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까닭은? (1)-천상천하 유아독존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입니다.
작은 나라의 왕자로 오시어 온세상의 등불이 되신 부처님께서는 왜 이 세상에 오셨을까 새삼 생각해보게 됩니다.
누구나 깨닫기만 하면 부처님이라 합니다. 나도 깨닫기만 하면 부처님이라 합니다.
따라서 2600여년전, 음력 사월초파일 오늘 오신 부처님은 정확하게 석가모니 부처님을 두고하는 말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의 본명은 고타마 싯다르타입니다.

고타마왕자님의 아버지는 슛도다나 정반왕이시고 어머니는 마야부인 왕비이십니다.
마야부인 꿈 속에 하얀 코끼리가 부인의 옆구리로 들어오는 꿈을 꾸십니다. 그래서 잉태하신 분이 바로 석가모니부처님이십니다. 일종의 태몽이지요. 달이 차고 해산일 가까워지자 예전 우리네 풍습과도 같이 마야부인은 친정나라로 가시게 되었습니다. 많은 시녀들과 신하들이 왕비마마를 함께 따랐겠습니다.
왕비마마 행렬이 아름다운 룸비니 동산을 지나갈 적에 마야부인은 불행하게도 심한 산통을 겪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동산의 나무 밑에 천막으로 치고 거처를 마련하여 부인은 해산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만 난산(難産)이었나 봅니다.
물론 전설에는 신비스럽게 전해져옵니다만 곰곰이 생각하면 분명 난산이었나 봅니다. 부인은 정상적인 분만을 하지 못하시고 일어나시어 나무가지를 잡고 아이를 낳게되는데....어찌 이런 일이? 아이가 옆구리를 뚫고 태어났답니다.
태몽의 하얀 코끼리가 옆구리를 뚫고 들어온 그 자리로 아기가 태어났다합니다. 요새 상식으로 이해하자면 제왕절개수술이 아니겠습니까?
아무튼 왕자님이 탄생하시었다니 전령은 슛도다나 왕에게 이 기쁨을 전하고 나라는 온통 잔치 분위기였을 겁니다. 그러나 마야 부인은 그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시고 일주일만에 돌아가시게 됩니다. 당시의 의술로서는 감당키 어려운 수술이었나 봅니다. 불행한 왕자님의 탄생이십니다.

왕자님의 탄생에 있어서 가장 신비스런 점은 지금부터 이야기됩니다.
바로 이 이야기 속에 부처님이 이 세상 오신 까닭이 담겨있을 겁니다.
어머니의 옆구리를 뚫고 태어나신 왕자님은 손가락 하나를 높게 들고 아장아장 동서남북으로 일곱 걸음씩을 걸어다니시며 크게 외쳤답니다.

" 天上天下 唯我獨尊 !"

천상천하 유아독존 !


[고타마 싯다르타 왕자님의 탄생 - 송광사 대웅보전 불단 팔상도 제2상 (비람강생상)]


이 말을 그대로 옮기면,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엄하도다." 입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거짓말도 유분수지'라며 믿지 않으려 말고 이야기를 들어야 됩니다. 인류의 위대한 성인들의 탄생에는 이렇듯 신비스런 일들이 나타나며 또 그렇게 꾸며지기도 합니다. 그 까닭을 이해하고 깨우치기를 노력하여야지 따지지 말기 바랍니다.

'하늘 위, 하늘 아래, 오직 나 홀로 존엄하다'!?

'오직 나 홀로' 라니 누구 말입니까?
고타마 자신만이 그러하단 말입니까?
아닙니다.
이 글을 읽고 이 말을 깨닫는 모든 이들이 바로 '오직 나'이며 그런 '나'는 이 세상에서 가장 존엄한 자 입니다. 고타마 한사람의 '오직 나'가 아닌, 이 글을 쓰는 나 자신에게도 '오직 나'요,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자신에게도 '오직 나'자신이 가장 존엄한 존재입니다.
곰곰이 생각해봅시다. 이 세상에서 정말로 정말로 가장 소중하고 존엄한 것이 무엇인가를............. 진실로 진실로 '나' 자신 아닙니까? 내가 없으면 무슨 소용있습니까?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바로 이러한 '자아 존엄성'을 선언하시기 위해 이세상에 오셨습니다. 우리 어리석고 미혹한 중생들로 하여금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고 깨끗하게 꾸미는 일에 정진케 하시기 위하여 제 어미를 죽이면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진대 어찌 더러운 곳에 가서 자신을 더럽히겠습니까?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할진대 어찌 게으름과 방일함으로 자신을 함부로 다루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자신이 가장 존엄할진대 어찌 이 세상의 어둠과 고통을 못들은 채 하고 자신의 영욕만을 채우려 하겠습니까?

우리 모두는 이제부터라도 가장 존엄한 나를 가꾸고, 가장 소중한 나를 가꾸어 나가는 일에 게으름이 없도록 정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 오늘 우리는 다시 한번 '자아의 존엄성'을 자각하고,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는 일에 게으름 없이 정진해나갑시다.

나무아미타불. 나무아미타불.

2001. 5. 1. 一如 황보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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