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한 생각으로 즐거운 세상 만들기 (1부: 창의성이란?)

신경호 소장|KIST 기술정책연구소

 

[본 칼럼을 읽는 법]

① 본 칼럼은 모두 6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조각 4’와 ‘조각 5’에는 각각 4개의 딸림조각이 있다. 혹시 당신이 각 조각의 첫 번째 문장을 읽고 아무런 저항 없이 그 의미를 받아들이고 있다면 그 조각은 더 이상 읽고 있을 필요가 없다. 그 다음 조각으로 직진하라.

② 만약 모든 조각의 첫 번째 문장을 읽고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이런 칼럼 따위 일랑 읽기를 당장 그만 두어라. 그대신 당신을 감탄시키기 위하여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을 곳이나 사람을 찾아 훌훌 떠나라.

③ 하나의 조각을 다 읽었다면 읽기를 잠깐 멈추고 방금 읽은 조각에서 글쓴이가 무엇을 말하려고 했는지 정리해 보자. 공감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감탄하여 받아들이고 조금이라도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면 스스로 질문하여 애써 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조각 1. 창의성이란 ‘엉뚱한 생각으로 즐거운 세상을 만드는 힘’이다.

당신이 ‘창의성’이라는 주제로 학술논문을 쓰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위 17개의 글자로 창의성을 이해한다 하여 결코 모자람이 없다. 최근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창의 관련 서적이나 인터넷 정보에서 어려운 단어로 장황하게 설명하는 ‘창의성에 대한 정의’는 굳이 알려고 하지 말자.

아직도 ‘엉뚱한 생각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창의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하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간혹 있다. 남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 창의성의 출발점인 것은 맞지만 결승점은 아니다. 본인이나 타인의 재능을 활용하여 과학기술이나 예술과 같은 분야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가치를 만들어 냈을 때 비로소 창의성의 결승점에 이르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자. 다시 강조하지만 남이 잘 하지 않는 새로운 생각을 바탕으로 사회적 가치를 이끌어내어 너나없이 즐거운 세상을 만드는 힘이 바로 창의성이다. 곱셈을 아는 사람에게 다시 설명한다면, 가치는 재능과 창의성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하겠다. 백과사전을 통째로 외운다 하여 그 자체로는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재능이 없으면 사회적 가치를 구현해 낼 수 없다. 아래 그림을 촬영하여 가슴 한 켠에 꼼꼼하게 갈무리해 놓도록 하자.

img1

조각 2. 창의성이 주는 선물, 어마어마하다.

인류역사상 가장 창의적인 발명품은 무엇일까? 혹자는 바퀴라고도 하고 어떤 이는 칫솔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필자는 서슴지 않고 ‘한글’이라고 답하곤 하는데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우선 새로운 문자체계를 만들겠다는 발상 자체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한글 창제의 동기가 일반 백성들로 하여금 좀 더 쉽게 배우고 익혀서 서로의 뜻을 소통하게 한다는 것이라면. 집현전이라는 집단지성을 활용한 것 또한 근거가 될 수 있다.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에 필요한 재능이라는 재료로서 최고의 두뇌 집단을 활용함으로써 한글 창제의 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이다. 한글이 사회적 가치를 가지게 되는 과정에서 간과할 수 없는 또 하나의 노력은 바로 기존 사대부들의 반대를 논리적으로 설득하였던 점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50년간 고도의 압축성장을 해 온 한국의 발전에 크게 기여함으로써 사회적 가치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한글’은 대단히 창의적인 발명품이라 할 수 있겠다. 즉, 한글은 배우고 익히기 쉬워서 한국이 전세계에서 문맹률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가 된 덕분에 국가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었다. 특히, 컴퓨터와 인터넷과 같은 정보통신에 있어서 한국이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한 것에는 디지털 정보화 시대에 가장 적합한 과학적인 문자인 한글이라는 막강한 지원군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한글이 우리에게 없었더라도 오천 년 이상 세계의 변방이었던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당당하게 들어설 수 있었을까?’라는 자문을 통하여 우리는 한글이라는 창의적 산물이 주는 선물이 얼마나 엄청난지를 알 수 있을 터이다.

한글 외에도 하나의 국가나 사회 혹은 인류의 삶을 통째로 바꾸어 놓은 창의적 산물의 예는 적지 않다. 농경기술, 목축기술, 문자, 증기기관, 전기, 컴퓨터, 인터넷 등 소위 일반범용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을 우선 예로 들 수 있겠는데 이들 하나하나의 기술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 선물의 크기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개인의 창의성이 상당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낸 경우도 제법 많다. 프랑스 디자이너 샤넬의 경우를 한 번 살펴보자. 우선 샤넬은 신사복의 소재를 활용하여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여성복을 디자인하여 코르셋과 같은 답답한 속옷이나 무겁고 화려한 옷으로부터 여성을 해방시켰다. 그녀의 옷은 ‘현대 여성복의 시초’라는 평을 받았으며, 여성들이 쉽게 입을 수 있는 기성복을 추구하였던 샤넬의 여성복은 오늘날 최고의 명품이 되었다. 디자인 당시만 하여도 장례식에서나 입는 불길한 색으로 간주되었던 검정색을 자신의 옷에 채택하여 훗날 검은 색 옷을 거리낌없이 입게 만든 것도 샤넬이다. 패션에 실용성을 강조하였던 샤넬은 어깨에 맬 수 있는 가방을 만들어 현대 여성이 보다 편안하게 활동할 수 있게 하였다. 샤넬 No.5는 알데하이드라는 인공향을 첨가해보자는 충격적인 발상을 바탕으로 만든 향수이다. 꽃 향과 조화를 이루어 의외로 매혹적인 향을 가지고 있어서 발매 당시 가히 폭발적인 반향을 일으켰으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패션의 문화를 선도하면서 최고의 명품으로서 자리매김한 것은 샤넬의 창의성에서 비롯한 것이다.

