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연못, 그 아름다운 나눔
- 리택(麗澤) -
우리 학교 정원에는 두 개의 작은 연못이 위 아래로 연이어 붙어 있습니다. 그 모습을 보면 나누는 선생님의 모습과 춤추며 노래하는 학생의 모습이 연상됩니다. 또한 선생님들이 함께 공부하며 더불어 성장하는 모습을 떠올려 보게 됩니다. 《주역》에 나오는 ‘리택(麗澤)’을 닮았기 때문입니다.
■ ‘두 개의 연못, 그 아름다운 나눔’
우리 매홀고등학교에 들어오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곳이 있습니다. 아홉 그루의 소나무와 두 개의 연못이 붙어 있는 정원이지요. 그 정원 이름을 구송정(九松庭)이라 부르고 싶네요. 두 개의 연못은 위 아래로 연이어 붙어 있어 팔(8)자를 연상시킵니다. 아라비아 숫자 중 끊김없이 이어 쓸 수 있는 유일한 숫자 말입니다. 위의 작은 연못은 샘[泉]이 되어 물을 흘려 내리면, 아래의 좀 더 큰 연못은 그 물을 받아 분수로 품어댑니다. 그 모습에서 선생님과 학생의 만남을 찾게 됩니다. 맑고 깨끗한 물 아낌없이 내려주는 스승의 가르침, 버림 없이 채우고 감사하며 보답하고자 제 솜씨를 분수로 자랑하고 춤추며 노래하는 제자의 기쁨을 볼 수 있습니다. 아래의 제자 연못이 가득차고 위의 스승 연못이 물 내림을 멈추더라도 스승 연못은 메마르지도 않고 제자 연못과 물 높이를 같이하며 자기의 모습을 간직합니다. 제자 연못의 물이 스승 연못으로 스며들며 물을 나누는 것입니다. 간혹 스승 연못이 맑은 물 내려주고선 비어 있을 때를 볼 수 있습니다. 그래도 측은하기 보다는 그 쉼[休]과 비움[虛]의 여유에서 교훈을 얻게 됩니다. 사제 간의 아름다운 나눔을 연못에서 보게 되니 정말 기쁩니다. “이 모습이 바로 리택(麗澤)이라구나!”라며 무릎을 치게 됩니다.
■ 리택(麗澤)
‘리택’은 두 개의 연못이 연이어 붙어 있다는 말입니다. ‘고구려ㆍ고려ㆍ화려강산’ 할 적에 보았던 ‘고울 려(麗)’자 인데, ‘붙어 있다’는 뜻으로 ‘리(麗)’라 합니다. 두음법칙으로 ‘이택’이라 말해야 하지만 ‘두 개의 연못’인 이택(二澤)과 구분하고자 저 개인적으로는 ‘리택’이라 말하길 좋아합니다.
'리택'이라는 말은 《주역》의 58 태괘(兌卦) 풀이에서 나옵니다. ‘붙어 있는 연못이 태(兌)이니, 군자가 이를 보고서 붕우들과 강습한다’(麗澤 兌, 君子以 朋友講習)고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전(傳)하기를 “리택은 두 연못이 붙어 있으니, 서로 적셔주고 불어나고 더해지는 모습[象]이다. 군자는 이 모습을 보고서, 벗들과 배우고 익히니 서로에게 유익한 것이다. 그래서 옛 선비들 말하기를 ‘천하의 기쁨 중에서 붕우강습(朋友講習)보다 더 한 것은 없다.’ 하였다” 라고 하였습니다.
[팔괘의 도상과 상징] : 팔괘 중 건곤리감 4괘를 우리 태극기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팔괘 |
건(乾)☰ |
태(兌)☱ |
이(離)☲ |
진(震)☳ |
손(巽)☴ |
감(坎)☵ |
간(艮)☶ |
곤(坤)☷ |
자연 |
하늘 天 |
못 澤 |
불 火 |
우레 雷 |
바람 風 |
물 水 |
산 山 |
땅 地 |
덕(德) |
굳셈[健] |
기쁨[悅] |
붙듦[麗] |
움직임[動] |
겸손[入] |
험난[陷] |
멈춤[止] |
유순[順]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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