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입니다. 아니, 생각하기엔 그렇게 오래전도 아닙니다. 2001년 5월 6일입니다. 날짜를 그렇게 정확히 아는 연유는 어린이 날임에도 불구하고 연휴를 맞아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 소헌이를 데리고 떠난 여행이기 때문입니다. 전라남도 강진의 다산초당과 백련사, 그리고 해남의 대흥사와일지암을 찾아순천 선암사 사하마을에서 하룻밤자고 이른 아침 선암사를 거쳐 송광사에 들렀기 때문입니다.
저로서는 위대하신 우리 스승의 현장을 찾는 매우 뜻깊은 여행이었습니다. 다산 정약용선생님과 대각국사 의천, 보조국사 지눌스님 등 우리민족의 정신사를 굳게 세우신 위대한 사상가의 현장을 찾아가는 순례길에 어린딸아이를 길동무로데려갔기 때문입니다.
아마 지금은 없을 것입니다.송광사 종고루를 지나 눈 앞에 식수대가 있기에물 한모금으로 목을 축입니다. 그 때 승보각 뒷벽에 써 붙여 놓은 시 한 수를 눈에 들어 왔습니다.
[2001. 5. 6 송광사에서- 캠코더에 잡힌 장면을 캡쳐했습니다.]
바람은 자도 / 꽃은 떨어지고
새소리에 / 산은 더욱 그윽하다.
새벽은 흰구름과 / 더불어 밝아오고
달은 물속에서 / 흘러간다.
하루종일 봄을 찾아도 / 봄은 안보여
짚신이 다 닳도록 / 온산을 헤매었네
봄 찾는 일 그만두고 / 집으로 돌아오니
울타리의 매화나무에 / 꽃 한송이 피어있네.
읽어보고읽어보고 또읽어보니 다산을 찾아, 의천을 찾아, 지눌을 찾아 먼길을 온 나를 비웃으며날 더러 되돌아가라는 듯 하였습니다.
"우리들 삶에 봄은 어디에 있습니까? 마음 밖에서 무엇을 구하러 돌아다닙니까?"
지금 나 살고 있는 이 곳, 지금내 마음.
지금네가 있는 곳이 천국이요 지금 네가 만나는 사람이 천사니라!! 저도 이말을 마음에 새겨두려 하는데...쉽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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