샤넬 못지않게 개인이 창의성을 기반으로 커다란 사회적 가치를 일구어낸 예가 우리나라에도 없지 않다. 정주영 (전)현대그룹 회장의 경우를 살펴보자. 한 겨울에 UN군 묘지를 파란 잔디로 단장 해달라는 미군의 주문에 대하여 정주영 회장은 잔디 대신 한 겨울에 새파랗게 자라는 보리를 옮겨 심었다. 중요한 것은 묘지를 파랗게 단장하는 것이지 반드시 잔디를 입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미군은 매우 만족하였다. 난감해 보였던 공사를 성공적으로 마친 정주영 회장은 미군의 대형사업을 싹쓸이하며 회사성장의 발판을 구축하였다. 한편, 80년대초 서산 간척지 최종 물막이 공사때 폐유조선을 침하시켜 빠른 물살을 막아내는 기막힌 발상을 실현했던 일은 미국의 뉴스위크지와 뉴욕타임즈에 ‘정주영 공법’이라고 소개될 만큼 세간의 화제가 되었다. 이 공법 덕분에 계획했던 공사기간 45개월을 단 9개월로 단축시킴으로써 총공사비를 무려 280억원이나 절감하였다. 정주영 회장이 현대그룹이라는 굴지의 기업군을 거느리게 된 배경에도 남다른 발상과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창의성이 있었음을 기억하자.

어린 시절 소풍을 가면 보물찾기를 하곤 했다. 보물찾기를 시작하는 호각소리가 나면 모든 학생들은 예외 없이 근처의 풀섶을 뒤지거나 작은 바위를 들추었다. 그러나, 글쓴이는 보물을 숨겨 놓았다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며 길 양 옆을 훑어 보았다. 의외로 찾기 쉬운 곳에 숨겨 놓은 보물이 많아서 다른 친구들보다 열 배 이상의 보물을 찾곤 하였다. 남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한 것에 대한 선물은 아니었을까?

창의성은 여러분이 어떻게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크고 작은 선물을 줄 것이다. 샤넬이나 정주영 회장처럼, 혹은 세종대왕처럼 큰 선물을 받을 수도 있고, 어쩌면 아예 선물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독자 여러분들께서 본 칼럼에서 제시하는 방법으로 창의성을 계발하여 보다 큰 선물을 받을 수 있기를.

조각 3. 창의성, 내 안에 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창의성 덩어리이다. 창의성은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 혹은 스티브 잡스와 같이 한 시대를 구가하며 뛰어난 업적을 남긴 위인들만의 전유물이 결코 아니다. 모든 사람은 창의성을 가지고 태어난다. 다만 얼마나 적절하고도 효율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창의성을 계발하고 필요할 때 끄집어 내었는가에 따라 개개인이 보여주는 창의성의 크기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조각 1’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창의성은 사회적 가치라는 결과로서 측정할 수 있으며 사회적 가치는 창의성과 재능의 곱으로 표현할 수 있다. 자신의 창의성이 매우 부족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 기본적인 창의성을 충분히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능 개발을 소홀히 한 경우가 제법 많다. ‘조각 4’를 참조하여 기본기를 다진다면 자신 안에 있던 창의성의 크기에 당신이 놀랄 것이다. 지식의 습득에만 열중한 나머지, 남다른 생각을 한다거나 혹은 남다른 생각을 했더라도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런 유형의 사람은 ‘조각 5’를 참조하여 꽁꽁 숨어 있던 당신의 창의성을 끄집어 내도록 하자. 자, 이제 2부와 3부에서 ‘조각 4’와 ‘조각 5’를 만나보도록 하자.

 

신경호 한국과학기술원 기술정책연구소 소장 프로필
신경호 소장 (KIST 기술정책연구소)
2014.01 ~ 현재 : 대한금속.재료학회 부회장
2009.01 ~ 현재 : AUMS(Asian Union of Magnetics Society) 한국대표
2008.01 ~ 현재 : 한국공학한림원(국제협력위원회 위원)
2004.03 ~ 현재 : UST 교수
1993.03 ~ 현재 : KIST 소장/본부장(책임연구원)
1992.08 : University of Pennsylvania 박사
1989.05 ~ 1992.12 : Knogo Inc. 선임연구원
1983.02 : KAIST 석사
1981.03 ~ 1987.08 : LS전선([구]금성전선) 주임연구원
1981.02 : 서울대학교 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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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말 ㅡ 스페인어 권

스크랩 2015. 2. 25. 17:38 Posted by 문촌수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2/11/201502110020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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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구진, 10개 언어의 구글검색·신문기사 등 빅데이터 분석]

스페인어 긍정 단어 수 최다
한국어, 중국어 다음 부정적

세상에서 가장 긍정적인 사람들은 누구일까.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거꾸로 중국어를 쓰는 사람들이 가장 부정적이었다. 한국은 중국 다음으로 부정적인 경향이 강했다. 미국 버몬트대 연구진은 "전 세계 10개 언어를 대상으로 한 빅 데이터(Big Data) 분석에서 스페인어(語)가 긍정적인 단어를 가장 많이 쓰는 언어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버몬트대 수학과 크리스 댄포스 교수 연구진은 구글 검색어, 신문 기사, 영화 대사, 노래 가사 등 24가지 빅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으로 삼은 언어는 영어·독어·불어·스페인어·포르투갈어·중국어·한국어·인도네시아어·아랍어·러시아어 10개였다.


