡 작품은 그 시대의 웅장함과 정신적 깊이를 잘 보여준다. 독실하고 부지런한 작곡가였던 브루크너는 이전 교향곡의 비참한 초연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에 굴하지 않고 새로운 교향곡을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오늘 연주되는 교향곡 제6번이 그 주인공이다.
이 작품은 1879년에서 1881년 사이에 작곡되었으며 1883년에 초연되었다. 이 곡의 초연마저도 순탄치는 않았다. 교향곡 제6번은 온전한 교향곡 전체가 아니라 빌헬름 얀과 빈 필하모닉에 의하여 중간 두악장만이 연주되었는데, 이 마저도 당시 브루크너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비평가 에두아르트 한슬리크가 무자비하고도 비판적인 평을 한 까닭에 작곡가 살아생전에 단 한 번도 완전한 네 악장의 곡을 들어본 적이 없다. 네 악장 전체가 연주된 것은 브루크너 사후 구스타프 말러에 의해 대폭 수정된 버전으로 1899년에 연주된 것이 처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루크너, 작곡가 본인은 이 교향곡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가장 대담한 교향곡”
“Die Sechste ist die keckste"
“The sixth is the sauciest/boldest"

이 교향곡은 브루크너의 다른 교향곡에 비해 짧고, 기념비적이지도 않으며 많이 연주되는 작품도 아니다. 하지만 브루크너가 작곡한 총 열한 개의 교향곡 중 그가 무척 아끼던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한 까닭에서인지 완성된 이후에도 여러 차례 수정을 거치며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는 다른 브루크너의 작품들과는 달리 교향곡 6번은 작곡가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원형 그대로 남아 있어 브루크너의 확고한 신념과 그의 예술적 자신감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고 있다.

(* 브루크너 교향곡 제3번 초연 당시 대다수의 청중은 중도 퇴장해 버렸으며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던 청중은 매우 극소수에 불과하였다.)

I.Maestoso
첫 번째 악장은 브루크너 특유의 오프닝을 책임지는 트레몰로 패턴을 대신하여 브루크너 리듬을 사용한 바이올린으로 시작된다. 이 오프닝에서 소개되는 셋잇단음표 리듬은 전체 교향곡에서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 섹션 중 하나이지만 듣기에는 그리 어렵게 들리지 않는다. 이때 소개되는 브루크너 리듬은 전체악장에 영향을 미치며, 곡은 정교한 반음계 진행과 함께 촘촘하게 구조화되어펼쳐진다. 풍부한 금관 악기의 음향은 다가올 음악적 여정을 예고하며 듣는 이를 긴장감에 빠뜨린다.

II. Adagio:Sehr feierlich
두 번째 악장인 아다지오는 고요하고 명상적이다. 이 악장이 고전 소나타 형식을 사용하는 것은 브루크너에게는 드문 일이지만, 그 서정적인 강렬함은 그렇지않다. 브루크너는 이 악장에서 평온함, 사색, 신비주의의 순간을 보여준다. 특히 클라이맥스에 등장하는 풍부한 오케스트라 폴리포니는 저마다의 뚜렷한 멜로디 라인을 뽐내는데 그들이 선사하는 복잡한 음향적 풍경은 단연 독보적이다.

