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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이야기105

왜 찬 밥을 먹을까? 왜 찬 밥을 먹을까? 새 학년을 준비하느라 얼마나 바쁘고 힘들었는지 영국의 시인 엘리어트가 노래한 '잔인한 사월'을 빌러 '잔인한 삼월'이 이제 지나고 시인 김소월 님이 노래하신 "꽃 피는 사월"이 왔습니다. 이맘때 한숨 돌리고 쉬어 갈 수 있는 식목일을 품고 있으니 이 날은 꽃 속에 꽃의 격입니다. 허나 우리네 많은 사람들은 나무를 심는 식목일 땜에 이날을 쉰다고 생각하지, 성묘하는 미풍양속이 전해져 오는 한식(寒食) 땜에 쉰다고는 생각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올해의 한식은 정확히 4월 6일입니다만 통상 공휴일인 식목일에 한식절의 성묘를 갑니다. 나무 심는 적당한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말하는 걸 보면 4월 5일을 공휴일로 고집하며 쉬는 것은 분명 성묘의 미풍양속을 간직하고 있는 한식절 때문입니다. 그.. 2013. 1. 2.
봄날은 간다 봄날은 간다 04/28/2005 09:52 am :: 봄날은 간다. 안녕. 아이야. 꽃이 많이 피었구나. 봄날이 가기전에 들에 나가 꽃을 보려무나. 하얀 목련, 노란 개나리, 연분홍 진달래와 흐드러진 벚꽃. '꽃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라 소월이 노래했던가? 그저 꽃비 맞으며 콧노래 절로 나는구나. "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내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꽃 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 "오오 내사랑 목련화야 그대 내사랑 목련화야. 희고 순결한 그대 모습 봄에 온 가인(佳人)과 같고." 정말 아름답구나. 누가 이 사월을 잔인하다 했을까? 사랑이 없다면 어찌 잔인하다 하지 않겠는가? 아이야. 이렇게 찬란한 봄날에 네청춘의 봄날에 네 청춘의 봄날이 다 가기전에 네 자신을 한 번쯤 돌아보렴.. 2013. 1. 2.
도연명의 권학문 권학문 : 도연명 - 잡시 04/13/2006 08:21 pm 권학문 - 도연명 盛年不重來 성년불중래 一日難再晨 일일난재신 及時當勉勵 급시당면려 歲月不待人 세월부대인 젊은 날은 거듭오지 않고 하루에 새벽은 다시오지 않는 법. 때를 만났을 때마땅히 배움에 힘써라 세월은 사람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추구집에서 花有重開日(화유중개일)꽃은 다시 필 날이 있건만... 白日莫虛送(백일막허송)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그러니깐 '있을 때 잘해라' 했지!) 2013. 1. 2.
주자의 권학문 권학문 : 주자(주희) 04/13/2006 08:14 pm --勸學文 - 1>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 (물위 금일불학이유내일)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 (물위 금년불학이유내년) 日月逝矣 歲不我延 (일월서의 세불아연) 嗚呼老矣 是誰之愆 (오호노의 시수지건) 오늘 배우지 아니하고서내일이 있다고 말하지 말며, 금년 배우지 아니하고서내년이 있다고 말하지 말라. 세월이 흘러가노니,세월은 나를 위해 늘어나지 아니하노니, 아 늙었도다. 이것이 누구의 허물인고. - 주희(朱熹) 2>偶成[우연히 짓다] 少年易老學難成 (소년이노학난성) 一寸光陰不可輕 (일촌광음불가경) 未覺池塘春草夢 (미각지당춘초몽) 階前梧葉已秋聲 (계전오엽이추성) 소년은 늙기가 쉽고 학문은 이루기가 어려우니, 짤막한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지니라. 못가에 돋아.. 2013. 1. 2.
내비게이션이다! 내비게이션이다! 03/20/2008 04:59 pm 중1 도덕 수업시간,도덕의 필요성을 이야기로 꾸며 전해준다. 도덕교과서에는 '맹인의 등불' 이야기가 실려있다. 밤길 나그네가 길을 헤매고 있을 때,등불 켠 맹인이 나타나 길을 밝히며 돕는다는 이야기이다. 맹인의 일방적인 선행이다. 오로지 다른 사람의 밤길을 밝히기 위해맹인이 등불을 켜고 길에 나선다는 것은현실적이지도 않고 아이들에겐쉽게 이해되지 않을 듯하다. 도덕의 실천은 일방적인 봉사나 선행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덕적으로 살고선행을 실천하면 타인에게 이로울 뿐 아니라, 자신에게도이익이 된다는 것을 이해시키기 위해나름대로 이야기를 꾸몄다.이정도면 어린 중1 아이들에게 그럴듯 하게 먹혀들어갈거라고자평하였다. "옛날 한양에 계신임금.. 2013. 1. 2.
