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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스토리텔링

수원화성, 용연과 방화수류정 이야기

by 문촌수기 2018. 4. 7.
수원화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용연과 방화수류정이다.
그 풍광도 아름답지만, 용연에는 전설이 있고, 방화수류정에는 시가 있다.
이야기(스토리)가 있기에 더욱 오래 기억되고, 찾는 이들도 많아진다.
용연의 전설을 낳게 한 주인공을 찾아갔다. 아무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있지 않다. 남수문인 화홍문 바로 뒤에서 징검다리를 건너 용연으로 들어간다. 떨어져 깨어진 용머리가 물을 토하고 있다.

옛날 옛날 이 연못에는 이무기가 살았다. 천년을 공들였다가 드디어 용이 되어 승천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마음 속 간직해온 연정을 차마 다 털쳐 버리지 못한 까닭일까? 연못가를 찾아 온 사모하던 처녀를 내려다 보는 바람에, 그만 몸이 굳어져서 땅으로 떨어졌다.
용의 머리는 방화수류정 정자가 올라앉은 저 바위 위로 떨어지고, 굳어 버린 용의 몸통은 화성의 성곽을 업고 있는 긴 언덕이 되었다.
용연에서 화홍문으로 배수되는 곳에 용의 머리가 있다. 세상 사람들은 잘 모른다.
이 슬픈 이무기의 사랑이야기를.
최근에 만들어진 전설이다.
이규진의 소설, <파체>  속의 이야기이다.

용머리 바위 위의 방화수류정

용머리를 찾고 용연의 슬픈 전설을 들으면서 방화수류정으로 올라간다. 화성으로 들어가는 암문 또한 은밀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용이 추락한 바위 위에 아름다운 방화수류정이 앉아있다.
춘삼월에 '꽃을 찾아 버들을 따라' 시냇물을 건너는 시인의 뒷모습이 그려진다. '방화수류' 라는 문구는 송나라의 유학자인 정호(程顥ᆞ明道)의 ‘춘일우성’(春日偶成)이라는 시에서 유래한다.

운담풍경근오천(雲淡風輕近午天)
방화수류과전천(訪花隨柳過前川)
방인불식여심락(傍人不識余心樂)
장위투한학소년(將謂偸閑學少年)

구름 맑고 바람 가벼운 한낮에
꽃을 찾아 버들을 따라 시냇물을 건너네.
세상 사람들, 내 마음의 즐거움을 모르고
한가하게 놀기만 하는 아이 같다며 말하네.

방화수류정 기단부에 쌓은 벽돌들.
십자문양은 처음부터 십자벽돌로 구었다한다.

나도 승천하던 이무기처럼 용연을 내려다본다. 용연과 방화수류정 그리고 암문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세상의 것에 홀리면, 천국의 문에 들 수없다.

<용연의 전설, 달리 읽기>
http://munchon.tistory.com/859
소설 <파체>속의 이야기를 윤색하고 문채하였다.
전설은 이렇게 각색되어 갈 것이다.

장안문에서 밖으로 나와 방화수류정을 찾아가면서 화성의 체성을 바라봐야 화성 성곽돌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성곽의 체성 속에서 선조들의 더운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화성의 정문인 장안문(북문).
통상 한양도성의 숭례문과 같이 남문이 정문이지만 화성의 경우에는 한양도성에서 출발한 정조대왕이 화성행궁으로 내려올 때 가장 먼저 들어가는 문이 북문이기에 정문이라 한다.
참고로 북문이 정문이 되는 곳이 또 있다.
사직단의 사신문 중, 북신문이 바로 정문에 해당한다. 그래서 다른 문과 달리 삼문형태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