III.Scherzo: Ruhig bewegt
일반적으로 떠올리게 되는 쉽고 가벼운 느낌의 스케르초와는 다르게 브루크너에게는 절제된 생동감과 유머가 있다. 브람스를 연상시키는 지속 저음으로 시작되는 이 악장은 제법 진지하고 묵직하다.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트리오는 스케르초 요소와 오스트리아의 전통 춤곡의 요소를 병치한 구조적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IV.Finale:Bewegt, doch nicht zu schnell
여유로운 속도가 특징인 피날레는 세 가지 테마로 전개된다. 브루크너는 1악장에 나왔던 바그너 리듬과 반음계적 진행을 다시금 꺼내와 통일감 있게 교향곡을 마무리한다. 이렇게 교향곡 전체를 관통하는 브루크너의 구조적, 화성적, 리듬적 특징은 특히 피날레 악장에서 도드라지며 그의 세심한 장인 정신과 응집력 있는 음악적 내러티브를 엿볼 수 있다.
ㅡㅡㅡ
프로필
지휘. 홍석원
Seokwon Hong,Conductor
2021년 4월부터 제13대 광주시립교향악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지휘자 홍석원은 유럽, 아시아 전역에서 오페라, 발레, 교향곡 그리고 현대클래식을 활발하게 지휘하고 있다.
Hwang Piljoo
서울대학교 작곡과 지휘전공 학사,베를린 국립음대 지휘과 디플롬과정과 최고연주자과정을 졸업한 그는 독일음악협회의 [미래의 마에스트로]에 선발되었고, 카라얀 탄생 100주년 기념 지휘 콩쿠르에서 3위에 입상하였으며 베를린 도이치심포니오케스트라,베를린 콘
체르트하우스오케스트라, 슈투트가르트 남독일방송교향악단, 본 베토벤 오케스트라 등과 성공적인 연주를 가졌다. 또한 오페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어 독일 라이프치히 오페레타 콩쿠르에서 청중상을 받았고, 스위스 베른 오페라극장, 독일 마인츠 국립극장 등 여러 국가에 데뷔하여 호평을 받고,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티롤주립극장의수석 카펠마이스터로 선임이 되었다. 오스트리아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이자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요한 슈트라우스의 오페레타 <박쥐>를 성공적으로 지휘하면서 20회 공연이 매진되는 성공과 함께, 평론가와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티롤 주 대표지인 티롤러타게스차이통(Tiroler Tageszeitung)은 "환상적인 음악! 지휘자 홍석원은 모든 관객들을 춤추게 하였다" 라고 평하였고, 유럽 오페라 전문 잡지 메르케어(Merker)는 "지휘자 홍석원은 오케스트라로 하여금 가장 이상적인 슈트라우스 소리에 도달하도록 했다"라고 극찬하였다.
그는 한국 오페라 무대에서도 평창올림픽 기념 오페라 <동백꽃 아가씨 La Traviata>, 국립오페라단의 <마농> 등굵직한 오페라 프로덕션을 지휘하며 호평을 받았다. 또한 국내 최고의 오케스트라인 서울시립교향악단,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KBS교향악단,부산시립교향악단,성남시립교향악단,강남필하모닉오케스트라,대전시립교향악단 등 수많은 오케스트라를 지휘했다. 특히 2021년, 2022년 교향악 축제에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등 성공적인 연주를 관객들에게 선보이며 클래식 애호가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 클라리넷. 김상윤
Sangyoon Kim,
Clarinet
클라리네티스트 김상윤은 2015년 프라하의 봄 국제 콩쿠르 우승자로 일찍이 UNISA 국제 콩쿠르 우승, 자크 랑슬로 국제 클라리넷 콩쿠르 우승, 겐트 국제 클라리넷 콩쿠르 입상 등 다수의 국제 콩쿠르를 석권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두 차례나 미국 그래미 어워드를 수상한 미국 세인트 폴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수석으로 활동 중이며, 2022년부터 미네소타 대학교 조교수로 임용되어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사카리 오라모 지휘로 런던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했고 이외에도 브뤼셀 필하모닉, 도이치 캄머 오케스터 베를린, 성남시향, 울산시향,광주시향, 프라임필 등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였으며, 2022년 원주시향과의 교향악축제에 참여하며활발한 솔로이스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2020년부터 미국을 대표하는 최정상 실내악 축제인 말보로 음악축제에 초청되어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 라비니아 음악축제, 맨체스터 실내악 음악축제, 스타방거 국제 실내악 축제 등에서 초청공연을 한 바 있다. 마틴 프로스트, 장 이브 티보데, 로버트 레빈, 에벤느 콰르텟, 캘리도어 스트링 콰르텟과 같은 정상급 아티스트들과 호흡을 맞췄다. 활발한 솔리스트 활동 이외에도 다양한 오케스트라 경험을 쌓은그는, 미국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 런던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유수의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에서 프란츠 벨저 꾀스트, 얍 판 츠베덴, 크리스토프 에셴바흐와 블라디미르 유로브스키의 지휘 아래 객원 수석으로 활약했다. 현재 부페 크람퐁, 실버스틴, 반도렌 아티스트이며 클럽 M 멤버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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