연구진은 "24가지 빅 데이터 중 구글 검색에 쓰인 스페인어가 긍정적인 단어의 수에서 단연 1위였다"고 밝혔다. 2·3위도 구글 북스와 트위터에 쓰인 스페인어였다. 그다음으로 포르투갈어(트위터)·영어(구글 북스, 뉴욕타임스)·독어(구글)·불어(구글) 순이었다. 꼴찌는 구글 북스 검색에 쓰인 중국어였다. 영화 자막에 쓰인 한국어는 그 바로 위인 23위였다. 트위터에 쓰인 한국어도 20위에 그쳤다.



연구진은 언어별로 가장 많이 쓰인 단어 1만개를 추렸다. 이를 해당 언어를 쓰는 사람 50명에게 보여주고 긍정적인 느낌을 1점에서 9점까지 매기게 했다. 이를테면 영어에서 '테러범(terrorist)'은 1.30점, '웃음(laughter)'은 8.50점을 받았다. 이번에 조사한 10개 언어는 점수의 평균이 다 5점을 넘었다.

이번 연구는 '인간은 원래 긍정적인 단어를 더 많이 쓴다'는 이른바 '폴리아나(Pollyanna) 가설'을 입증했다. 폴리아나는 미국의 엘리노 포터가 1913년에 발표한 동화의 주인공으로, 낙관적인 성격으로 온 마을을 즐겁고 행복하게 한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 인터넷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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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부여의 중요성 ㅡ 김정운

스크랩 2015. 2. 25. 17:31 Posted by 문촌수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1/22/2015012204433.html

불 피우려 캠핑? 불 앞에 모여살던 原始인류 습속 탓
공동체 한데 모여 '삶의 의미'를 공유하고 싶은 욕망
둘러앉지 않고 편 갈라 마주 보는 한국사회 문제 심각


김정운 문화심리학자·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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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귀현이가 드디어 일을 저질렀다. 남이 운영하다 망한 캠핑장을 어느 날 불쑥 인수한 것이다. 땅주인에게 월세를 조금만 내면 된다며 좋아한다. 주말에만 손님이 있고, 주중에는 사람이 거의 없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침을 튀겨가며 흥분한다. 돈 버는 건 별로 관심 없다.

낮에는 나무·새·하늘을 사진 찍고, 밤에는 혼자 모닥불을 피워놓고 음악을 듣는단다. 숲 속에서 그렇게 혼자 지내는 시간이 너무 폼 난다며 행복해서 죽고 싶단다. 폼 나기는 개뿔! 실제 가보니 월세가 그리 싼 이유가 있었다. 주변이 영 지저분하다. 귀현이의 근본적인 문제는 '드~러운 것'과 '폼 나는 것'을 잘 구별 못 하는 거다. 캠핑장도 어지럽고, 캠핑장 주인 행색도 아주 '드~럽다'. 또 아주 빨리 망할 것 같다.

캠핑장 아이디어는 원래 내 것이었다. 수년 전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라는 책을 냈을 때 나는 책이 잘 팔리면 캠핑카를 사겠다고 공언했다. 책의 에필로그에 '나이 오십이 넘으면 일주일에 2~3일은 캠핑카를 타고 밖으로 나가 풍광이 아름다운 곳에 차를 세워놓고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끓이고,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글 쓰는 것이 내 꿈이다'라고 썼다. 책이 무척 많이 팔렸는데도 정작 캠핑카는 사지 못했다. 아내가 그따위 발칙한 제목으로 책을 팔았으면 인세는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이 옳다며 모두 압수해갔다. 내 캠핑카의 꿈이 이렇게 발목이 잡혀 있는 사이에 내 친구 귀현이는 아예 캠핑장을 운영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우리만 그런 게 아니다. 중년 사내들 사이에 요즘 부쩍 캠핑 붐이다. 외국도 마찬가지다. 은퇴하고 할 일이 없어 죽어라 산에만 오르던 이들에게 캠핑은 아주 훌륭한 대안이다. 일단 장비가 죽인다. 등산 장비는 기껏해야 옷과 신발, 배낭이 전부다. 그러나 캠핑은 다르다. 준비해야 하는 장비의 종류가 장난이 아니다. 그 모든 장비를 챙겨 차에 싣고 캠핑장에서 설치하는 모든 과정이 무척 폼 난다.

불을 피우고, 음식도 직접 한다. 불편하고 귀찮다며 따라나서기를 주저하던 아내도 육체노동에 몰두하는 사내의 뒷모습에 감동한 눈빛을 보낸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수컷'의 느낌이 충만해진다.


