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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 이야기

부처님 오신 까닭은?(5)-자기의 등불을 밝혀라.

by 문촌수기 2013. 1. 4.

부처님 오신 까닭은?(5)-자기의 등불을 밝혀라.

Category: 삶과 죽음에 대하여, Tag: 여가,여가생활
05/15/2005 01:55 pm

부처님 오신 까닭은?(5)-자기 등불을 밝혀라.

"이 세상 모든 것은 무상(無常)하여 변하지 않는 것이 없다. - <제행무상>
그래서 '나'라는 절대적인 실재도 없고, 영원한 것 또한 있을 수 없다. -<제법무아>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내 것'이라는 것에 집착하고, '영원하리라'는 망상에 젖어 있으면 우리 삶은 모두 고통일 뿐이다. - <일체개고>
그러나 무상(無常)과 무아(無我)를 바르게 깨달으면 우리의 삶은 절대 평화, 절대 자유의 경지인 열반적정(涅槃寂靜)을 얻게 된다. -<열반적정>"

늙은 노새가 수레를 끌고 가기란 무척이나 힘이 듭니다. 이제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여든이라는 연세를 가지시고 전국을 유랑하시면서 자기를 비울 것을 가르치는 법의 진리를 설하시기에 무척 힘이 드십니다. 부처님의 사촌동생이며 제자이며 시자(侍子)인 아난다는 부처님이 곧 돌아가실 것만 같아 걱정은 태산이며 마음은 항시 초조합니다. 그래서 스승이신 석가모니 부처님께 여쭙니다.

"이제 스승께서 저희들 곁을 떠나시면 저희들은 누구에게 의지해야 합니까?"


제자는 부처님께서 혼탁한 이 세상과 어리석은 중생을 모두 제도(濟度)하실 때까지 영원히 머물러 주실 것을 청하지 못하고 태어난 것은 모두 반드시 죽기 마련이며, 만난 것은 반드시 헤어지기 마련인 것을 깨달아서인지 석가모니 부처님을 붙잡지 아니하고 떠나실 것을 미리 염려하며 슬픈 마음으로 여쭈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제자 아난다에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아난다야. 그 어느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말아라.
내가 이세상을 떠나면 나에게도 의지할 수도 없는 일이니라.
그러므로 오직 스스로를 등불로 삼아 의지할 것이며,
나의 가르침인 법의 진리를 등불로 삼아 의지할 것이니라. "
- [자등명(自燈明)하고 법등명(法燈明)하라] -


'자기의 등불을 밝히고 진리의 등불을 밝히어라'는 말씀은 곧 깜깜 어두운 이세상을 걸어가려면 스스로가 밝힌 자존(自存)의 등불에 의지해야 할 것이며, 석가모니께서 밝힌 진리(眞理)의 등불에 의지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자신을 이 세상을 환하게 비출 수 있는 등불로 만들어야 하며, 진리의 등불을 환하게 밝히어 거짓과 어리석음과 미혹의 세상을 떨쳐버려야 할 것입니다.


석가모니께서는 이제 제자들 곁을 떠나실 때가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석가모니께서는 금속세공업자인 춘다가 바친 공양(供養)을 받으시고 병이 드셨습니다. 그럼에도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길을 걸어 쿠시나가라로 가셨습니다. 쿠시나가라의 사라나무 숲 속에서 부처님께서는 모로 누우셨습니다. 곧 입멸(入滅)할거라는 전달을 받고 많은 제자들이 스승의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제자들은 돌아보시고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의문이 있거든 서슴지 말고 물어라.
뒷날에 가서, 여래께서 이 세상에 있을 때 물어보았더라
면 좋았을 것을, 하고 후회하지 않도록 지금 물어라.'


여쭙는 제자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오백 명의 제자들 어느 누구도 의문을 가지지 않는 참다운 깨달음을 얻었던 것입니다. 이제 스승은 최후의 말씀을 전하십니다.


"너희들에게 전할 말은 이렇다.
모든 것은 변한다.
게으름없이 항상 정진(精進)하라."


나무 밑에서 태어나시고, 나무 밑에서 명상에 젖으시며, 나무 밑에서 '더 이상 위없는 깨달음'을 얻으신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돌아가시면서도 나무 밑에서 돌아가셨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자아존엄성을 선언하시며 이 땅에 오신 석가모니께서는 마지막으로 우리들에게 스스로의 등불을 밝히고(자등명)과 진리의 등불을 밝힐 것(법등명)을 당부하시며 또한 매사에 정진(精進)하라고 가르치시며 선종(善終)하셨습니다. <끝>

금낭화도 연등이 되어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는 듯 합니다.
- 2005년 5월 15일, 부처님 오신 날, 고양 농협대학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