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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스토리텔링

벚꽃 나들이, 회사후소의 꼬리를 물다.

by 문촌수기 2019. 4. 16.
초임 때 같은 학교, 총각 선생님들.
30여년지기 친구가 되었죠. 그 때의 친구가 가평으로 초대했어요. 대전의 친구가 내게 들러 같이 갔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이 좋다는 거죠.
오랜만에 하는 윷놀이가 어찌나 즐겁던지 늦게까지 놀았어요.  이튿날 아침엔 늦잠자고 천천히 천천히 새소리에 일어났네요. 자연 가까이 전원 생활이 이래서 좋은가봅니다.
빵과 커피로 정신을 깨우고 봄 햇살 아래,  가평천을 산책했습니다. 마침 이곳은 벚꽃 스타팅.
백로와 가마우지가 이야기 거리를 지어내고, 물소리는 재미있게 그 이야기 들려주는데 내가 알아듣지 못하니 아쉽네요. 그래도 참 좋아서 그 이야기를 붙잡아 그림으로 남겨봅니다. 산아래 자작나무와 선린마을의 친구 집도 간직해봅니다. .

새삼 생각이 꼬리를 뭅니다.
<논어>에 '회사후소(繪事後素)'라 하거늘,
'그림 그리기는 흰바탕을 마련한 뒤의 일이다'가 맞나요? '그림 그리기의 맨 나중 일은 흰색 칠하기이다'가 맞나요? 그림을 전문적으로 배우지 못했지만 벚꽃 그림을 그리다 보니 후자가 맞는 말 같네요. 전후가 다 맞다면 시종일여(始終一如)하라는 거겠죠.
내가 그린 저 흰 새들은 백로일까요? 왜가리일까요? 백로는 가마우지와 벗이 되어 평화롭습니다. 가평천의 백로와 가마우지 우화를 상상해봅니다. 장자의 '학다리 오리다리' 같이 끔직한 이야기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