너의‘불타는 밤’은 나의‘불 때는 밤’. /김정운 그림


그러나 사내들의 모든 욕망이 그렇듯 캠핑 장비의 '허세(虛勢)' 또한 대부분 바로 '허무(虛無)'로 꼬리를 내린다. 한 번 따라왔던 아내는 다시는 따라나설 생각을 하지 않는다. 왜 좋은 집을 놔두고 그 고생을 해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거다. 옳다. 그래서 물어보는 거다. 도대체 왜 캠핑일까? 왜 캠핑은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중년 사내들의 삶에 희망이 되는 걸까?

몇 달에 걸친 관찰 끝에 드디어 이유를 찾아냈다. 사내들이 캠핑을 하는 이유는 불을 피우기 위해서다. 바비큐를 하고, 요리를 하는 것은 먹기 위해서가 아니다. 불을 피우기 위해서다. 중년의 사내들이 장작을 모아 불을 지피고 싶은 이유는 잊힌 삶의 의미(意味)를 되살리고 싶은 간절함 때문이다. 의미는 불을 피울 때 만들어진다.

'의미부여(Sinngebung)'는 인본주의 심리학 혹은 현상학적 심리학의 핵심 주제다. 인본주의 심리학은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인간을 설명하려는 행동주의 심리학이나 자연과학의 방법론을 모방하려는 실험심리학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한다. 자연과학적 방법론으로 설명되는 것은 동물의 영역이지 인간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대상과의 관계에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며 존재의 목적을 정당화한다. 무기력이나 우울함은 그 목적이 정당화되지 않을 때 생긴다. 아우슈비츠라는 절망적 상황에서도 삶의 희망을 놓지 않았던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이 주장한 '로고테라피(Logotherapie)'도 바로 의미 부여라는 인간만의 독특한 존재 정당화 방식에 관한 설명이다. 이 같은 현상학적 심리학의 인류학적 기원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일본의 사회철학자 이마무라 히토시(今村仁司)는 불을 피우는 행위는 의미를 구조화하는 '의례적 실천'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의례(儀禮)의 온톨로기(ontologie)'라는 책에서 의미 부여의 기원을 원시 인류의 불을 피우는 행위에서 찾는다. 수렵 채취 사회의 원시 인류는 불을 피우는 행위를 통해 공동체를 유지했다. 공동체의 모든 문제는 장작불을 가운데 두고 둘러앉아 논의되었다. 이해할 수 없고, 도무지 설명되지 않는 자연현상에 관해 불을 피워 놓고 밤새 이야기했다. 남이 잘되는 것을 못 견뎌 하는 인류의 근원적 질투심을 어떻게 처리해야 공동체가 유지될 수 있는가를 토론했다.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인 의미 부여는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모든 종교적 리추얼에 불 피우는 행위가 포함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둘러앉아야 의미가 부여된다는 이야기다. 중년 사내들이 캠핑장에서 불을 피우는 이유는 둘러앉아 의미를 공유하고 싶어서다. 왜 은퇴하고도 30여년을 더 살아야 하는지 알고 싶어서 그러는 거다. 모닥불을 가운데 두고 둘러앉는 이 같은 의례적 실천은 단지 중년 사내들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서로 편을 갈라 마주 보려고만 하는 오늘날의 한국 사회에 긴급하게 요구되는 것이기도 하다. 장작불이 없으면 담뱃불이라도 켜고 둘러앉아야 한다.

마주 보는 방식으로는 상대방을 설득할 수 없다. 그저 평행선이 끝까지 이어질 뿐이다. 소실점 끝에는 그 평행선이 만날 것 같지만 그건 환상이다. 그 끝에 가면 또 다른 평행선이 또 다른 소실점 끝까지 이어져 있을 뿐이다.

마주 보는 방식으로 공동체의 의미는 절대 만들어지지 않는다. 불을 피우고 둘러앉아야 한다. 단, 분위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중간에 장작불을 걷어차고 집에 먼저 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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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스토리텔러 ㅡ 애플

스크랩 2013. 12. 7. 19:17 Posted by 문촌수기

애플 - 최고의 스토리텔러

부제 : Mac PC의 또다른 혁신, OS X Mavericks


우리는 간결한 말 한마디, 멋진 한장의 사진을 보면서 감동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훌륭한 스토리를 알게 된다면 한번 더 감동하곤 합니다. 그게 바로 스토리의 힘입니다.

그럼 애플의 스토리텔링에 대해 저의 생각을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전에 SKT 광고로 나온 "사람은 꿈꾸고 기술은 이룹니다" 보신적 있으십니까?


통신기술 선도 기업 SKT의 이미지를 잘 나타내주는 멋진 광고입니다.


이 광고 카피는 1993년 시카고 세계무역박람회의 스로건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과학은 발견하고, 산업은 응용하며, 인간은 이를 수용한다."

그후 인간중심의 디자인을 주장한 도널드 노먼은 그 슬로건을 다음과 같이 발전 시켰습니다.

“인간은 제안하고 과학은 연구하며 기술은 순응한다.”

그냥 한마디로 "왜 우리가 상상력의 근원인 인문학, 과학 그리고 공학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말해주는 정말 멋진 말 아닌가요?"

