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양도성과 인문학 산책

성북동인문학 산책길ㅡ심우장과 길상사

by 문촌수기 2017. 9. 20.
산책길) 나폴레옹 제과점ㅡ최순우옛집ㅡ선잠단지ㅡ성북동면사무소ㅡ한양도성 성곽길ㅡ북정마을
  ㅡ성북동 비둘기 쉼터ㅡ만해 심우장ㅡ(점심)ㅡ수연산방(차한잔)ㅡ길상사ㅡ해산

ᆞ심우장, 북향으로 지은 까닭은? 만해의 항일정신과 시문학 세계, 심우도 그림 이야기

국정원? 식당

ᆞ수연산방:구인회의 상허 이태준 문학세계. 전통차 한잔 ㅡ 이번엔 그냥 지나친다.
ᆞ길상사:백석 시인을 사랑한 자야 -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김영한, 법정스님의 '무소유'를 읽고서

길상사의 주전은 극락전이다. 보통 대웅전에 석가모니를 주불로 모시는데, 길상사는 아미타불을 주불로 모셨다.
절이 되기 전의 이곳은 술과 고기와 여인네들의 웃음을 팔던 요정이었는데, 남성들의 노리개가 되었던 여성들과 죽어간 짐승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의미로 극락전을 주전으로 삼았다.

성모 마리아를 닮은 관세음보살상,
오래전 그 앞에 앉아 들고간 차를 마시며 색연필로 화첩에 그려보았다.
성모마리아ㅡ관세음보살상

백석이 사랑한 자야.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

고급요정의 방갈로가 지금은 스님들의 수행방이 되었다.

법정스님 살아계실 적과 입적당시의 행지실은 지금은 법정스님의 진영과 유품을 모시고 진영각의 현판을 달고 있다.
진영각 툇마루 왼쪽 끝에 다정한 연인들이 앉아 있는 그 옆에 장작나무 만든 투박한 의자가 덩그러이 놓여있다.
오래전 스님께서 불일암에 계실적에 만들어 '빠삐용 의자'라는 이름을 붙인 그 의자가 이 의자이던가? 아니라해도 그것을 닮았으며, 그것을 의미하며 상징으로 만들어 두었을거다.
인생을 허비한 죄로 절해고도에 갇힌 빠삐용의 심정을 헤아리고자 이 의자를 만들고 앉아, 인생을 낭비하지 않았나 돌아보았다는 의자이다.
고독한 어린 왕자가 외로움을 느낄 때마다 석양을 바라보기 위해 의자를 마흔 세번이나 옮겨가며 앉았던 처럼 스님도 그 의자에 앉아 고독과 어린 왕자를 사랑하며 석양을 바라보았다. 그래서 나는 이 '빠삐용 의자'에  '어린 왕자의 의자'가 오버랩되어 내 기억에 각인되어 있다.

끽다거ㅡ차나 마시고 가게.

어느 책속에서.법정스님  뒷모습
성모를 닮은 관세음보살상을 지나 낙엽을 바라보며 고개를 푹 숙이고 천천히 고갯길을 걸으시는 법정스님.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나도 모르게 시가 읊어집니다.
스님의 뒷 모습에서 측은지심과 경건함을 동시에 느껴집니다.

불일암의 빠삐용 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