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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스토리텔링

육조 혜능 이야기 ㅡ 쌍계사 금당

by 문촌수기 2017. 5. 5.
중국 선종, 돈오사상의 육조 혜능을 하동쌍계사에서 만났다. 가람의 맨 위에 쌍계사 창건설화가 담긴 혜능의 머리를 모셨다는 금당이 있었다.

돈오문

[육조정상탑ᆞ금당ᆞ세계일화조종육엽]
전하는 말로 '추사가 현판을 썼다'지만, '추사체로 쓴 현판'이라는 말이 맞을 것이다.

금당의 벽화에는 혜능의 이야기가 그려져있다. 참 좋은 발견이다. 여느 절에서 쉽게 찾을 수 없는 벽화이다.
나는 사찰의 전각을 찾을 때면 전각의 주인공을 예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벽화 이야기를 찾아 보고자 탑돌이 하듯이 전각의 뒤로 돌아간다.

어려서 아버지를 여윈 외아들 혜능은 장작 땔나무를 팔면서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가난하게 살았다.

어느날 장작 주문을 받고 관숙사에 배달갔다가 한 손님의 <금강경> 읽는 소리를 들었다. 이내 묻기를 "어디서 오셨기에 이 경전을 읽습니까?" 하였다.
손님이 대답하길, "나는 기주 황매현에서  오조 홍인화상을 예배하고 오는 길인데 화상께서는 <금강경>한권 만 지니고 읽으면 자성을 보게되고 곧 바로 부처를 이루게 된다고 권하였습니다." [견성성불]
이 말을 듣고 혜능은 어머니를 하직하고 오조 홍인을 찾아 나섰다.

오조 홍인화상을 뵙고,
"저는 영남 사람으로 오직 부처되는 법을 구하러 왔습니다."라고 혜능이 말하니, "너는 영남사람으로 오랑캐[갈료ᆞ사냥개]이니 어찌 부처가 될 수 있단 말인가?"

이에 혜능이 대답하길,
"사람에게는 남북이 있지만 부처의 성품에는 남북이 따로 없습니다.(불성무남북-佛性無南北)
저는 오랑캐의 몸이라 스님과 같지 않사오나 부처의 성품에  무슨 차별이 있겠습니까?"하였다.
화상은 젊은이와 더 이야기 나누고 싶었지만 좌우의 대중이 둘러 서 있는 것을 보고 그만두시고서는 혜능에게 방앗간 일을 맡겼다. 혜능은 여덟 달 남짓 방아를 찧었다.

홍인화상이 제자들에게 본래의 성품과 반야의 지혜로 게송을 지어라 하시고, "큰 뜻을 깨친 자에게 나의 가사와 법을 부촉하여 육대 조사가 되게하리라." 하셨다.
이에 모든 제자들은 당연히 빼어난 제자이자 교수사인 신수 상좌에게 의지하며 게송을 짓지 않았다.
신수는 밤중에 촛불을 켜들고 남쪽 복도 벽 위에 게송을 지어 써 놓았다.

"몸은 보리의 나무요.
마음은 밝은 거울과 같아라.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서
티클 먼지 묻지 않게  하리라."
身是菩提樹 心如明鏡臺
時時動拂拭 勿使惹塵埃

오조 홍인대사께서 보시고 문인들을 불러모아 게송 앞에서 향을 사루게 하시니 사람들이 모두 공경하는 마음을 내었다.
오조 스님께서 말씀하시길,
"너희들은 모두 이 게송을 외라. 그리하면 자성을 볼 것이요. 이에 의지하여 수행하면 타락하지 않을 것이다." 하였다.
오조 스님이 따로 신수상좌를 거처로 불러 이르셨다.
"네가 지은 이 게송은 소견은 당도하였으나, 다만 문 앞에 이르렀을 뿐이구나. 하지만 아직 문안에 들어오지는 못하였으니, 며칠동안 더 생각하여 다시 게송을 지어 나에게 보여라. 만약 문 안에 들어와서 자성을 보았다면 너에게 가사와 법을 부촉하리라"
요샛말로 2% 부족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신수는 며칠이 지나도 게송을 다시 짓지 못하였다.

방앗간 옆을 지나던 한 동자가 신수의 게송을 외고 지나가니, 혜능이 물었다.
그리하여 그간의 일을 혜능도 알게 되었다. 동자에게 부탁하여 혜능도 조사당의 남쪽복도에 이르러 신수의 게송에 예배하였다.
하지만 혜능은 글자를 몰랐다. 읽어주기를 청하여 듣고서 그 대강의 뜻을 알았다. 혜능은 또한 한 게송을 지어 글을 쓸 줄 아는 이에게 청하여 서쪽 벽 위에 쓰게 하였다.

