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책방이 사라지고 있는데,
서촌 골목길에는 허름하지만 소중한 헌 책방이 아직 남아 있다.
대오서점. '대오(大悟)?', '크게 깨달을' 것은 없지만 소중한 깨침과 감동을 주기엔 충분하다.
서촌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하던 총각 조대식은 주변인의 소개로 고양 원당에 살던 처자 권오남을 맞이하여 1951년에 혼례를 치뤘다. 그전까지는 이름도 없던 책방은 부부의 이름에서 한 글자씩 따와서 '대오서점'이라는 간판을 달았다.
지금은 옛 고객들의 추억이 담긴 헌책방이 되었지만 드라마와 뮤직비디오에도 나온 서촌 관광에서 빠트릴 수 없는 장소가 되었다.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안채의 모습은 이러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을 보았다.
나중에 다시 들러 헌 책 한권을 고르고 차 한잔에 권오남 할머니와 담소라도 나눌 수 있기를 기약해본다.
대오서점 앞 전시물에서 <서촌길 우리동네> 악보를 보고 동행했던 퇴직하신 음악 선생님께서 즉흥적으로 노래를 부르셨다.
오늘 인문학 산책길 최고의 명장면이요 추억이다.
서촌 산책길을 마치고 창의문 밖, 부암동 첫머리에는 있는 작은 파스타 카페에서 대오서점의 그림을 보게 되어서 반가웠다. 카페 사장님 부인이 서촌과 부암동 골목 풍경을 그리셨단다. 부인을 위한 갤러리인 셈이다. 이래저래 부부의 사랑으로 포근해진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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