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정말 잘 치고 싶다. 그런데 드라이버를 휘두르고 나면 늘 후회가 막심하다. 나의 스윙 자세가 잘못된 탓이 가장 크지만 주변을 살피지 않고, 앞만 바라 보고 마구 덤빈 탓이다.
골프를 잘 치려면, 하늘과 땅을 잘 살펴야 한다고 들었다.
먼저 하늘의 바람을 읽어야 한다. 앞바람인지 뒷바람인지에 따라 클럽 선택이 달라진다. 훅방향인지, 슬라이스 방향인지를 감잡아 자세를 달리한다. 아침과 낮이 다르고, 맑은 날과 흐린 날에 따라 잔디 결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골프라고 한다.
그 다음은 홀마다 다른 코스를 읽어야 한다. OB와 해저드 라인, 러프와 벙커의 위치를 훑어보고,
페어웨이가 오르막 길인지 내리막 길인지를 살펴서 클럽을 선택하고 샷 방향을 결정짓어야 한다. 그린 위에서도 홀까지 도달할 수있는 경사를 면밀하게 파악해서 상상의 길을 머리속으로 그려야 한다.
이렇게 천시(天時)와 지리(地利)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어디 골프 뿐이겠나? 여행도 그렇다. 여행지는 어디며, 언제 출발할 것인지는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누구와 함께 여행을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뭐니뭐니 해도 사람이 문제다.
인생도 그렇고 전쟁도 그렇지 않은가?
성(城)이 아무리 높고 해자가 천길 깊이라도, 성을 지키는 군사들이 병들고 무기가 녹이쓸면 끝내 지켜내지 못한다. 설령 갑옷으로 무장하고, 수많은 군마가 있고, 예리하고 강한 창검이 있어도 군사가 겁을 집어먹고 도망을 치면 성은 결국 무너지고 만다.
골프 실력이라는 역량과 멘탈이 먼저다. 소위 '장비빨'이라며 비싼 골프클럽으로 무장을 해도 내 역량이 부족하고, 멘탈이 약하면 골프는 무너진다.
동반자가 누구냐가 가장 큰 문제다.
골프는 '실력보다 예절'이라고 누차 들었다. 동반자 간의 화합과 매너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18홀을 치면서 하늘과 땅은 한때 놓칠 수도 있겠지만 다음 홀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나의 작은 말 실수와 비매너로 잠깐하는 사이에 잃어버릴 수있다. 이렇게 잃어버리면 되찾기도 어렵다. 골프도 그렇고, 전쟁도 그렇고, 인생도 그렇다.
정말, 사람이 먼저다.
<맹자>에서 읽는다.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 하늘이 주는 때는 땅의 잇점만 못하고, 땅의 잇점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바람,
평화를 바라며,
'和'風扇(화풍선)을 써서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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