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가 쓴 글이 나라의 보물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글씨의 가치가 물론 국보급이지만 글의 내용이 내 마음 속 보배이다.
"대팽두부과강채, 고회부처아녀손"
(大烹豆腐瓜薑菜 高會夫妻兒女孫)
"가장 좋은 요리는 두부ᆞ오이ᆞ생강ᆞ채소, 제일 좋은 자리는 부부와 아들딸 그리고 손주"
대쪽 같은 추사도 말년에 얻은 일상의 소소함이 참 행복이라며 대팽의 협서(본문 옆에 따로 글을 기록하는 글)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이것은 촌 늙은이의 제일가는 즐거움이다. 비록 허리춤에 말(斗)만한 큰 황금도장을 차고 밥상 앞에 시중드는 여인이 수백 명 있다 하더라도 능히 이런 맛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공자의 제자 안회가 누리는 소확행, 과연 '일단사 일표음'에만 있었을까? 아닐 것이다. 그것(physics) 너머(meta-)에 무엇이 있을 것이다.
06‧09 子曰: “賢哉, 回也! 一簞食, 一瓢飮, 在陋巷, 人不堪其憂, 回也不改其樂. 賢哉, 回也!”
(자왈, "현재 회야! 일단사 일표음, 재누항 인불감기우, 회야불개기락, 현재 회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질다. 안회여. 한 대그릇의 밥과 한 바가지의 물로 누추한 시골에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그 근심을 견뎌내지 못하지만, 안회는 그 즐거움을 바꾸지 않으니, 어질구나 안회여."
The Master said, "Admirable indeed was the virtue of Hui! With a single bamboo dish of rice, a single gourd dish of drink, and living in his mean narrow lane, while others could not have endured the distress, he did not allow his joy to be affected by it. Admirable
indeed was the virtue of Hui!"
<더읽기 ㅡ 추사의 '대팽고회' 대련>
보물 제1978호, 김정희 필 대팽고회 대련
(金正喜 筆 大烹高會)
수 량 : 2폭 / 지정일 : 2018.04.20
소재지 :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
시 대 : 1856년(철종 7)
<대팽고회> 추사의 행복을 맛보다.
https://munchon.tistory.com/m/1068
'논어와 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612 지름길 좋아하지 말라 (0) | 2020.11.08 |
---|---|
ㅡ0610 스스로 한계를 긋는구나 (0) | 2020.11.07 |
0604 출신이 아니라, 인품이 중요하다 (0) | 2020.11.05 |
0602 노여움을 옮기지 말라 (0) | 2020.11.04 |
공자 생애 그림이야기 (1) | 2020.10.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