보리는 본래 나무가 없고,
밝은 거울 또한 받침대가 없으니,
부처의 성품은 항상 깨끗하거니
어느 곳에 티끌 먼지 있으리오.
菩提本無樹 明鏡亦非台
本來無一物 何處惹塵埃

또 게송에서 말하길,

마음은 보리의 나무요.
몸은 밝은 거울의 받침대라.
밝은 거울은 본래  깨끗하거니
어느 곳이 티끌 먼지로 더럽히리오.
心是菩提樹  身爲明鏡臺 
明鏡本淸淨  何處染塵埃  

오조 스님이 문득 혜능의 게송을 보시고 큰 뜻을 알았으나, 여러 사람들이 알까 두려워서 대중에게 말씀하시길 "이 또한 아니로다!"  하셨다.

오조스님은 밤중 삼경에 혜능을 조사당으로 불러 <금강경>을 설해주고, 돈오법[돈법]과  가사를 전하며 육대 조사의 징표로 삼았다. 그러고선 남쪽으로 속히 떠날 것을 명하셨다.
혜능이 가사와 법을 받고 밤중에 떠날 적에 오조스님께서 강역까지 나오셔서 전송해주셨다.
"너는 법을 가지고 남쪽으로 가되, 삼 년동안은 이 법을 펴려 하지 말라"고 하였다.

두 달 가량 지나서 대유령에 이르렀을 때에 뒤에서 수백의 군중이 쫓아와서 혜능을 해치고 가사와 법을 빼앗고자 하다가, 반쯤와서 다들 되돌아 간 것을 몰랐었다. 오직 한 스님만이 돌아가지 않고 쫓아 덮치려하니, 혜능은 가사를 돌려 주었다. 그러나 그 스님은 받지않고, 오직 법을 구함이라고 하였다. 그 스님의 성은 진이요. 이름은 혜명이다.
혜능은 고갯마루에서 문득 혜명에게 법을 전하니, 말끝에 마음이 열린 혜명에게 "곧 북쪽으로 돌아가서 사람들을 교화하라"고 하였다.
ㅡ <돈황본 단경 편역> 참조
오랫동안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가 혜능은 출가를 결심하고 절을 찾아간다. 그동안 혜능은 수계도 받지못했으니 스님도 아니었다.
절마당 당간에 펄럭이는 깃발을 보고서 스님들이 두 편으로 갈려 언쟁을 벌이고 있다. "깃발이 펄럭이는 것일세." "아닐세. 바람이 부는 것일세."
뒤에서 듣고있던 혜능이 조용히 끼어든다.
"움직이는 것은 깃발도 아니고, 바람도 아닙니다. 그것은 스님들의 마음일 뿐입니다." 이 한마디에 그릇됨을 알아본 큰스님 인종에게서 수계를 받고, 스님이 되어 오조홍인의 의발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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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넷ㅡ고교윤리교실ㅡ불교사상의 전개

<인도 불교의 중국 전래와 선종>
1>석가세존⇒(拈華微笑) 2>마하가섭⇒ 3>아난⇒ 4>상나화수⇒ ....27>반야다라 ⇒ 28>보리達摩(527년 중국도래)
 "敎外別傳, 不立文字, 直指人心, 見性成佛”(교외별전, 불립문자, 직지인심, 견성성불)

'달마서래의!'  달마는 중국으로 건너와 중국선종초조가 되었다.

♣중국 禪의 祖師                                 
초조 보리달마⇒ 2조 혜가⇒ 3조 승찬⇒ 4조 도신⇒ 5> 홍인⇒ 6조 혜능(慧能,조계-남조)과 신수(神秀,-북조)⇒⇒ 강서 마조⇒ 남악 석두⇒ 남전 보원⇒ 백장 대지⇒ 조주 진제 ------  설봉 진각......
선종5가 (위앙종, 임제종, 조동종, 운문종, 법안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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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불교 사상을 아주 흥미롭게 읽었던 책이 있다. 최인호의 <길없는 길>이다. 길은 언제나 나의 제일화두이다. 이 책은 중국 선불교의 육조 혜능까지 내려오는 계통과 한국 선불교의 경허스님 계통을 들려주었다.

<육조단경>은 나의 독서 애장도서의 한권이다. 육조 혜능의 사상을 읽을 수 있다. 깨달음을 주는 훌륭한 책이다.
혜능은 "마음을 알아 자성을 보면 스스로 부처의 도를 성취하나니, 당장 활연히 깨쳐서 본래의 마음을 도로 찾는다."
(식심견성ᆞ자성불도ᆞ즉시활연ᆞ환득본심)라고 말하면서, 견성과 돈오를 전하였다. ㅡ 육조단경 편역에서

<신수의 게송>
신시보리수. 심여명경대.
시시근불식. 막사유진애

 <혜능의 게송>
보리본무수 명경역무대
불성상청정 하처유진애

심시보리수 신위명경대
명경본청정 하처염진애

혜능의 돈오송
有情來下種~정이 있어 씨앗이 내리네
因地果還生~땅에 인하여 과실로 다시 태어나네
無情亦無種~정이 없으니 씨앗 또한 없네
無性也無生~성품이 없으니 생 또한 없도다.

육조 단경 편역 명문
~도수통류, 하이각체


[참조]육조정상탑과 육조 혜능 이야기
 "깨달음은 출발을 뒤집는 것" -약선생이 만난 육조 혜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