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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보내온 체제고발 소설 <고발>, 방송사상 최초로 라디오 드라마화

by 문촌수기 2016. 2. 24.

북한에서 보내온 체제고발 소설 – 고발 , 방송사상 최초로 라디오 드라마화

- KBS 라디오, 방송의 날을 맞아 8부작 라디오 드라마 <북한의 솔제니친, 현역작가 반디의 고발>을 방송

 

제 51회 방송의 날(2014. 9.3)을 맞아 KBS 라디오에서 분단 이후 최초로 北에서 보내온 단편 소설 모음집 《고발》을 라디오 드라마화해 방송한다.

《고발》은 현재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소속의 북한 현역작가인 저자 반디(가명)가 발각되면 바로 처형되는, 구 소련의 솔제니친보다 더 큰 생명의 위협 속에서 한국으로 내려 보낸 작품모음집으로, KBS 라디오에서 7편의 작품을 각각 드라마로 재구성했다.

 그간 탈북민들의 수기성 작품들은 간간이 국내에 소개되었으나, 현재 북한에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의 본격 문학작품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분단 이후 최초이며, 방송으로 제작되어 알려지는 것 역시 최초이다.

 <고발>은 북한 내부의 현역작가에게서 보내진 최초의 체제고발 소설이라는 역사적 의미 이외에도 ‘빨간 버섯’, ‘유령의 도시’, ‘준마의 일생’ 등 일곱 개의 에피소드가 모두 훌륭한 문학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 수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북한 주민들을 주청취층으로 하는 KBS 한민족방송에서 방송되는 것은 북한 내부의 인권 현실에 대한 고발의 목소리를 북한 주민들에게 직접 들려줄 수 있다는 점에서 소구하는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1부 <탈북기>에선 계급차별과 연좌제로 고통 받는 주인공의 아내가 성상납까지 강요당하는 북한의 계급사회를,

2부 <유령의 도시>에선 어린 아들이 창밖으로 보이는 마르크스와 김일성의 초상화를 보고 경기(驚氣)를 일으켜 덧커튼을 달았다가 결국 추방당하고 마는 노동당원의 비애를,

3부 <준마의 일생>은 한평생 북한 당국에 충성했지만 결국 식량과 땔감을 구하지 못해 자살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한 마부의 비참한 운명을,

4부 <지척만리>는 죽어가는 어머니를 지척에 두고도 여행 제한으로 어머니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아들의 애절한 마음을,

5부 <복마전>에선 김일성의 선전도구로 이용된 노부부의 애환을,

6부 <무대>에선 아파도 하하하 웃을 수밖에 없고, 간지러워도 엉엉엉 울 수밖에 없는 북한주민들의 연극적인 삶을,

7부 <빨간버섯>은 북한 지도부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추악한 현실을 빨간 버섯으로 풍자하며 그들이 지구에서 영영 사라지기를 절규한다.

그리고 8부에서는 이 소설을 북한에서부터 가져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광진 연구위원, 탈북자인 북한인권시민연합 김은주 간사와 함께 솔제니친과 비견할 수 있는 반디의 작품세계를 총평한다.

북한판 솔제니친 반디의 《고발》은 그동안 탈북자들이 발표했던 탈북수기와는 달리, 북한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거대한 폭압정치의 마수와 모순점을 완성된 작품성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이를 재구성한 드라마를 통해 인권불모지대인 북한 땅에서 어떤 일들이 왜, 어떻게 벌어지고 있는지를 파악하고 북한 체제의 궁극적인 모순을 알릴 수 있다 하겠다.

 KBS라디오 방송의 날 특별기획 <북한의 솔제니친, 현역작가 반디의 고발> (기획 이제원, 작가 유환숙, 연출 김호상)은 KBS 한민족방송 (AM 972 KHz)에서 8월 27일 수요일부터 방송의 날인 9월 3일 수요일까지 매일 오전 1시 25분에 30분간 방송된다. 이 방송은 KBS 스마트폰 앱인 Player K를 통해서도 청취할 수 있다.

http://office.kbs.co.kr/mylovekbs/archives/113939

 

 

 

 

북한內 작가가 체제 비판한 소설 국내서 첫 출간

 

[새책] 조선작가동맹 중앙위 소속 작가 소설 '반디'…원고, '김일성 선집'에 싸여 北탈출
문은주 인턴기자(동국대 북한학과 3년)  |  2014-05-26 16:48

북한 내에 있는 현역작가가 체제를 비판·풍자한 소설책이 남한에서 처음으로 출간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이 남한에 와서 체제를 비판하는 작품을 출판하는 일은 많았지만, 이번과 같은 사례는 이전에 없던 것이다. 

