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별천리-3. 행복은 1달러로도 충분하다.

09/30/2005 07:09 pm

여행을 떠나오자마자 그리움이 밀려온다. 이렇게 멀리 이렇게 오랫동안 가족과 떨어져 본 적이 없어 그런가보다. 여행지의 풍경을 담은 그림엽서를 보내기로 하였다. 그리움을 전할 수도 있고 여행의 추억을 새겨둘 수도 있겠다. 그렇게 해서 거의 매일이다시피 엽서를 쓴다. 사랑하는 아내와 그리고 소중한 딸에게. 
이튿날 빅토리아 부챠트 가든에서 그림엽서만 구입하였다. 그리고 훼리 배 위에서 엽서를 쓴다. 밴쿠버에서는 연수단 일행에게 폐를 끼쳤다. 가는 길을 잠시 멈추게 하고 우체국을 찾아가 엽서를 부쳤다. 일주일 정도면 도착한다니 내가 귀국하기 전에 밴쿠버의 엽서를 받아볼 수 있겠다. 반가워할 가족들을 생각하니 좋은 선물이 되겠구나 싶었다. 가족과 학교동료, 아이들에게 줄 간단한 선물은 미리 비행기 안에서 예약 주문하였기에 여행지에서의 쇼핑은 부담을 갖지 않고,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거리를 돌아다니며 그림엽서를 구입하여 글을 썼다.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가스, 라플린에서는 호텔 안에서 엽서를 부쳤다. 그리고 LA의 헐리웃 거리에서는 우체국을 물어 직접 찾아가 부쳤다.

 

 


[밴쿠버 시내의큰 슈퍼마켓 안에 작은 우체국이 있었다. 엽서한통은 캐나다 달러로 1달러 25센트하였다. 수신인 주소란에 'South Korea'라 쓰기 싫어 'R.O.KOREA'라고 썼다.]

그렇게 부친 엽서들이 귀국 후 추석을 새고 하나 둘씩 집으로 도착하고 있다. 또 다른 내가 돌아오는 듯 하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와 딸은 자기가 받은 것을 자랑하며 기뻐한다. 밴쿠버, 빅토리아,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그랜드캐년, 라플린, 그리고 마지막 LA까지 모두 열 두장. 아내에게 다섯, 딸에게 여섯. 하나는 두 사람 이름 앞으로 같이 보낸 것이다. 서로가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자랑하고 시샘하며 장난을 친다. 이 엽서들은 행복한 추억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행복은 1달러로도 충분하다. 그림엽서 한 통의 우표 값은 70-80센트 하였다. 


[내가 부친 엽서들이 내 몸이 돌아온후 하나둘씩 차례로 도착하고 있다. 아니, LA의 헐리웃에서 가장 나중 부친 엽서가 그 전전날 라스베가스-그랜드캐년-라플린을 다녀온 후의 엽서보다 먼저 도착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