다시 이와 관련된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를 해보면 WWDC 2010에서  애플의 DNA를 이야기하면서 애플은 바로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점' 위에 서 있는 회사라고 말했습니다.

바로 상상력과 기술의 결합을 말하고 있습니다.


“It’s in Apple’s DNA that technology is not enough. It’s tech married with the liberal arts and the humanities. Nowhere is that more true than in the post-PC products. Our competitors are looking at this like it’s the next PC market. That is not the right approach to this. These are pos-PC devices that need to be easier to use than a PC, more intuitive.”


결국 '인간의 상상력과 그것에 도전하는 기술'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crazy ones'에서 아인쉬타인, 피카소, 무하마드 알리 등과 같은 괴짜들을 소개하면서 세상을 변화시킬 천재들의 스토리텔링으로 애플사의 비전을 함축된 의미로 일반인들에게까지 자신의 메시지를 멋지게 전달하였습니다.




그게 바로 storytelling의 효과이죠.

지난 번 WWDC 2013에서 iOS 7과 같이 발표된 또 하나의 소프트웨어가 바로 OS X Mountain Lion의 후속작인 'OS X Mavericks'입니다.

Mavericks은 거친 파도로 유명한 북부 캘리포니아 해변 지명이면서 거대한 파도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메버릭과 같은 파도는 그 높이가 20~50ft(6~15m, 비교 : 일본 대지진의 쓰나미 높이가 10m 이상) 이상의 아주 큰 파도로써 미국 캘리포니아 해변에서 이런 파도를 이용해서 서핑 보드 타기를 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런 거대한 파도의 이미지를 OS X 후속작의 배경 이미지로 'Mavericks'를 선택했습니다.



애플은 고객들에게 '세상을 바꾸는 혁신 그리고 그것을 이루는 기술'이란 메시지를 계속 이야기 해 왔습니다.

"그런 세상을 바꾸는 혁신은 인간이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저런 Mavericks와 같은 거대한 파도이지만 애플은 도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애플 자신이 괴짜, Crazy One이라고 말이죠."

애플은 Mavericks이란 새로운 Mac OS를 통해 또다른 스토리텔링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올해 가을 출시될 Mavericks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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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ㅡ 스티브 잡스

스크랩 2013. 12. 7. 19:04 Posted by 문촌수기

온라인은 현재 추모의 물길이 가득합니다. 천재와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들이 나아가는 길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지요. "퍼스널 컴퓨터"라는 개념을 만들고, 가장 앞서서 이 분야를 개척해 온 스티브 잡스. 사망 1개월 전까지도 키노트를 발표하던 그의 모습에서 삶에 대한 열정을 넘어선 무엇인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미 자신의 삶이 이어지던, 그렇지 않던 역사의 흐름 속에 담길 자신의 역할을라보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스티브잡스가 스토리텔링의 천재라는 것은 어느 누구도 이의가 없을 것입니다. 

애플이 단순한 컴퓨터 회사 이상의 위치를 가질 수 있었던 것도, 스티브잡스의 스토리텔링 능력 때문이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 자신의 삶 자체도 여느 드라마보다도 더 드라마틱하지요. 전문적인 분석과 평가는 다들 하실테고, 더 좋은 글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저는 스티브잡스를 되돌아볼 수 있는 자료들을 간단히 정리하는 것으로 그를 추모해 봅니다. 



위의 영상은 스티브잡스의 키노트 발표 영상을 모아놓은 것입니다. 부끄러운 듯이 웃는 모습,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 젊은 시절 그의 모습을 보니 새삼 그가 얼마나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행복을 느꼈는지 알아볼 수 있네요.


이건 그 유명한 스탠포드 대학의 졸업식 때 스티브잡스가 한 연설입니다. 한글자막본이라서 그의 멋진 연설을 조금더 쉽게 감상하실 수 있을 거예요.  

그의 사망 하루 전 발표된 아이폰4S를 포함해 미국의 유명한 소셜미디어 뉴스 사이트인  mashable에서 만든 아이폰 히스토리 인포그래픽입니다. 마우스 커서를 올리면 링크가 나타나는데, 애플 관련 다양한 SNS 사이트와 동영상이 링크되어 있어 아이폰의 역사를 한 눈에 살펴보실 수 있을 거예요. 



스티브잡스를 좀더 알고 싶다면 다음의 책을 권합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스트셀러인 <icon> 뿐만 아니라 10월25일 동시 출간될 <스티브잡스>를 읽어봐야할 것 같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책이 나오기 전에 잡스는 사망하고 말았는데요. 역시 그는 최고의 스토리텔러이자 콘텐츠 마케터라는 생각이 드네요. 인물평전 판매의 최고 마케팅 포인트는 그 사람이 이슈가 되는 것이고, 가장 극적인 이슈는 그의 죽음이기 때문이지요. 물론, 스티브잡스가 이것을 의도할 리는 없지만... 마지막까지 최고의 타이밍을 맞춘 그는 평생 최고의 스토리텔러임에 틀림없는 듯 싶습니다. 

