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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

0115 절차탁마

by 문촌수기 2020. 4. 19.

"청산 속에 묻힌 옥도 갈아야만 광채 나고
낙락 장송 큰 나무도 깎아야만 동량되네

공부하는 청년들아 너의 직분 잊지 마라
새벽 달은 넘어 가고 동천 조일 비쳐 온다."

 

나 어릴 적 선친께선 술이 얼큰해지면 젓가락을 두들기며 이 노래를 부르셨다. 씩씩한 박자에 나 어린 가슴에도 권학의 울림이 있어 좋아하게 되었다. 교편을 잡고 이듬해 담임을 처음하면서, 우리반 아이들에게도 이 노래를 가르쳤다. 조회와 종례를 할 적에 주먹을 쥐고 교탁을 두들기며 이 노래를 종종 불렀다. 아이들도 책상을 두들기며 씩씩하게 따라 불렀다. 수업반 아이들도 가르쳐 달라해서 함께 불렀다. 광채나는 보배되고 나라의 큰 동량되기를 바랬다.
사람도 절차탁마해야 인간이 된다.

01-15 子貢曰: “詩云: ‘如切如磋, 如琢如磨’, 其斯之謂與?” 子曰: “賜也, 始可與言詩已矣, 告諸往而知來者.” (자공왈, 시운: '여절여차, 여탁여마', 기사지위여? 자왈: 사야, 시가여언시이어, 고저왕이지래자.)

~자공이 말하였다. "시경에 '절단하고 다시 간 듯하며, 쪼아놓고 다시 또 간 듯하다' 하였는데, 이것을 말함일 것입니다."
공자 말씀하시길, "사(자공)는 비로소 더불어 詩를 말할 만하구나. 이미 말해 지나간 것을 듣고서, 앞으로 올 것(말해 주지 않은 것)을 아는구나."

Tsze-kung replied, "It is said in the Book of Poetry, 'As you cut and then file, as you carve and then polish.'-The meaning is the same, I apprehend, as that which you have just expressed."

절차탁마

자공이 앞에서 '빈이무첨, 부이무교'를 여쭈고, 스승에게서 '빈이락 부이호례'의 말씀을 듣고서야, 더 배우고 점차로 수양-선돈오 후점수-해야 할 것을 깨달아 이 詩를 인용한 듯하다. 도를 얻고 참사람되는 공부는 끝이 없구나.

+ 절차탁마(切磋琢磨)
切(끊을 절)은 뼈를 자르는 것이요
磋(갈 차)는 상아를 다듬는 일이요.
琢(다듬을 탁)은 옥을 쪼는 것이고,
磨(갈 마)돌을 가는 일이 磨다.
<시경>, 위풍(衛風)의 기욱편(淇澳篇)이 원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