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시대를 견디고 있습니다.
커피와 하모니카와 노래와 그림이 벗이 되어 주었습니다. 커피여과지에 그린 노래그림.
안주인이 부엌 냉장고 문을 전시장으로 허락해주었습니다. 새로 얻은 이름, '그냥헤세' 갤러리가 차려졌습니다.
냉장고에 붙은 그림이 훼손된다며 걱정해주는 안주인 덕분에 드디어 넓은 갤러리로 옮겨 전시합니다. 그냥헤세 그림이야기, 뻥이 좀 담긴 이야기를 들어보실래요.
<그냥 헤세> 갤러리 이야기
여기 가난한 화가는 캔버스 살 돈 없어 버려지는 일회용 커피여과지를 도화지 삼아 그림을 그립니다. 화려한 유화 물감 대신에 12색 수채물감을 갖고, 딸 아이가 중학교 시절에 쓰다 서랍 속에 내버려둔 파스텔ㆍ색연필을 찾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답니다. 그저 어릴 적부터 좋아서 듣고 불렀던 노래를 그렸죠. 추억을 더듬다가 그리움이 되고, 그리움은 그림이 되었습니다. '쓰레기 그림인데, 무슨 액자는?' 겸손하지만 기발한 생각에 좋아라하면서 재활용장에 내 놓은 종이박스를 액자 삼아 집 안에 전시하고 혼자서 감상합니다. 그림 하나에 하모니카 한곡 연주, 그러다보니 하루 종일 놀아도 시간 가는 줄 모르죠.
가을처럼 물들고 늙어가는 골판지 액자는 커피여과지의 색깔과 잘 어울립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못해도 그저 혼자 좋아라하는 그 화가의 이름은, '그냥헤세'
그냥은 화가의 이름과 비슷하여 얻은 이름이고, 헤세는 헤르만 헤세의 화풍을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둘 다 마음에 듭니다. '그냥'은 그저 편한데, 그런데 어찌 감히 헤세를 닮을 수 있으리오?
오마주(hommage)~~그냥, 헤세를 흠모할 뿐이죠.
삼십 여 년 결혼 세월 속에서 집안에 남아있던 장식용ㆍ사진 액자들도 이제 화가의 커피 노래그림 액자가 되어 주었답니다.
그런 사이에 초겨울로 변하였네요. 샐리가든의 버드나무도 물들고 저 너머 푸른 산도 색이 바래가네요. 물들어 가는 것은 늙어가는 것이라 해도 순해지는 듯해서 좋습니다. 그림도 그렇게 물들었습니다.
《조커》그림은 그동안 마음이 무겁고 무섭다며 전시장에서 퇴출되어 화가의 서재에 갇혔다가 이번 갤러리 전시 이동하는 차에 슬그머니 나와 자리 차지했습니다.
"조커랑 같이 쫓겨나야 정신차릴려나..?"
안주인의 협박에도 그 때까지 같이 견뎌봐야죠.
https://munchon.tistory.com/m/1464
냥이들이 위험하니 높은 곳에 오르지 말라며,
에어컨 위와 서실 책꽂이에도 전시장이 되었죠.
이 <그루터기> 그림의 액자도 바로 재활용장에 줏어온 고양이 스크래치 랍니다.
<그루터기> 노래를 그리다가 깨달았답니다.
숲 속의 모든 뿌리가 연결되어 있듯이, 지구촌의 모든 생명체는 별 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로이어져 있다는 것을.
https://munchon.tistory.com/m/1456
나나는 '언젠가는 저 위에 뛰어 오르리라' 꿈꾸며 호시탐탐 올려다 보다가 소파에서 잠이 듭니다.
순이는 '만다꼬, 올라? 내려올 걸...' 편하게 침대에서 자구요. 누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나요?
어허, 이것 봐요! 아래 노래 그림 세 점은 저절로 '세계유산 인증 마크를 획득했답니다. ㅋㅋ
노래그림, 세계유산 등재? - https://munchon.tistory.com/m/1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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