(혹시 오해가 있을까봐 첨언합니다. 이는 고인에 대한 희화화라기 보다는 그만큼 고인이 최선의 포인트에 최적의 마케팅을 했던 사람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어 적은 것입니다)

스티브잡스스티브잡스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스티브잡스의 명복을 빕니다. 그는 자신의 별로 잘 돌아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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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한시에 담긴 조선 선비의 삶

스크랩 2013. 10. 2. 09:14 Posted by 문촌수기

 두 편의 한시에 담긴 조선 선비의 삶 2013-09-04 08:18
 
 

 

오주석의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 1

오주석 저
솔 | 2005년 11월

 

조선 중기의 명신(名臣) 김인후(1510~1560)는 다섯 살 어린 나이에 정월 대보름달을 보고 다음과 같은 오언절구 시를 지었다.

 

정월 대보름 저녁(上元夕)

 

땅 생김새 따라서 높고 낮지요

하늘 때가 저절로 이르거나 늦지요

사람들 말 무엇하러 신경쓰나요

밝은 달은 본래가 사사롭지 않아요

 

高低隨地勢 早晩自天時 人言何足恤 明月本無私

 

동산 위에 뜬 환한 보름달이 큰 구경거리였던 옛날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달을 바라보면서, “올해는 달이 높이 떴네, 낮게 떴네하기도 하고 지난 한가위 때보다 일찍 떴네, 더디 떴네하면서 시끌벅적 말도 많았던 모양이다. 그러나 다섯 살배기 꼬마가 말했다. “어른들 말씀 소용없습니다. 왜냐하면 밝은 저 달은 원래 사사로움이 없기 때문에 항상 제때가 되면 제 높이에 환하게 뜨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놀랍게도 이 아이는 벌써 땅의 드넓음과 절후의 뒤바뀜을 의식하고 있다. 아이는 또 자연의 공간과 시간을 말한 후에 이어서 그 안에 사는 사람을 이야기한다. 첫 구절에 땅(), 둘째 구절에 하늘(), 셋째 구절에 사람()이 보인다. 우리 우주를 이루고 있는 세 바탕인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를 말한 것이다. 더 놀라운 점은 아이가 대자연의 운행 질서로부터 도덕심을 연상한 대목이다. “밝은 달은 본래 사사롭지 않다고 했을 때의 사사로움이란 제멋대로이기 쉬운 인간의 마음을 가리킨다. 뒤집어 말하면 사람도 저 달처럼 변함없이 제때에 제 높이에 떠서 세상을 환히 비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260~261쪽)

 

 

 

오주석의 옛그림 읽기의 즐거움 2

오주석 저
솔 | 2006년 02월

 

이 『소학』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하고 평생 실천했던 남명 조식(1501~1572) 선생은 바른 선비를 호랑이에 비유한 다음 시를 지었다. 조식은 경상좌도의 퇴계 이황과 쌍벽을 이루었던 경상우도의 대학자였다. 퇴계가 여러 차례 세상에 나오기를 권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일체 불의와의 타협을 거부했던 큰선비였다.

 

사람들 바른 선비 사랑하는 것

범가죽 좋아함과 비슷하다네

살았을 땐 반드시 죽이려 하고

죽은 뒤에 아름답다 칭찬하니까

 

人之愛正士 好虎皮相似 生卽欲殺之 死後方稱美

 

생전에는 참 선비의 올곧음을 호랑이처럼 두려워하여 죽이려만 들다가 죽은 다음에야 그 껍질을 두고 아름답다고 칭찬하는 이율배반…… 이러한 세태는 예나 지금이 다르지 않으리라.  그러나 이 시대에 우리가 짓고 있는 죄는 비단 인간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우리가 저지른 잘못이 벌써 산천초목 금수에까지 미쳤기 때문이다. 주위를 둘러보라. 조국의 좁은 강토를 깎아 만든 골프장, 스키장은 연면적이 전국의 공장 부지보다 넓은데도 저 깊은 산속에는 호랑이 한 마리 없는 것이 현실이다. (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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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오주석의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에는 조선의 선비들이 그린 옛 그림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지만 그들의 문집에서 뽑아온 한시(漢詩)도 여러 편 소개되어 있다. 그중에서 위에 인용한 두 편은 특히 내 마음에 다가와서 옮겨적어 놓았다.

 

첫번째 한시는 다섯 살배기 어린아이가 지었다고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놀라운 솜씨다. 아마도 김인후가 어릴 때부터 글쓰기에 남달리 뛰어난 재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그렇더라도 그토록 어린 나이에 벌써 글을 읽고 쓰는 것이 당시에는 그리 드문 일이 아니었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일찍부터 선비 수업을 시작했으니 조선의 선비들이라면 누구나 어지간하면 시서(詩書)의 실력은 기본으로 갖추었고 개인 문집 한 권쯤은 남기게 된 것이리라.

 

하지만 그렇게 공부를 오래도록 많이 했어도 바른 선비로 살아가기란 꽤나 어려운 일이었다는 것을 두번째 한시를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사람들은 바른 선비를 그냥 놔두지를 않는다. 역사를 들여다보면 그렇게 남들의 질시와 모함 속에서 죽어간 선비들이 얼마나 많은가. 예나 지금이나 많이 아는 것과 올곧게 사는 것을 일치시키기란 참으로 지난한 일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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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깨달아 만물을 구원하려 한 선비의 공부, 경박한 현대인에 가르침”

 

 2012-05-25 19:43:08수정 : 2012-05-25 19:44:24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205251943085&code=900308 에서

ㆍ‘천작’의 김기현 전북대 교수



조선시대 선비들은 왜 공부를 했을까. 흔히 과거를 봐서 벼슬길에 나가기 위한 수단쯤으로 여기기 십상이다. 새로운 의미를 읽어낸 시도들도 있었지만 선비들의 학문하는 자세와 방법을 칭송할 뿐이지 정작 그들이 왜 공부하는지를 묻는 천착은 드물었다.

