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인줄도 모르고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3:27 Posted by 문촌수기

농담인줄도 모르고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여가,여가생활
12/01/2005 10:12 pm

오늘 저녁 일산 동구청에 들렀다 주차장을 빠져 나옵니다. 주차요금계산소에서 돈 만원을 건네고 정산을 하는 중입니다. 손님께 실례되지 않도록 주차요금 계산원이 바쁘게 서둘며 잔돈을 챙기려다 천원 지폐를 떨어트립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천천히 하세요.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오늘 많이 밑지고 드리는 겁니다."
라며 영수증과 함께 거스름 돈구천원을 건네주십니다.

"고맙습니다" 대답하고주차장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뭐가 밑지고 드린다는 걸까?한시간 주차요금 천원 맞잖아?'
이런 생각을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 그 말이구나!'
순간 밑지고 드린다는 그 아주머님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았습니다.
나도이러고 보면 참 맹합니다.

나는 한 장 드렸는데 그 아주머님은 영수증 한 장에다 오천원권 한장 천원권 넉장 모두 열 장을 주셨으니 밑져도 한참 밑지고 주신 것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그저 습관적인 인사치레로 '고맙습니다'라고만 하며 받았지 뭡니까?

농담이지만 즐겁게 하는 농담이었습니다. 그리고 보면 그 순간 그 농담을 알아차리고
"예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할걸 그랬나봅니다.

사 오년 전 쯤 되나 봅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달려 김포I.C로 들어와서 통행료를 지불할 때 입니다.
밤 12시가 넘었습니다. 요금계산원의이름을 밝히는 명패에 [교육중]이라 써여 있었습니다.
난 경이로와하며물었습니다.

"성함이 정말 '교육중'이세요?

이건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제 이름에 대해서도 많은 에피소드가있고, 또한 이름에는 부모님의 기도가 새겨져 있으니 이름을 소중히 여기고 '이름답게 살 것'을 아이들에게 역설하며 가르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계산소의 아주머님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밝은 미소로대답하십니다.

"예에"
"이름을 지어주신 부친께서 특별한 까닭이 있었나봅니다.교육자 집안이셨는지요?"
"예 그렇습니다."

한밤중 한가한 톨게이트라 바쁠 건 없지만 얘기는 여기까지만 나누고 건네주는 영수증을 받고엑설레이트를 밟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난 바보처럼그것을 정말 그 분의 성함으로만 알았습니다. 그래서오랫동안 지인들과 이름에 대해 얘길 나눌때가 있으면'교씨도 있더라'고 말했지 뭡니까?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그것은 바로 수습사원이'교육중'이라는 표식이란 겁니다.그러고 보면 그 때 그 분에게는 정말로 실례되는 농을 던진 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분은 역성내지 않고 그것을'선의의 농'으로 받아서 '관용의 농'으로 주셨습니다.
나의 실수를 너그러이 용서해주신그 분께 정말 죄송하고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내겐 농담도 진지했나 봅니다. 바보같이 농담인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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