최근 발간된 '고발(조갑제닷컴刊)'의 저자 반디(가명)는 북한의 공인(公認) 작가 단체인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소속이다. 평소 문학에 소질을 보이다 20대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해 북한 잡지에 그의 글이 실렸다. 한 때는 문학의 꿈을 접고 노동 현장에서 생활하기도 했지만, 꿈을 접을 수 없었던 그는 여러 편의 문학작품을 썼다.

그러다 저자는 1990년대 초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으면서 고통 받는 주민들의 참상을 목도하면서 작가가 가진 힘은 글쓰기밖에 없다고 판단, 책을 통해 북한 체제를 고발하기로 결심했다.

저자의 원고가 한국에서 출판될 수 있게 된 과정은 한 편의 첩보영화와 다르지 않다. 반디는 비밀장소에 숨겨둔 원고 뭉치를 '김일성 선집' 등에 여러겹 싸서 북한을 떠나는 여성 친척에게 보냈다. 북한에서 직접 탈출하는 대신 목숨을 담보로 작품을 먼저 탈출시킨 것이다.

그러나 반디의 친척은 중국으로 넘어와 중국 변방대에 체포됐지만, 운 좋게 풀러날 수 있었다. 그렇게 반디의 원고는 중국을 거쳐 한국에 있는 한 북한인권단체 대표에게로 무사히 올 수 있었다. 만약 반디의 친척 여성이 북송됐다면 지금의 '고발'은 영원히 세상의 빛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스스로를 북한 주민의 대변자로 설정한 반디는 사연이 담긴 소문과 사실에 기초하여 주민들이 실제 겪고 있는 고통을 책 속에 고스란히 담았다. 책은 북한 체제를 비판하고 풍자하는 내용의 단편 7편이 수록됐다. 저자는 7편의 소설로 압축된 북한 주민들의 삶을 묘사하고 있다.

단편 소설 '탈북기'는 '반당 반혁명 종파분자'로 분류된 아버지 때문에 온갖 차별을 받는 남자 주인공이 탈북을 결심하게 되는 계기를 다룬 작품으로 북한의 김 씨 일족(一族)에 대한 우상숭배와 계급차별을 야기한 계급투쟁론을 비판하고 있다.

'계급 차별'이 자신의 아이에게 대물림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아내가 유산을 결심하는 것과 당 간부가 자신의 출세를 언급하며 아내에게 성(性) 상납을 요구하는 모습을 본 남자는 탈북을 결심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또 다른 작품인 '유령의 도시'는 아이가 창 밖으로 보이는 마르크스와 김일성의 초상화를 보고 경기(驚氣)를 일으켜 덧커튼을 달았다가 한 가정이 평양에서 추방당하는 내용이다.

북한에서는 행사 준비에 충성심을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 주민들을 처벌하는 사문회(査問會)를 진행한다. 이때 초상화에 덧커튼을 친 주인공 집안은 "당의 유일사상 체계를 세우는 사업에서 심히 엄중한 과오를 범했다"는 판결에 의해 추방됐다.

반디는 추방 트럭을 타고 떠나는 주인공의 눈을 통해 마르크스와 김일성 초상화를 '두 붉은 유령'으로 묘사한다. 평양을 떠나는 주인공은 광장에 걸린 초상화가 "이게 내 도시지 네 도신 줄 아니?"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꼈다. 이는 평양이 주민들의 도시가 아니라 마르크스와 김일성의 도시라는 것을 말한다.

또 다른 수록작 '빨간 버섯'에서 독이 든 '빨간 버섯'은 조선노동당사(黨舍)를 말한다. 주인공은 한 도시의 된장 공급을 위해 성실히 일했지만 시당(市黨)에서는 된장배급이 중단된 책임을 주인공에게 씌워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공개재판을 연다.

주인공을 취재하며 동정해오던 기자는 '빨간 버섯을 뽑아버리고 가시오'라는 주인공의 말에 감화(感化)돼 시당 청사를 직시하게 된다. 책은 북한 노동당에 의해 이용당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본 기자가 "저 빨간 버섯, 저 독버섯을 뽑아버려라. 이 땅에서 아니, 지구 위에서 영영"이라고 외치면서 끝을 맺는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은 독후기에서 "반디의 김일성 왕조에 대한 반인민적, 반인륜적 행위에 대한 성토와 절규는 아직 비밀리에 퍼지고 있지만 조만간 큰 메아리가 되어 북한의 악(惡)을 전율케 할 것"이며 "민주화의 횃불, 자유의 횃불이 되어 북한을 삼킬 것"이라고 말했다.  문은주 인턴기자(동국대 북한학과 3년) 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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