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별천리-1. 눈먼 자라가 될 순 없다.

09/29/2005 10:09 am

절름발이 자라가 천리를 가다.

난생 처음 국외여행이다. 설레임과 두려움이 교차한다. 역사가 깊고 문화유산이 많은 유럽이 아니라 캐나다, 미국이라서 조금은 섭섭했다. 특별한 계획은 없다. 짜여진 연수 일정과 프로그램에 충실하기로 하자며 길을 나섰다. 미국은 마침 뉴올리언즈의 허리케인 피해로 슬픔에 잠겨 있었다. 이렇게 다녀온 여행의 장면을 몇 개로 나누어 돌아본다.

1. 눈먼 자라가 될 순 없다.

‘절름발이 자라가 천리를 간다. -(足皮)鼈千里(파별천리)’라는 말이 있다. 
쉬지 않고 노력하면 비록 노둔한 사람일지라도 제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이 말을 좋아한다. 스스로 ‘절름발이 자라’라 칭하며 매사 부지런히 노력할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다. 처음 나선 외국여행이라 영어 제대로 못하는 나는 영판 ‘절름발이 자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눈먼 자라’가 되어서는 안된다. 가는 곳이 해뜨는 곳인지 해지는 곳인지, 앞인지 뒤인지는 알아야지. 위아래도 모르고 좌우도 모르며 따라가는 ‘눈먼 자라’가 될 수는 없다. 그래서 가장 먼저 지도를 챙긴다. Free Map은 호텔로비와 공항에서 그리고 관광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었다. 

첫 기착지인 캐나다의 밴쿠버는 잉글레쉬 베이(Bay)의 아래에 있으며, 그 위(북)로 웨스트밴쿠버와 노스밴쿠버가 있다. 밴쿠버 시티 아래(남)로는 프레이저(Fraser) 강을 위아래로 끼고 있는 리치몬드와 델타, 레드너시티가 있다. 그 오른쪽(동)으로는 버나비와 뉴 웨스트민스터시티 등이 있다. 
우리 연수단이 여정을 푼 쉐라톤 길포트 호텔은 밴쿠버에서 남동쪽으로 떨어진 서리(Surrey)시티에 있다. 이들 시티들을 모두 묶어 '그레이트 밴쿠버(Greater Vancouver)‘라 부르지만, 모두 브리티쉬 캘리포니아(BC) 주(州)의 각각 별개의 市(City)들이라는 것을 알았다. 
보석 같은 부차트파크와 빅토리아를 간직한 밴쿠버아일랜드가 태평양의 섬이란 것도 지도가 있었기에 알 수 있었다. 노스밴쿠버의 린캐년(Lynn Canyon) 가까이에 있을 것 같은 유명한 관광지인 카필라노(Capilano)에 가지 못한 아쉬움은 언제일지 모를 기약으로 남겨둔다. 

 


[캐나다 그레이트 밴쿠버 지역]



두 번째 기착지인 미국의 샌프란시스코(S.F)의 지도를 보면서 ‘카운티(County)’라는 명칭을 알게 되었다. 캘리포니아 주(州,States)안에 샌프란시스코, 버클리, 오클랜드, 산마태오, 산요세 등의 카운티들이 있다. 우리말로 굳이 말하자면 ‘군(郡)’이라 번역되겠다.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FO)과 우리들이 머문 ‘쉐라톤 게이트웨이 호텔’은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바로 아래(남쪽)의 산마태오(San Mateo) 카운티에 있다. 우리 연수단이 방문한 홈스테디 하이스쿨은 산마태오 카운티에서 남동쪽에 있는 산타크루즈 카운티의 쿠펄티노(Cupertino) 시티에 있다. 우리 일행의방문지인실리콘 밸리의 Intel사와 I-Park사는 산요세(San Jose) 시티에 있다. 카운티 아래 단위의 행정구역이 시티(City)이다.
돌아오는 길에 가까이에 있는 스탠포드 대학교를 방문하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가보자’든 박** 선생님의 말씀에 귀기울이지 않고 또한 지도를 꼼꼼히 살피지 않은 잘못이다. 

지도는 낯선 여행의 나침반이며 동반자이다. 또한 여행에서 돌아와 뒤를 돌아보는 추억이 되기도 하며, 다음 여행을 계획할 때 훌륭한 조언자가 되기도 한다. 
눈 똑바로 뜨고 다니며많이 보고 돌아온 것이 스스로 자랑스럽다.
 
 

 

[샌프란시스코만 주변의 카운티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