준비, 기다림, 인사, 응대 준비, 기다림, 인사, 응대 옛말에 '진인사 대천명'이란 말이 있습니다. "사람의 일을 다한 후에 하늘의 명을 기다려라"라는 뜻입니다. 자기 최선을 다한 다음, 하늘이 주시는 결과를 겸허히 기다려라는 의미죠. '진인사'는 '준비하기'며, '대천명'은 '인사하기'입니다. 이렇듯 '준비하기'와 '기다리기'는 삶의 자세여야 하며 나아가 신앙인의 자세이기도 합니다. 서양 속담에도 이런 말이 있지요. "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자기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 하늘은 복을 내려 주신다는 거죠. 스스로를 돕지 않고 버리는 자는 하늘도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동양이든 서양이든 삶의 교훈은 한 길로 통하나 봅니다. 저는 새학년이 시작될 때 마다 학급에 들어가 가장 먼저 가르치는 내용이 바로 ' 준비하기, 기다.. 2013. 1. 2.
삶은 계란(2)_인생, 날로 먹는 것이 아니다. 삶은 계란(2)_인생, 날로 먹는 것이 아니다. 다른 반에서 수업은계속된다. "삶은 무엇일까?" "삶은 계란이다." 역시 깔깔대며 웃고 난리다. 재밌는가보다. 복도에서 줏어 들은 말일까? 정말 어린 아이들에겐 '삶은? 계란!'이가장 먼저 번뜩이는 생각일까? 상관없다.기대되는 대답이 나올 법하다. "왜 삶은 계란이지?" "아니, 계란을 삶았다구요." 못들은 척, 몰랐다는 척, "그래 그래, 그래도 뭔가 의미가 있을 것 아닌가? 왜 삶은 계란인지 생각해보자." "맛있잖아요." "그래 삶은 맛있다. 맛있구도 하고 멋있구도 하구나. 멋진 답이다." 여기 저기 남자아이들 언성이 높다. 가운데줄의 여학생이작은 소리로 말한다. 그 소리는 내 귀를 뚫고 뇌리에 꽂히고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였다. "날로 먹는 게 아니니깐.. 2013. 1. 2.
삶은 계란(1) 삶은 계란(1) 20년 교단 생활만에 처음이다. 중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당황스럽고도 기대된다. '어린 것들.......귀엽겠다.....' 걱정도 된다. '말귀를 알아들을까?.....야단치면 울진 않을까?' 중1도덕 첫째단원 수업이다. [삶의 의미와 도덕] 칠판에 이렇게 써주고 답하길 요구하였다. '삶은 ________이다. "삶은 무엇일까? 책에다 써보자. 아, 너무 깊이 생각하지 마라. 그냥 번떡이는 생각을 적는 거야 . 옳지 잘하는 구나. 그럼, 이 줄 학생들 읽어보자. " "삶은?" "생각중인데요." 여기서 그냥 넘어갈 내가 아니다. 그냥 넘어가면 다음엔 시작부터 '몰라요'다. "야하, 대단하구나. '삶은 생각중이다.' '삶은 생각하는 것이다.'" "'아니, 그게 아니고요!" 낄낄대며 여러아이들이.. 2013. 1. 2.
이렇게 함박 눈이 내리면... 이렇게 함박 눈이 내리면... 새해 아침부터 서설이 내려 밝은 새해를 기약하는 듯 하구나. 하긴, 헌해가 무엇이며 새해가 다 뭐겠나. 어제 그 해가 오늘 이 해이며, 태양은 변함없이 동에서 뜨고 서로 지는 것인데..... 다들 들떠서 가는 해를 아쉬어하며 새해 첫 일출을 보러 동으로 가고 새해를 기약하는구나. 갑자을축이 다 무엇이더냐. 영원의 한 찰라인것을 세상사람들은 그래도 다 의미를 부여하는 구나. 그래. 그게 또 인간이지. 그래야 변화무상한 인생이 무의미하지 않고 흥미로운 거야. 본시 내 것도 없고 잃은 것도 없는데, 잃어버렸다고 슬퍼하고, 찾았다고 기뻐하는 것이 다 인생 아니겠는가? '새해 아침부터 이 무슨 소린가' 하겠구나. 이제 초등학교 선생님을 준비하는 네게는 그 어느때보다도 어린 아이들 세.. 2013.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