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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

0623 제 노릇도 못해서야?

by 문촌수기 2020. 12. 1.

공자님께서는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政者正也, 논12-17]'라 말씀하셨다. 바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군군신신 부부자자'라며 '이름다움'의 정명(正名)을 가르치셨다. 정의를 구현하는 정치를 한답시고 부정을 저지르면 그것은 정치도 아니요, 남에게 요구하면서 자기는 예외로 다루면 정의가 아니다. 늦더라도, 어렵더라도, 설령 뜻을 다 이루지 못할지라도 끝까지 공명정대해야 할 것이다.
"政不正, 政哉(정부정 정재),
政者正也(정자정야).~ 정치가 바르지 못한데, 정치라 할 수 있겠는가?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이다."

그 '이름(名)을 바르게(正)'하려면 어떠해야할까? '나다움'을 물어본다. 무엇이 '나다움'일까? 내가 나답다라고 하는 것이 과연 나다움이 맞을까? 아닐 것이다. 그럼 남들이 "이런게 너 다운 거야"라고 말해 주는게 과연 나다움일까? 그것도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만드는 나다움'과 '남이 알아주는 나다움'의 교집합이 나다움일까? 법대로 따르는 것이 나다움일까? 글쎄, 과연 그럴까?
나다움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정녕 행복할텐데...
분명 나에게 주어진 직분과 책임이 내 삶의 즐거움이 된다면 참 행복이라 할 것이다.

06‧23 子曰: “觚不觚, 觚哉! 觚哉!”
(고불고, 고재! 고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모난 술그릇인 고(觚)가 모나지 않으면, 모난 술그릇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The Master said, "A cornered vessel without corners-a strange cornered vessel! A strange cornered vessel!"

고불고 고재
亞자형, 모난 술잔(方觚ㆍ방고)
술잔, 고ㆍ작ㆍ가(왼쪽부터)

*고(觚):옛날, 몸통이 4각 또는 8각으로 된 술잔.
*작(爵):청동으로 만든 다리가 세 개 달린 고대 술잔.
*가(斝):고대의 주둥이가 둥글고 다리가 세 개인 술잔

고ㆍ작ㆍ가는 모두 술그릇으로 상(商)대의 무덤에서 한 조가 되어 부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에는 상당히 중요시되었던 예기였다.
모난 술잔인 고와 다리가 셋인 청동술잔 작과 주둥이가 크고 넓은 술잔 가 등, 무덤에 부장되는 술잔의 수량은 귀족의 신분 등급을 표시한다.

@ '政者正也(정자정야)'와 같이 동음어로 뜻풀이 한 글이 <중용>에서도 찾아 읽는다.
'仁者人也,...義者宜也'(인자인야...의자의야)
'사랑은 사람이요, 정의란 마땅함이다.'
ㅡ 사랑하지 않으면 사람답지 않으며,
속임수와 반칙은 결코 의롭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