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북한산을 동시에 볼 수 있으면 가슴이 벅차다. 그 모습이 장관이다.
입추를 지나자마자 어제 토요일의 하늘은 가을같이 더 푸르고 구름은 더욱 희고 동화같이 예쁘다. 남쪽으로 지나가는 태풍의 영향으로 무더위도 잠시 누그러졌다.




한강의 한자는 '韓江'으로 쓰지 않고 '漢江'으로 쓴다. 우리나라는 대한민국, 大韓인데, 왜 한강을 중국을 가리키는 漢江으로 쓸까?
그러나 그것은 소리만 빌려 와 썼을 뿐, 엄밀히 보자면 漢字가 아니다. '크다·밝다'라는 순우리말 '한'을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음차(音借)했을 뿐이다.
우리 선조들은 중국 한나라(漢)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이 지역을 우리말로 '한'이라 불렀으며, 한자가 도입된 이후 '은하수', '큰 강'이라는 좋은 뜻을 가진 '漢(한수 한)' 자를 빌려와 표기한 것이다.
한강은 원래 이름은 순우리말 '한가람' (큰 강)이며, 우리말 접두사 '한'은 '크다, 넓다, 가득하다, 밝다'라는 뜻을 가진다.
'한길, 한겨울, 한가위' 등과 같이 한강은 원래 '큰 강'을 뜻하는 순우리말 '한가람'이다.
삼국시대 백제가 중국 동진과 교류하면서 이 '한가람'의 '한'을 한자로 옮겨 적어야 했는데, 이때 '큰 물줄기, 은하수'라는 뜻을 품고 있던 한자 漢(한수 한)을 선택해 '漢江'으로 표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중국 한나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우리말의 음차이다.
한강에서 한양의 지명이 나왔고. 북한산 이름도 나왔다.
우리나라 전통 지리학에서는 '강의 북쪽', 햇볕이 잘 드는 곳은 양(陽)이라 부르고, '강의 남쪽'을 음(陰)이라 불렀다. 여기에서 조선의 수도 '한양'이라는 지명이 파생되었다.
북한산(北漢山)은 '한강(漢)의 북쪽(北)에 있는 산'이라는 뜻이다. 삼국시대에는 이 일대를 '북한산주'라고 불렀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호, 韓國(한국)의 韓(나라 한)은 고대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마한·진한·변한(삼한, 三韓)에서 유래했다. 고종 황제가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할 때 "우리나라는 삼한(三韓)의 땅을 통합한 큰 나라"라는 의미로 '大韓(대한)'이라는 국호를 정했다.
정리하자면, 한강·한양의 '한(漢)'에 중국을 뜻하는 한자가 쓰인 것은 사대주의나 중국의 영향이 아니다.
'큰 강(한가람)의 북쪽 땅'이라는 우리말 지명을 옛날에 한자로 옮겨 적는 과정에서 글자의 본래 좋은 뜻(은하수, 큰 물줄기)을 빌려 쓴 자연스러운 역사적 결과물이다.
추가로 제주도 한라산(漢拏山)의 '한(漢)' 역시 '은하수(銀漢)를 손으로 잡아당길(拏) 수 있을 만큼 높은 산'이라는 뜻으로, 중국 한나라와 무관하게 아름다운 의미로 쓰인 사례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시조에도 하늘의 큰강인 은하수를 뜻하는, '은한(銀漢)'이 나온다.
이조년 선생의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라는 시조다.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제
일지춘심을 자규(子規)야 알랴마는
다정(多情)도 병(病)인양 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 삼한의 이름 유래는?
삼한(三韓)은 기원전 2세기~3세기경에서 기원후 3세기~4세기까지,
고조선 멸망 전후부터 삼국 시대 초기까지 한반도 중남부 지역에 존재했던 마한, 진한, 변한의 세 연맹체를 뜻한다.
청동기·초기 철기 시대의 '진국(辰國)'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총 70여 개의 작은 소국들이 모여 독특한 정치와 문화 제도를 발전시켰다.
ㆍ마한(馬韓): "남쪽의 큰 나라" 또는 "우두머리 땅"
'마'는 고대 한국어에서 '남쪽'을 뜻하는 말(현대의 '마파람' 등)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혹은 '말', '몰'이 '마루(으뜸, 우두머리)'를 뜻하여, 삼한 중 가장 세력이 크고 으뜸인 나라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ㆍ진한(辰韓): "동쪽의 큰 나라"
'진(辰)'은 십이지 중에서 동쪽을 상징하거나 고대어에서 '동쪽'을 의미하여, 한반도 남부의 동쪽에 위치한 큰 나라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ㆍ변한(弁韓): "빛나는 나라" 또는 "가장자리의 나라"
'변(弁)'은 고대어에서 '반짝이다, 빛나다'라는 뜻의 말에서 유래했다.
또는 변(弁)이 고깔이나 갓을 뜻하므로 지형이 뾰족하거나 고깔 모양인 곳, 혹은 '변방(가장자리)'을 뜻하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 중국을 '한(漢)'이라 부르는 이유는? 기원전 202년 유방이 세운 한나라(漢) 왕조에서 유래.
한나라는 오랜 분열을 끝내고 강력한 통일 국가를 이루며 중국 문명과 문화를 크게 떨침.
이 시기의 영향력이 너무 커서 중국의 주류 민족은 '한족(漢族)', 그들의 글자는 '한자(漢字)'로 불리며 중국 자체를 상징하게 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