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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길 위의 의자 성북동 길 위의 인문학 산책길. 이번엔 특별히 의자가 테마가 되었다. 한성대역 6번 출구 가로 공원에 앉은 한ᆞ중 평화의 소녀상과 세번 째의 빈의자. 길거리 가게 앞에 나온 친절한 의자, 쉬어 가셔요. 조지훈 방우산장ㅡ시인의 방에 흩어진 의자들 길상사, 법정스님 추모하는 진영각 왼쪽에 놓인 "빠삐용의자'. 그러나 나는 '어린 왕자의 의자'가 자주 오버랩 된다. 빠삐용의 의자에 앉고 싶었지만 세월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법정스님의 의자가 무너질까봐서 그 옆에 앉았다. 심우장 아래, 의자에 앉아 길손을 마중나오신 만해 한용운 님 그리고 시 - 이정록 -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 2018. 4. 17.
방우산장, 조지훈 시인의 방에 머물다. 비오는 성북동 길. 이 봄 비에 꽃 떨어질까 저어한다. 다행히 바람은 잔잔하고 비는 가늘다. 덕분에 세상은 고요하고, 공기는 맑다. 조지훈 시인은 이 곳 성북동에 살면서 박목월, 박두진 등과 함께 청록집을 출간하였다. 이른바 청록파 시인들이다. 조지훈 시인이 살던 그 때 그 집은 지금 없지만 시인을 기념하고자 성북동 142-1번지 가로길에 조지훈 '시인의 방ㅡ방우산장(放牛山莊)' 표지 기념 조형물이 설치되어있다. 시인은 자신이 기거했던 곳을 모두 ‘방우산장(放牛山莊)’ 이라고 불렀다. 이는 그가 1953년 신천지에 기고한 '방우산장기'에서 '설핏한 저녁 햇살 아래 내가 올라타고 풀피리를 희롱할 한 마리 소만 있으면 그 소가 지금 어디에 가 있든지 내가 아랑곳할 것이 없기 때문' 이라고 말한 것에서 연유하.. 2018. 4. 16.
4월 16일, 미안한 오늘 하루 그렇네요. 숨쉬기도 미안하네요. 학교는 방금 9시에 교실에서 묵념하고 4월 16일, 오늘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아이들은 시키지도 않은 일을 또 시작했습니다. 잊지 않겠다는 약속을 또 지키고 있습니다. 솔직히 나는 잊고 싶은데... 너무 가슴 아프고 또 잠 못 이룰까봐서.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아비의 고통을 지우고 싶기에.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세월호 추모 행사를 정원에서 이어갔습니다. 아이들이 참여한 후 빈 자리에 남은 흔적이 내겐 작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바닥에 버리지 않고, 새 잎이 돋는 나무가지에 달아놓은 흔적입니다. "이제 가라앉지 말고, 하늘을 날아라." 아, 숨쉬기도 미안한 사월 ㅡㅡㅡㅡ 함민복 배가 더 기울까봐 끝까지 솟아오르는 쪽을 누르고 있으려 옷장에 매달려서도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2018. 4. 16.
성북동 입구 한중 소녀상 봄비 오는 성북동 나들이. 한성대역 5번 출구의 나폴레옹 제과점에서 만나 시작한다. 예전에는 2층에서 한양도성 낙산성곽이 훤하게 보였는데 이제 낯선 건물이 눈길을 가로 막았다. 그림책인가, 어디서 본듯 한 건물 형태이다. 마술사 같은 화가인 에셔의 그림에서인가? 바벨탑 축소판인가? 나폴레옹 제과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면 버스 정류장에 평화의 소녀상이 있다. 특별하다. 한복을 입은 한국의 소녀상 옆에 친구가 앉아 있다. 치바오 바지를 입은 중국의 소녀상이다. 이 소녀상은 2015년 10월에 건립되었다한다. 마음 착한 이가 소녀들에게 모자를 씌우고 목도리를 둘러주었다. 한국의 소녀상 뒤로는 할머니 그림자가, 중국의 소녀상 뒤로는 지나온 발자욱이 찍혀있다. 두주먹은 단단한 각오로 움켜쥐고 있으나, 맨발의 두 발은.. 2018. 4. 14.
