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별천리-2. 아이 워나 조깅(I wanna Jogging)

09/30/2005 06:42 pm

2. “아이 워나 조깅(I wanna Jogging)”


다음달 초 문화일보 통일마라톤, 하순에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에 참가 예정이 되어있다. ICT활용교육 우수교사 해외 연수이지만 계획했던 마라톤 연습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게다가 운동은 좋은 것이니깐. 아니 이역만리 낯선 곳을 달린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 벅찬 일이지 않는가? 
여행가방이 무겁지만 구두와 샌들말고도 따로 런닝화와 런닝복을 챙겼다. 그리고 호텔에 들자마자 안내소에서 물었다. 

“아이 워나 조깅, 플리즈 텔 미 굿 조깅 코스?”
(분명 이 말은 절름발이 영어일게다.) 

우아! 그런데 알아듣네! 그렇게 해서 밴쿠버의 새벽을 달렸다. 아니 정확히 말해 서리(Surrey)의 길포트 거리와 주택가를 달렸다. 아직 출근시간이 되지 않았나?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한가하고 여유 있을 수가.....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길을 건너기 위해 신호등이 바뀌길 기다렸다. 
아니? 앞으로 건널 수는 있어도 오른쪽으로 꺾어 건너는 신호등은 바뀌지 않았다. 한 번 더 기다려보자. 그래도 변함이 없다. 할 수 없이 앞으로 건넌 다음 오른쪽으로 건너고 다시 오른쪽으로 건너 달렸다. 
그렇게 ‘ㄷ'자로 보행 신호를 주는 까닭에는 분명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텐데 왜 그런지 아직 잘 모르겠다. 그래도 캐나다의 평화로운 새벽을 달리는 기분은 참 좋다. 

샌프란시스코에서의 아침 조깅은 정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잠이 덜 깬 듯한 잔잔한 바다를 오른쪽 어깨에 끼고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SFO)을 바라보며 달리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좋다. 그렇게 메리어트호텔까지 갔다 돌아온다. 40여분을 달렸으니 왕복 7킬로 정도는 되겠다. 

이튿날 아침에도 달린다. 돌아오는 길에 어제는 못 본 무궁화를 보았다. 아, 대한민국! 길을 멈추고 무궁화를 바라본다. 꽃 봉우리가 조금 작다. 세련된 아가씨의 모습이다. 아침 산책을 나선 노부부가 걸어오며 무슨 말을 건넨다. 정확히 알아듣지 못해도 “꽃이 예쁘죠?”일게다. 참 친절하고 인사성 밝은 사람들이다. 나 역시 뭐라고 말해야 한다. 그래, 감탄문! 

“왓츠 어 뷰티플 플라워 디시즈!” 

참 멋쩍다. 그래도 우쭐하며 여쭌다.

“Do you know this flower's name?". 

모른다는 표정이다. ”Mu-Gung-Hwa" 
할머니께서 따라하신다. “무궁화”. 
이 어찌 기쁜 일이지 않는가? 

“Korean national flower, English name's ‘Rose of Sharon'." 

두 어른은 환한 미소로 나를 배려하며 말하신다. 

”로즈오브 샤론, 무궁화“ 

달리는 발걸음, 오늘같이 가벼운 적이 있었던가! 
절름발이 자라-파별(跛鼈)-가 큰일을 해냈다. 
무궁화가 있어 샌프란시스코는 더욱 아름답다. 
다시 그 길을 달리고 싶다. 


=우리 연수단이 여정을 푼 샌프란시스코 쉐라톤 게이트웨이 호텔이 사진 정가운데 작은 호수와 함께 보인다. 
나는 해안가 보도를 따라 사진 오른쪽 SFO를 향해 달렸다.=

 


=사진의 해안 오른쪽에는 노란색 건물의 메리어트 호텔이 보인다. 
여기까지 25분, 더이상 갈 곳이 없을 것 같아 다시돌아갔다. 
위의 두 사진은 캐나다 밴쿠버를 떠나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기 직전에 비행기 안에서 그냥 촬영했는데, 
새삼 추억을 새겨주는 소중한 사진이 되고 있다.=

 




[내가 달린 그 길은추억하며 이 사진을 남겨둔다. 사진 오른쪽 작은 호수가의 흰색건물이내가 이틀을 머문쉐라톤호텔이고,사진 가운데 바로 해안가의 노란색 큰건물이 메리어트 호텔이다. 왼쪽은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의 활주로가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