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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미술

BAC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by 문촌수기 2024. 6. 29.

작년 BAC소공연장에서 강연으로 들었던 "마지막 낭만주의자, 라흐마니노프"를 이번에는 피아노협주곡 연주를 직접 관람했다. 그것도 단 한 명의 피아니스트가 3개의 협주곡을 연주하고 오케스트라 지휘까지도 하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한다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2번. 나는 그 2악장의 느린 연주에 숨이 넘어갈 듯한 엑스터시와 카타르시스에 빠진다.
더하여, 임윤찬이 2022년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하여 대회 최연소 우승의 감동을 가져다 준 피아노협주곡 3번을 실황 연주로 다시 듣게 되어서 흥분되었다.
라시코프스키는 연주와 지휘를 매끄럽게 이어가면서 타건하고 나래짓을 하면서 지휘하였다.

커튼콜

ㅡ아래글) <내 마음의 클래식>, 서기열, 반도출판사에서 발췌함

"나는 특별히 러시아 음악을 쓰려고 억지로 시도하지 않았다. 그러나 나는 러시아 작곡가이며 러시아는 나의 기질에 영향을 주었고, 따라서 나의 음악은 나의 기질에 따라 러시아 음악이 될 수밖에 없다. 나는 그저 내마음에 차 있는 것을 음악으로 명료하게 나타내려고 하였다”.  ㅡ 라흐마니노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은 언제 들어도 좋지만, 특히 차가운 계절엔 각별한 느낌을 줍니다. 아마도 차가운 저울이 주는 정취가 러시아적인 우수와 로맨스를 그려내고 있는 감성과 일치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Encóunter ㅡ 데이비드 린이 연출한 1945년 영국 영화로, 노엘 코워드의 희곡 〈Still Life〉(정물)를 각색했다.

유튜브에 올라 온 오래된 흑백영화 데이비드 린 감독의 <밀회 Brief Encounter>는 각기 가정을 가진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결국 헤어진다는 내용인데 영화속에 흐르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선율은 안타까운 분위기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종소리를 연상게 하는 장주한 피아노 서주에 이어 극적인 주제로 시작하는 1악장을 거쳐 아주 느린 템포를 가진 아름다운 2악장에 이르면 꿈같은 환상곡으로 변합니다. 3악장에서 빠른 템포의 눈부시게 강렬한 악장을 거쳐 피날레의 불꽃같이 화려하고 장대하게 끝을 맺는 그 여정은 가슴이 시리도록 다가옵니다.
쇼팽, 리스트 그리고 차이콥스키로 이어지는 낭반주의 피아노 음악의 마지막 시대를 장식했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오늘날 차이콥스키의 '피아노협주곡'과 더불어 가장 사랑받는 명곡입니다, 그러나 이 곡이 탄생하기까지 라흐마니노프는 그의 삶에서 가장 흑독한 시기를 보내야만 했습니다.
1897년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홀에서 글라주노프의 지휘로 초연되었던 그의 교향곡 1번은 그가 연주 당일 술에 취한 상태로 지휘한데다 미숙한 연주지들로 구성되어 참담한 실패로 끝났습니다.
엄청난 시간을 들여 아심차게 준비한 교향곡의 실패가 가져다준 충격은 라흐마니노프에게 심각한 우울증을 가져왔고 3년 동안이나 곡을 쓰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당시 그는 자기의 첫사랑(고모의 딸인 나탈리아)과의 결혼이 고모의 반대로 무산된 상황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나중에 어렵게 결혼하게 됩니다. 다행히 1900년 니콜라이 달박사의 치료로 우올증의 긴 터널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그의 교향곡 1번은완벽한 작품로 재평가를 받았지만 초연의 불운은 그의 삶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움과 동시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계기가 되었습니다
니콜라이 박사에게 헌정된 피아노협주곡 2번은 1901년 11월 9일 모스크바에서 라흐마니노프가 초연했고 그 성공으로 작곡가로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하게 됩니다.
피아노협주곡 2번은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극복한 라흐마니노프의 좌
절과 고되 그리고 의지가 담긴 그의 자서전입니다.
이 곡은 인기만큼 명연주도 많은데 그 중 스토코프스키가 지휘한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연주한 1929년 모노 음반, 최고의 명연으로 손꼽는 리흐테르의 연주 그리고 라흐마니노프보다 라흐마니노프다운 연주가라는 평을 받았던 바이센 베르크가 카라얀과 협연한 1972년 녹음도 들어야 할 명연주입니다.

리흐테르가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LP

■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Ilya Rashkovskiy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는 하마마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 롱티보 크레스팽 콩쿠르 2위, 아서 루빈스타인 국제 피아노 마스터 콩쿠르 3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4위 등 세계 유수의 콩쿠르를 석권한 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촉망받는 피아니스트 중 한명으로 테크닉과 풍부한 감성 표현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세계를 주 무대로 인정받고 있다.
일본 독일, 프랑스, 우크라이나, 미국에서 투어를 하며 쇼팽과 프로코피예프 리사이틀 연주로 호평을 받았으며, 키예프국립 필하모닉, 우크라이나 국립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체코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도쿄 심포니 오케스트라, 뉴재팬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다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했다. 또한, 낙소스 레이블을 통해 차이코프스키의 사계와 피아노 소나타 앨범을, 알파와 오메가 홍콩 레이블을 통해 모차르트, 쇼팽, 리스트, 스크리아빈의 피아노 환상곡 앨범을 발표한 바 있다.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는 홍콩, 뉴질랜드, 프랑스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진행하며 재능 있는 어린 음악가 양성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 성신여자대학교 음악대학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 리흐테르가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https://youtu.be/uT_ZhhQeudY

■ 임윤찬, 반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연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https://youtu.be/DPJL488cfRw?si=fFS6xhWWUg4yiyDL


강연) 마지막 낭만주의자, 라흐마니노프 - https://munchon.tistory.com/m/1817

마지막 낭만주의자, 라흐마니노프

더 높은 하늘, 시원한 바람, 참 좋은 가을. 중앙공원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다. 그 바로 앞의 부천아트센터. 아침 일찍 헬스장 들러 간단히 운동하고 둘이서 강연 시간에 맞춰 길을 나섰다. 오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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