김기현 전북대 교수(61)는 최근 내놓은 <천작(天爵)>에서 ‘그들의 공부’를 되짚어 본다. 김 교수가 인용한 퇴계 이황 선생(1501~1570)은 학문을 “깊은 산 숲 속에서 종일토록 맑은 향기를 뿜으면서도 제 스스로 그 향기를 알지 못하는” 한 떨기 난초의 꽃피움에 비유했다. 난초는 남들의 찬탄을 받기 위해 꽃을 피우고 향기를 뿜지 않는다. 그렇듯 공부도 남에게 보이고자 하기보다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꽃피우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런 공부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향기’를 전한다.

김 교수는 지난 23일 전화 인터뷰에서 <중용>에 나오는 ‘성기성물’(成己成物)이란 말로 선비들의 학문하는 자세를 설명했다. “참자아의 완성과 타자의 성취라고 말할 수 있는데 자신의 성취뿐만 아니라 타자, 즉 이 세상 만물을 성취시켜 준다는 의미입니다. 조선시대 정구(1543~1620)라는 학자는 학문에 있어서 네 가지 ‘온몸의 정신’을 강조했어요. 온몸으로 인식하고, 성찰하고, 실험하고, 실천하라는 것이죠. 단지 관념만 따지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까지 머리로만 공부하는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을 줍니다.”

우선 중요한 것은 내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 것이다. 김 교수는 “이 시대 삶을 지배하는 것은 한마디로 가벼움의 정신”이라고 말한다. 인간관계는 물론이거니와 사물이나 현실, 심지어는 자신의 존재 가치나 삶의 참가치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마주하고 깊이 있게 접촉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물질적 욕망이나 권력, 명예만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인 세태입니다. 결국 종교에 의지하지만 대체로 기복신앙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맹자는 이렇게 말했다. “시에 이르기를, ‘술에 취하고 덕에 배부르다’ 하니, 이는 사랑과 의로움에 배부름을 말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돈과 권력, 학벌과 미모로 자긍하고 스스로를 치켜세운다. 그러나 그것은 쉽게 빼앗기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 반면 사랑과 정의, 진리는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인간의 고유한 본질이다. 그래서 맹자는 전자를 ‘인작(人爵·사람이 내린 벼슬)’이라 했고, 후자를 ‘천작(天爵·하늘이 내린 벼슬)’이라고 했다. 천작으로 우뚝 선 사람이 대장부다. 맹자는 대장부를 “이 세상에서 가장 넓은 집에서 살고, 이 세상에서 가장 바른 자리에 서며,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길을 걷나니”라고 표현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길은 결국 개개인의 틀에 갇힌 자아를 넘어서는 삶의 자세를 뜻한다. 영화 <스타트랙>을 보면 순전히 의식적인 에너지로 존재하는 외계의 한 생명체가 사람의 몸에 들어가 육체를 갖자마자 ‘정말 외롭구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김 교수는 “동서고금 인류의 스승들이 수행을 그토록 강조했던 이유는 육체로 말미암는 개인의 자폐성향을 겨냥한 것”이라며 “자아를 부단히 닦고 길러 존재의 본래성, 공동체적 존재성을 회복하고 이를 토대로 만물을 구원하려는 뜻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공자는 한 제자에게서 사랑에 대한 질문을 받고서 “나를 초극하여 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맹자는 ‘역지사지를 통한 배려와 보살핌’을 강조했다. 곧 ‘자아의 초극’ 정신이다.

김 교수는 이런 가르침을 유학에서만 가져오지 않는다. 때로는 신동엽의 시구절 “네가 본 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금강’)를 인용한다. 우리가 ‘먹구름’을 ‘하늘’로 착각하고 산다는 것이다. “사과 속에 벌레 한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그 벌레의 집과 밥과 옷을 빼앗고 나라에서 쫓아내고 죽였습니다… 누가 사과가 사람들만의 것이라고 정했습니까”(짧은 이야기)라는 김용택의 시에서는 만물을 향한 인간 존재의 무한 확장을 보여준다.

중국의 주돈이(1017~1073)가 자기 집 뜨락의 풀을 베지 않고 자라나는 대로 둔 것이나, 조선 명종 때 안현(1501~1560)이 지렁이를 약으로 쓰라는 처방에 “어찌 내 병을 위해 생명 있는 것을 죽이겠는가”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우연히도 그런 시구에 꼭 들어맞는다. ‘나’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습관적으로 많이 하는 이들일수록 관상동맥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심리학자 래리 셔비츠의 연구결과를 인용한 부분에서는 김 교수의 폭넓은 학문적 관심이 엿보이기도 한다.