드립커피의 맛, 캘리그래피의 멋 핸드드립 커피의 맛, 캘리그래피의 멋. 사용한 드립 필터지를 씻어 말렸다가 붓을 들어 글을 썼다. 지우개로 한글 아호를 서각하고 인주 찍어 낙관하니, 미인의 얼굴에 화장하고 연지 바른 듯 더 예쁘졌다. 'Cafe 보바리'는 판자조각, '나는 커피를 닮은..' 시는 종이 박스 조각. 버려지는 종이박스에서 끈을 떼어 묶어두니 내겐 이 세상에서 그 어디에도 없는 소중한 선물이 되었다. 내 방, 보바리 카페에서는 커피도 사랑이 되었다. 2018. 4. 11.
수포자를 위한 수학? 나도 학창시절 수포자 였다. 이때 이런 수학 공부를 했더라면 수포자는 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노래로 배우는 수학교실. 시로 표현하는 수학교실 요리로 맛을 보는 수학교실 그림으로 공부하는 수학교실 2018. 4. 10.
화성행궁 제정과 경복궁 열상진원 오랜만에 수원화성을 다시 찾았다. 음력 춘삼월, 꽃피는 사월이라 행궁도 꽃단장으로 곱다. 좌묘우사의 원칙에 따라, 행궁 왼쪽에는 정조의 어진을 모시고 제향드리는 화령전이 있다. 이 곳에 들릴 때, 입구 왼쪽에 제정(祭井)이 있다. 팔각형 바닥 위에 우물, 정(井)자 우물이다. 그 수학적 도형의 모습이 특별하고 눈을 끌게 하는 매력이 있다. 경복궁 향원지의 '열상진원'(洌上眞源)의 모습과 대비된다. '상선약수(上善若水)'라 했던가! 물은 생명의 진원이다. 백성들 살림살이의 근본이다. 임금의 은덕과 시혜로 백성은 살아간다. 물은 임금님 시혜의 근원이다. 우물 정(井)자는 사각으로 땅을 상징하고, 기단의 팔각은 원형(하늘)과 방형(땅)의 중간 모양이다. 천지사이의 주인공인 인간을 상징하며, 하늘과 땅을 연결하.. 2018. 4. 7.
다산 정약용과 수원화성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을 지은 이는 누구일까? 물론 정조대왕이시다. 그러나 그 설계와 축성기술에 크게 공을 세운 이는 실학자 정약용이다. 그의 설계에 따라 제작된 녹로ᆞ거중기ᆞ유형거 등의 중장비가 팔달구청 앞에 재현되어있다. 위ᆞ아래 각각 네개의 도르레를 이용하여 무거운 돌을 들어올리는 기계 거중기로 들어올린 성돌을 옮길때 사용한 수레 서장대에서 성곽을 따라 화서문으로 내려오늘 길에, 이 중장비들 사용하여 화성을 축성하던 백성들을 만날 수 있다. 서장대 화서문 서북공심돈 2018. 4. 7.
수원화성, 용연과 방화수류정 이야기 수원화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용연과 방화수류정이다. 그 풍광도 아름답지만, 용연에는 전설이 있고, 방화수류정에는 시가 있다. 이야기(스토리)가 있기에 더욱 오래 기억되고, 찾는 이들도 많아진다. 용연의 전설을 낳게 한 주인공을 찾아갔다. 아무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있지 않다. 남수문인 화홍문 바로 뒤에서 징검다리를 건너 용연으로 들어간다. 떨어져 깨어진 용머리가 물을 토하고 있다. 옛날 옛날 이 연못에는 이무기가 살았다. 천년을 공들였다가 드디어 용이 되어 승천을 하고 있다. 그러나 마음 속 간직해온 연정을 차마 다 털쳐 버리지 못한 까닭일까? 연못가를 찾아 온 사모하던 처녀를 내려다 보는 바람에, 그만 몸이 굳어져서 땅으로 떨어졌다. 용의 머리는 방화수류정 정자가 올라앉은 저.. 2018.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