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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놀기

1707 물들어도 더럽혀지지 않는다.

by 문촌수기 2022. 4. 10.

어머니 신사임당을 여윈 율곡 이이는 파주 자운산 선영에서 시묘살이를 마치고, 금강산에 들어가기 직전에 성혼(成渾)을 처음 만났다. 열아홉살의 이이와 스무살의 성혼은 이후 평생의 친구가 되었다. 성혼은 원래 창녕사람이나 화석정이 있는 곳에서 6킬로 정도 떨어진 지금의 폭포어장이 있는 우계(牛溪, 파평면 늘로리)에 살았다. 우계는 그의 호가 되었다.
어느 날 우계와 율곡은 친구 송강 정철의 생일잔치에 초대되었는데, 가서보니 기생들이 함께 있었다. 고지식한 우계는 기생을 못마땅히 여기었지만, 율곡은 웃으며 "물들어도 검어지지 않으니 이것도 하나의 도리라네"하며 함께 잔치를 즐겼다. 평생의 반려된 친구로 지내다가 율곡이 먼저 세상을 떠났고, 우계는 그보다 14년을 더 살면서 율곡을 잊지 못해 그의 기일이 되면 늘 소복을 입었으며, 율곡의 인품과 우정을 그리워하며 슬픔에 잠기곤 하였다한다.

17 07 佛肹召, 子欲往. 子路曰: “昔者由也聞諸夫子曰: ‘親於其身爲不善者, 君子不入也.’ 佛肹以中牟畔, 子之往也, 如之何?”
子曰: “然,有是言也. 不曰堅乎, 磨而不磷; 不曰白乎, 涅而不緇.
吾豈匏瓜也哉? 焉能繫而不食?”
(불힐소, 자욕왕. 자로왈: “석자유야문제부자왈: ‘친어기신위불선자, 군자불입야.’ 불힐이중모반, 자지왕야, 여지하?”
자왈: “연,유시언야. 불왈견호, 마이불린; 불왈백호, 날이불치. 오기포과야재? 언능계이불식?”)

필힐(진나라대부 조간자의 중모땅 읍재)이 공자를 부르자, 공자께서 가려고 하셨다. 자로가 말하였다."옛날에 제가 부자께 들으니, '직접 그 몸에 불선을 한 자는 군자가 <그 무리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필힐이 지금 중모를 가지고 반란하였는데, 부자께서 가려고 하심은 어째서 입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이러한 말이 있다. '단단하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갈아도 얇아지지 않는다. 희다고 말하지 않겠는가? 검은 물을 들여도 검어지지 않는다.' (남의 불선에 내가 물들지 않는다)
내가 어찌 뒤웅박과 같아서 한 곳에 매달려 있어 먹지 못하는 것과 같겠는가?"

Pi Hsi inviting him to visit him, the Master was in- clined to go.
Tsze-lu said, ‘Master, formerly I have heard you say, “When a man in his own person is guilty of doing evil, a superior man will not associate with him.” Pi Hsi is in rebellion, holding possession of Chung-mau; if you go to him, what shall be said?’
The Master said, ‘Yes, I did use these words. But is it not said, that, if a thing be really hard, it may be ground without being made thin? Is it not said, that, if a thing be really white, it may be steeped in a dark fluid without being made black?
‘Am I a bitter gourd! How can I be hung up out of the way of being eaten?’

날이불치

더하기> 매달린 뒤웅박
'여자팔자, 뒤웅박팔자'라는 옛날 속담이 있다. 만나는 남자에 따라서, 여자의 팔자가 달라진다는 말이니, 여자의 인생이 남자에게 매달려 있다는 뜻이다. 오늘날에는 맞지 않는 말이다. 남녀가 인연이 닿아 만나고 살아가면서 쉽게 끊을 수 없는 팔자에 매달려서 살아간다.
뒤웅박은 반으로 쪼개어 만드는 다른 바가지와는 달리 꼭지 부분에 주먹만한 구멍을 뚫어 속을 비워내고 만든 바가지다. 그 안에 곡식 등을 담는 일종의 씨바가지다. 통상 씨를 담아두고 비를 피하고 바람은 잘 통하는 처마밑 집벽에다 매달아 두었다.

매달려있는 씨바가지, 뒤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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