“옛 선비들도 그랬지만, 이른바 인류의 스승들이라 불리는 예수, 부처, 공자 등이 결국 인간은 어떤 존재냐는 물음 속에서 도달한 결론은 사랑과 진리, 의로움입니다. 대개 오늘날 사람들이 선비를 얘기할 때 역사 속 인물로서 화석을 뒤지는 것처럼 조명하거나 당대의 사상사적 관점에서만 접근합니다. 저는 단지 그런 골동품 감상이 아니라 현재적 관점에서 이 시대까지 살아 내려오는 정신으로 되짚어 보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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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문고 : 천작 소개 글 > http://blog.naver.com/shmj21/13013944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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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토밍 4원칙 - 10가지 고려 - 무용론

스크랩 2013. 9. 30. 13:07 Posted by 문촌수기

<브레인 스토밍>

에디슨 맘 - 아이디어 서랍장

브레인 스토밍

http://blog.naver.com/PostList.nhn?blogId=edisoni&categoryNo=2&from=postList&parentCategoryNo=2

 

B & com - 브레인스토밍 4원칙

http://bcompany.or.kr/100191745669

 

아이디어 발상 툴 - 브레인스토밍 10가지 고려사항

http://blog.naver.com/wanghi?Redirect=Log&logNo=120191490158

 

http://qhrrnrdl.blog.me/50133194337

 

브레인스토밍 효과 별로 없다.

http://www.ibusiness.co.kr/archives/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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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소중한 사람"

스크랩 2013. 1. 4. 13:24 Posted by 문촌수기

"당신의 소중한 사람"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여가,여가생활
11/08/2005 04:28 pm
음악 / 영상음악
당신의 소중한 사람 / 수사네 룬뎅
2005/10/23 오후 1:20 | 음악 / 영상음악






당신의 소중한 사람 / 수사네 룬뎅

AEttesyn 앨범1997

애테신(역사의 풍경)이란 앨범의 수록곡으로
Jeg ser deg sote lam 귀한 이가 되게 하소서란 뜻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란 제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수사네 룬뎅은 노르웨이 출신 바이올리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녀의 노르웨이 포크에 대한 끊임없는 열성과 탐구의식,
그리고 북노르웨이의 아름다움에 대한 그녀의 말없는 찬사로
가득 채워진 앨범이다..

가끔 듣던 음악이다.
바이올린의 선율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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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의 세설신어] [191] 의재필선(意在筆先)

스크랩 2013. 1. 4. 11:30 Posted by 문촌수기

[정민의 세설신어] [191] 의재필선(意在筆先)

  •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 입력 : 2013.01.01 22:38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청나라 때 문인 왕학호(王學浩)는 여러 번 과거에 낙방했다. 그는 대강남북(大江南北)을 여유롭게 노닐며 그림으로 생계를 이었다. 그림의 격이 워낙 높아 사대부들이 다투어 높은 값에 그의 그림을 사들였다. 남종화의 대가로 기려졌다. 그가 자신의 화첩에 이렇게 썼다. "그림의 여섯 가지 방법과 한 가지 원리는 단지 '사(寫)'란 한 글자로 귀결된다. '사', 즉 그림 그리는 일은 뜻이 붓보다 앞선 후, 본 것을 곧장 따르는 데 있다. 비록 헝클어진 머리에 거친 복색이라도 의취(意趣)가 넉넉해서, 혹 공교로운 아름다움을 지극히 하더라도 기미(氣味)는 고아한 것이 이른바 사대부의 그림이다. 그렇지 않다면 속된 화공의 그림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의재필선(意在筆先), 붓질보다 뜻이 먼저다. 구상이 선 뒤에야 붓을 드는 법이다. 의욕을 앞세워 덮어놓고 달려들면 아까운 화선지만 버린다. 진(晋)나라 때 왕희지(王羲之)는 "글씨를 쓰려는 사람은 먼저 벼루와 먹을 앞에 두고 정신을 모은 채 생각을 가라앉힌다. 미리 글자 형태와 크기, 기울게 쓸지 곧게 쓸지, 휘갈겨 쓸지를 생각해서 근맥(筋脈)이 서로 이어지게 하여, 뜻이 붓보다 앞선 뒤에야 글씨를 쓴다"고 했다. '위부인의 필진도(筆陣圖) 끝에 제한 글'에서 한 말이다.

    청나라 때 화가 판교(板橋) 정섭(鄭燮)도 이와 비슷한 취지의 말을 남겼다. 그의 집은 강가에 있었다. 맑은 가을날 새벽에 일어난 그가 대숲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자옥한 안개 사이로 햇살이 비껴들고, 댓잎에는 이슬 기운이 아직 남았다. 이 모든 것이 성근 대나무 가지와 촘촘한 잎 사이에서 아련히 떠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가슴속에서 그림을 그리고 싶은 강렬한 욕구가 일어난다. 억제할 수가 없다. 그의 가슴속에 대나무가 걸어 들어온 것이다. 그는 서둘러 먹을 갈고, 종이를 펼친다. 성큼성큼 붓을 재촉해서 온갖 형용을 그려낸다.

    그는 의재필선과 함께 취재법외(趣在法外)를 말했다. 붓질보다 뜻이 먼저다. 하지만 흥취는 정한 틀을 벗어난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림만 그렇겠는가? 세상일이 다 그렇다. 새로운 한 해를 맞아 순백의 화선지가 우리 앞에 펼쳐졌다. 어떤 그림을 그릴까? 의욕을 앞세운 덤벙대는 붓질보다 차분히 생각을 가다듬는 일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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