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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스타 데이지

by 문촌수기 2025. 6. 9.

들국화를 좋아한다.
가을들판, 방사형의 하얀색 꽃잎과 가운데에 노란색 꽃술을 가진 구절초를 특별히 좋아한다. 그런데 그 구절초가 화성의 남양성모성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성지를 찾은 많은 사람들이 예쁘다며, 사진을 찍는다. 그런데 그게 구절초가 아니라, '샤스타데이지'란다.
구절초랑 많이 닮아서, '여름 구절초'라고도 한다.

샤스타데이지(Shasta daisy)의 '샤스타'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산(山)이름이다. 미국 인디언 말로 흰색을 뜻한다.
데이지(daisy)의 어원은 고대 영어의 daegers eage다. 오늘날에는 데이지(daisy)로 되어 '태양의 눈(Sun's Eye)'또는 'Day's Eye'이라는 뜻이다.
Day는 하루(날)이기도 하고, 햇빛이 있는 동안의 기간(낮)을 의미하기도 한다. 데이지는 태양 광선이 비추는 낮이면 꽃이 피고 흐린날이나 밤에는 피지 않기 때문이란다.

샤스타 산

https://maps.app.goo.gl/s73W4x4Fj4j7YYNg6

샤스타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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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스타데이지는 초여름, 그러니까 5~7월 피는 꽃이다. 키가 50∼60㎝ 정도로 비교적 크고 잎은 마주나는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 바깥쪽은 흰색, 가운데 부분은 노란 것이 계란프라이를 닮아 ‘계란꽃’ ‘계란프라이꽃’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이렇게 방사형의 꽃잎들은 희고 가운데 꽃술들은 노란, 계란프라이형 꽃들은 구절초도 그렇고, 마거리트도 그렇고, 작지만 개망초도 그렇다.

샤스타데이지

마거리트, 샤스타데이지, 구절초의 구분

그렇다면,
마거리트와 샤스타데이지와 구절초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먼저 계절에 따라 주인공이 달라진다. 봄에는 마거리트, 여름에는 샤스타데이지, 가을에는 구절초가 그 주인공이다.

마가리트은 샤스타데이지보다 빠르게 4월부터 피기 시작한다. 키가 30cm 이내로 작은 편이다. 도심 화단이나 화분에 심기에 안성맞춤이다. 잎은 어긋나는데 쑥갓 모양으로 갈라져 있다.

마그리트

구절초는 가을에 우리나라 산야에서 자라는 들국화다. 국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로, 꽃송이가 큰 편이고 향기도 아주 좋다. 무릎 높이(50cm)까지 자라고 잎은 전체적으로 계란 모양이면서 국화잎처럼 갈라지고 톱니가 있다. 전엔 산에 가야 볼 수 있었지만, 요즘엔 화단에서도 볼 수 있다. 구절초꽃은 연분홍색을 띠기도 한다.

키로 보면 30㎝ 이내로 작으면 마가렛, 무릎 높이(50㎝) 정도이면 구절초, 무릎 높이 이상이면 샤스타데이지로 보면 틀리지 않을 것 같다.

구절초

마거리트의 꽃말은 주로 '진실한 사랑, 마음속에 숨겨진 진정한 사랑' 등으로 알려져 있다.
샤스타 데이지의 꽃말은 "인내와 평화"이다. 또한, "만사는 인내한다"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으며, 순수하고 청순한 사랑을 상징하기도 한다.
구절초의 꽃말은 "순수", "어머니의 사랑", "우아한 자태"이다.

내가 좋아하는 들국화.
그 들국화는 이들 말고도 참 많다. 누가 더 고운지 품평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다 곱다.
그런데 안도현 시인이 나를 '무식한 놈'으로 만들었다. 뭘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알아도 그만, 몰라도 그만인걸. 그냥 무식하게 살까보다. 허허. 그래도 덕분에 알고 더 사랑하게 되었다.

"쑥부쟁이와 구절초를
구별하지 못하는 너하고
이 들길 여태 걸어왔다니
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절교다!"

- 안도현의 시, <무식한 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