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춘천 마라톤을 달렸다. 처음 도전하는 풀코스라서 설래고 긴장되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출발 총성을 기다리고 있다. 옆에 선 낯선 여성이 붙임성도 좋게 말을 건냈다. "처녀 출전이세요? 저도 처녀 출전이라예." "아? 예~~" 그저 웃음으로 답했다. 얼굴을 붉힐 뻔 했다.
같은 길[道]을 걷는 이를 도반(道伴)이라 한다. 같은 도를 수행해도 먼저 도달하는 이가 있고 늦게 도달하는 이가 있다. 중도 포기하는 자도 허다하다.
다행히 나의 풀코스 43.195km, 첫 도전은 4시간 30분대로 완주했다. 처녀 출전한다던 여성은 출발 총성과 함께 헤어졌다. 덕분에 재밌는 추억 만 남았다.
09 29 子曰: “可與共學, 未可與適道; 可與適道, 未可與立; 可與立, 未可與權.”
( “가여공학, 미가여적도; 가여적도, 미가여립; 가여립, 미가여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더불어 함께 배울 수는 있어도 함께 도에 나아갈 수는 없으며, 함께 도에 나아갈 수는 있어도 함께 설 수는 없으며, 함께 설 수는 있어도 함께 권도*를 행할 수는 없다."
(~동문이라도 진로가 같지 않고, 같은 길을 걸어도 나란히 설 수 없다. 함께 서 있어도 저울 추가 같을 수 없다.)
The Master said, ‘There are some with whom we may study in common, but we shall find them unable to go along with us to principles. Perhaps we may go on with them to principles, but we shall find them unable to get established in those along with us. Or if we may get so established along with them, we shall find them unable toweigh occurring events along with us.’
더하기>권도(權道)와 시중(時中)
*권(權)은 저울의 추를 말한다. 권도를 부린다 함은 능히 경중을 저울질하여 의리에 합치됨을 말한다. 즉, 사리를 분별하여 시의적절하게 처리함을 이른다.
<맹자> 진심편에 “執中無權ㆍ집중무권”이란 말이 있다. “가운데를 잡으면 저울 추. 권(權) 이 필요없다"는 뜻이다. 지나침도 없고 모자람도 없는 중용(中庸, the Golen Mean)은 미덕이다. 그렇다고 늘 변함없이 '가운데만 잡는 것(執中)'만을 고집하면 저울의 추 마저 필요없게 된다. 시의 적절한 임시변통의 쓰임[用]이 있어야 무게를 잴 수 있다. 그래서 "君子之中庸也(군자지중용야)는 君子而時中(군자이시중)이라" 한다. ㅡ《中용》에서.
사랑하지도 않고 미워하지도 않으며 늘 평정심을 고집하는 것은 執中이고, 사랑할 때를 알아서 사랑하고, 미워해야 할 사람을 가려서 미워하는 것은 時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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