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어린 왕자는 스승과 함께 백성들이 사는 성밖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뙤약볕이 내리 쬐는 날에도 힘들게 일들을 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어린 왕자는 고민에 잠겨 물었습니다.
"저들도 나와 같은 사람입니까?"
"그렇습니다. 왕자님과 같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들은 왜 저렇게 힘들게 일을 하면서 살아갑니까?"
"누구나 힘들게 일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왕자님"
어린 왕자는 고민이었습니다. 저들도 나와 같은 사람인질대 어찌 살아가는 모습이 저렇게 고통스러울까? 내가 왕자인데 어떻게 저 백성들의 고통을 들어줄 수 있을까 깊은 상념에 잡혔습니다.
다음 날 또 다른 문을 나서게 되었습니다. 늙을대로 다 늙어 누추하고 쪼글아 들어 몰골히 흉하며, 자신을 가누지도 못하고 지팡이를 잡고 겨우겨우 걸어다니는 노인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어린 왕자는 의아하여 물었습니다.
"저것이 무엇입니까?"
"나이 드신 노인들입니다. 왕자님."
"나이가 들면 누구나 다 저렇게 됩니까?"
"그렇습니다. 왕자님께서도 나이가 들면 저렇게 되실 것입니다."
늙어간다는 것은 고통이라는 것을 왕자님은 알았습니다. 사람은 어떻게 하면 늙어가도 고통 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어린왕자는 고민이었습니다.
다음날 왕자는 스승과 함께 또 다른 문을 나섭니다. 거리에는 팔다리가 성치 못하고 얼굴이 흉측한 병자들이 쓰러져 신음을 하고 있습니다.
"저것들은 또 무엇입니까?"
"병든 자입니다. 왕자님."
"왜 저들은 병이 들었습니까?"
"저 들만 병이 드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자기 뜻과 관계 없이 병이 들 수 있습니다."
"나도 저들처럼 병들 수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왕자님"
왕자님은 이만 저만 고민이 아니었습니다. 누구나 병들 수 있으며 병든 이들의 고통을 어떻게 해야만 들어줄 수 있을지 여간 걱정이 아니었습니다.
어린 왕자는 다음 날 스승과 함께 또 다른 문을 나섭니다. 거리에서 장례행렬 만납니다. 사람들이 죽은이를 들 것에다 올려 들고 갑니다. 유족들이 슬퍼하며 따라갑니다. 그리고 장작더미 위에 죽은 이를 올려놓고 태웁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을 목격하였습니다. 왕자님은 스승께 물었습니다.
"무슨 일을 하는 것입니까?"
"죽은 가족을 저 세상으로 떠나보냅니다."
"죽는다는 것이 뭡니까?"
"이 세상의 인연을 다하여 떠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이와 영원히 함께 할 수 없습니까?"
"그렇습니다. 왕자님이 태어나실 적에 어마마마와 헤어지셨듯이 언젠가는 사랑하는 아바마마와도 헤어질 것입니다."
어린 왕자는 죽는다는 것은 고통스럽고 헤어지는 것은 두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떻게 하면 죽음에서도 해방되고 헤어짐에도 고통을 받지 않을까? 어떻게 해야만 저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까 고민이었습니다.
어린 왕자는 이렇게 살아가고 늙어가고 병들어가며 죽어헤어진다는 것, 생로병사가 모두 고통인 것을 일찍 깨닫고 어떻게 하면 이 고통을 완전히 일시에 해결할 수 있을까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어린 왕자가 나무 아래앉아 오랫동안 깊은 명상에 잠겨있는데 주변의 다른 나무들은 시간을 따라 해를 따라 그늘이 옮겼는데 오직 왕자님에게 그늘을 드리우고 있던 나무만 그냥 그대로 왕자에게 서늘한 그늘을 드리우고 있었다 합니다. 아버지 슛도다나 왕은 그러한 왕자의 거룩한 모습을 먼 발치에서 보고 두 손을 모아 예배를 드렸다합니다.
이렇듯, 부처님께서는 미혹과 욕정에 사로잡혀 길을 잃고 헤매는 중생의 고통을 해결해주시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가봅니다.
그러나, 부처님이 천번 만번오시어 우리 삶의 고통을 덜어주신다해도 내가 해결하지 못하면 그 누가 나를 도와 나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겠습니까? 자신에 의지하여 스스로를 돕지 않으면 부처님인들 예수님인들 다 무슨 소용있겠습니까?
스스로를 구하는 일에 게으름이 없어야 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 오신 까닭은 정녕 그러할 것입니다.
2001. 5. 1. 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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