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발령을 받고 고향을 떠나올 때, 선친께서 붓을 들어 글을 써주셨다. '학불염이교불권(學不厭而敎不倦)'.
<맹자>에 나오는 글귀다. 좌우명으로 삼고 교직 생활을 했다. 맹자가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니라, 공자선생님께서는 그려셨다고 기록한 것이다. 스스로를 好學者라 칭한 공자님이시다. 맹자가 기록한 공자님의 말씀의 출처가 바로 이것이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님의 말씀에서 의아한 것은 '묵이지지'였다. '묵이식지'라고 읽는 줄 알았는데 '묵이지지'라 읽는다고 했다. 왜 그럴까? 무슨 차이가 있을까? 공부를 더했다. 주자는 識를 '기억한다'는 뜻의 '지'로 읽고 묵이지지라고 하였다. 논어의 집주에서 默識(묵지)를 '不言而諸心(불언이저심)'이라하여, '말하지 않고 마음에 간직함'이라 풀이하였다. 일설에는 默識(묵식)이라 읽고 '不言而心解(불언이심해)'라 하여 '말하지 않고 마음속에 이해하는 것'이라 하였지만 앞에서 한 말이 옳다고 하였다.
묵이지지든 묵이식지든간에 나의 의문은 또 '묵(默)'에 있었다. 오래 전에 해인사에서 열린 템플스테이에 참여했었다. 생활 속에 지켜야 할 4가지 규칙을 주었는데, 그 첫번째가 묵언(默言)이었다. '입다물고 말하지 않는다'는 이 계명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입은 들어오는 구멍이기도 하지만 나가는 구멍이기도 하다. 특히 말을 많이 하면 내 마음 속에 간직한 것들이 많이 새어 나간다. 입을 다물고 마음 속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기면 기억은 오래가고 지식은 자라나서 내 것이 된다.
07‧02 子曰: “黙而識之, 學而不厭, 誨人不倦, 何有於我哉?” (묵이지지, 학이불염, 회인불권, 하유어아재?)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묵묵히 기억하며,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으며 가르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것, 이 중에 어느 것이 나에게 있겠는가?"
(~ 이 세가지를 다 갖추셨음에도 겸손하고 겸손하여 한 말씀이다.)
The Master said, "The silent treasuring up of knowledge; learning without satiety; and instructing others without being wearied."
<맹지>에서는 '공자님께서는
"배우기를 싫어하지 않고, 가르치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고 말씀하셨다.' ㆍ 학불염이교불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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