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아닌 바보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들 2013. 1. 2. 18:44 Posted by 문촌수기

바보 아닌 바보 이야기

저녁 밥을 먹으면서 딸아이가 쫑알 쫑알 얘기 합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 한다더니 쫑알대는 아이의 말이 귀엽습니다. 지금 초등학교 2학년 아이입니다.
지난 주부터 존댓말 사용을 약속하더니 생각이 날때만 존댓말을 씁니다.

"아빠. 제가요. 낮에 책을 읽었거든요.
그런데 참 이상해요.
옛날에 엄마가 병들어 누워 있는 불쌍한 아이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아이는 100원 하고 10원을 구분 못한데요.
동네 어른들이 바보같은 이 아이를 놀리려고
100원짜리와 10원짜리 동전을 손바닥에 놓고
하나만 가지라고 했데요.
그런데 이 아이는 10원짜리만 가지는 거예요.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며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놀렸어요.
이 아이는 정말 바본가 봐요.
아마 10원짜리가 금색이라서 금으로 착각했나 봐요.
그런데.......마을의 원님도 이 이야기를 들었대.

(여기서부터 말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

원님도 진짠가 싶어서 이 바보를 불러
100원짜리와 10원짜리 중 하나만 고르게 했는데
또 10원짜리를 골라 집으로 가더래.
진짜 바보지?
원님은 부하를 시켜 몰래 따라 가라고 했는데
바보는 가지고 온 10원짜리 동전을
뒷마당 장독대를 열어 넣었어.
그런데 그 장독 안에는 10원짜리 동전이 가득했대.
원님이 물어봤는데 엄마 병 고치려 돈을 모았대.
그런데 아빠. 이상하지?
왜 100원짜리를 가져왔으면 더 빨리 엄마 병 치료했을텐데 왜 그랬을까요? 정말 바보 아니예요?"

"참 재미있는 이야기구나. 어디서 읽었니?"

딸아이를 뱃속에 가지고 누워있는 아내에게 생일 선물로 사다준 책이었습니다. 나는 아내에게 선물하고 아내는 아이에게 읽어주며 태교하였던 그 책을 8년이 지나 그 뱃속의 아이가 읽고서는 다시 내게 들려줍니다.

"정말 바보 아닌 바보구나......................."

그 뒤, 제가 딸아이에게 뭐라고 얘기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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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11. 1 황보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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