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계로가 스승 공자에게 물었다.
"어떻게 귀신을 섬겨야 합니까?"
이에 스승은 되 묻는다.
"사람 섬기는 일이냐? 귀신 섬기는 일이냐?"
그 물음을 분명히 파악하시기 위함이며 제자에게 자기 물음에 다시 깊이 생각해보게 하심이다.
이에 제자는 "감히 죽음을 여쭈는 것입니다."
사람 섬기는 일은산 이에게 하는 일이고, 귀신 섬기는 일은 죽은 이를 받들어 제사 드리는 일을 뜻하는 것이다.
이에 공자님께서 명답을 내 놓으신다.
아니 답이 아니라, 삶과 죽음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라는 더 큰 의문을 제자에게내 던지신다.
"삶을 알지 못하는 데, 어찌 죽음을 알겠는가?’(未知生焉知死)"
과연 공자는 삶도 알지 못하고 더더욱 죽음도 알지 못하였을까?
계로와 공자님의 말씀에 정이천은이렇게 주석한다.
"낮과 밤은 생사의 도리이다. 생의 도를 알면 사의 도를 알 것이요, 사람 섬기는 도리를 다하면 귀신 섬기는 도리를 다할 것이니, 삶과 죽음, 사람과 귀신은 하나이면서 둘이요 둘이면서 하나이다."
생사의 문제를 과연 공자는 알았을까 몰랐을까? 그것은 사실 중요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우리들로 하여금 삶에 충실하고 가까운 사람들-부모 형제 친구 이웃-에게 도리를 다하며 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은연히 말씀하신 것이겠다.
'죽음을 모르신다' 하셨지만 모르신 것은 아닌 것 같다.
공자는 제자 안회의 죽음에 통곡하면서 말씀하셨다.
"‘아! 하늘이 날 버렸구나. 하늘이 날 버렸구나(噫! 天喪予, 天喪予!)"
안회는 살아서 학문을 좋아했건만 평생을 가난하게 살다가 너무나 이른 나이에 세상을 버렸다. 그런 제자가안되었기에 너무나도 불쌍해서 통곡하신 것이겠다. 죽음 이후가 기쁨이고 안락이라면 그렇게 불쌍하진 않았을 게다. 죽음은 현재와의 영원한 단절이고 사라짐인가 보다.
공자님께서는 이렇게도 말씀하십니다.
"당장 오늘 저녁에 죽어도 좋다. 아침에 도(道)를 들을 수 있다면," - 朝聞道, 夕死可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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