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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이야기

잘 산 사람, 잘 죽는다.

by 문촌수기 2013. 1. 3.

(3)잘 산 사람, 잘 죽는다.

가끔 이런 생각에 잠겨 봅니다.
만약 죽음이 예상치 않고 갑자기 찾아왔을 때 나는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요?
싫다며 도망쳐야 합니까? 아님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며칠만 여유를 달라고 합니까? 아님 당당하게 기다렸다며 가자고 합니까?
인연의 끄나풀로 칭칭 동여진 사람이라면 차마 죽음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며 또한 미련과 후회를 남겨둔 이라면 결코 죽음 앞에서 당당해 질 수 없겠지요.
오죽하면 하느님의 아들이라 칭하였으며 '유대인의 왕'이라하였던 예수마저도 십자가에 못박혀 죽음이 목전에 달하였을 때 "엘리 엘리 레마, 사박타니?"라고 했겠습니까? 이말은 "오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 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 입니다. 얼마나 깊은 회환과 원망이 서린 절규입니까? 얼마나 고통스런 단말마입니까?
죽음이 당신을 찾아왔을 때 아님, 지금 바로 죽게 되었을 때 최후의 일갈(一喝 )은 무엇입니까?
후회없는 삶을 살고 삶의 회환과 미련이 하나 없어 언제든지 죽음 앞에 당당한 삶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장자는 이렇게 전합니다.

" 삶은 죽음의 동반자. 죽음은 삶의 시작. 그 누가 아랴? 어느 것이 먼저인지.
사람 삶은 기의 모임이니, 기가 모이면 태어나고 기가 흝어지면 죽는 것이어라.
죽음과 삶이 동반자이기에 나 또한 무엇을 걱정하리"
--- <장자, 외편 22. 지북유>

어떻게 사는 것이 어떻게 죽는 것인가를 결정합니다.
잘 사는 사람은 진정 잘 죽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살다 어떻게 죽을 것입니까?
이것이야 말로 생의 최고 화두(話頭)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2000. 10. 14 황보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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