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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15건

  1. 2013.01.04 굽은 나무가 더 좋은 이유
  2. 2013.01.04 자기에게 최면을 걸어라.
  3. 2013.01.04 마라톤, 다시 도전이다.
  4. 2013.01.04 국화를 닮고 싶습니다.
  5. 2013.01.04 정발산을 다시 산 것은?

굽은 나무가 더 좋은 이유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3:00 Posted by 문촌수기

굽은 나무가 더 좋은 이유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여가,여가생활
12/26/2004 06:08 pm

기말고사 마지막 날시험입니다.
시험 감독을 하면서 지금 아이들이 풀고 있는 시험지를 보았습니다.
시험문제지 마지막 여백에 시(詩)가 있었습니다.
구광렬 시인의 [굽은 나무가 더 좋은 이유]라는 제목의 시를 출제교사 선생님이 적어 두었습니다. 시험 감독이 중요하지만 감독 중에 시에 끌려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에 삿된 생각이 없다'는 옛말을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그냥 눈과 마음이 끌려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장자가 말한 '쓸모없기에 천수를 다한그 나무'를 떠올리며 시를 읽어갑니다.

[굽은 나무가 더 좋은 이유] - 구광열

내가 곧은 나무보다 굽은나무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곡선이 직선보다 더 아름답기도 하지만
굽었다는 것은 높은 곳만 바라보지 않고
낮은 것도 살폈다는 증표이기 때문이다.

내가 곧은 나무보다 굽은 나무를 더 좋아하는 이유는
곡선이 직선보다 더 부드럽기도 하지만
굽었다는 것은 더 사랑하고
더 열심히 살았다는 증표이기 때문이다.

땅에다 뿌리를 두고 하늘을 기리는 일이
어찌 쉬운 일일까

비틀대며 살다보면
폭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뿌리의 가치를 알게되고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땅 두 번 살피다 보면
굽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굽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강화도 마니산에서

1년 동안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을 위로하며,
며칠동안 어려운시험문제를 풀이한 학생들을 격려하며
시험문제보다 더 중요한 인생의 깊이 있는 가르침을 하나라도 더 전하려는
그 선생님의 사랑과 열정를 칭찬하고 싶습니다.
좋은 시를 전해주신선생님께 감사하며,
마음의 평화를 가지고, 읽고 또 읽어보며
또 잊지않기 위해 여기에 남겨 두고굽은 나무를 닮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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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에게 최면을 걸어라.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2:57 Posted by 문촌수기

자기에게 최면을 걸어라.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여가,여가생활
12/17/2004 10:50 am

이제 학기말고사도 끝났다. 선생님들은 눈코 뜰새 없이 바쁘지만 아이들은 긴장이 풀어진 탓인지 공부를 하지 않으려 한다. 어찌 된 일인지 대한민국이 특히, 대한민국의 학교와 학생은 시험치기 위해서만 공부하는 것 같고, 시험만 끝나면 '만사가 끝났다' 여기는 풍토에 젖어있다. 그만치 우리 사회가 '시험과 문제 투성이' 라서 그런가보다. 아, 문제해결능력 세계 1위라지 않는가! 그 문제가 아닌가?

아이들을 처음으로 컴퓨터실로 불렀다. 오자 마자 PC방 처럼 컴퓨터부터 켜고본다. 내가 써놓은 칠판의 글씨도 뒷전이고 나도 뒷전이다. 인상쓰고 언성높여 야단칠까 하다가 '어차피 켤 컴퓨터인데 내가 좀 기다리자.역시 한국인이다' 싶다.

아이들에게 과제를 주었다. "나의 미래"를 설계해보자며.
아래의내용을 워드로 작성하게 하고 자기에게 이메일로 보내게 하였다. 스스로에게 약속하란 의미이다. 그리고받은메일 보관함에서 지우지 말고 6개월 후에 1년 후에 그리고 1년 반 후에 그리고 2년 후 또 졸업후 그리고 계속, 오늘 스스로에게 한 약속을 돌아볼 것을 잊지말라 하였다.

[나의 미래를 설계해보자]
* 고등학교 졸업후, 사회에 진출했을 때 또는 대학에 입학했을 때
(나의 모습) :
* 내가 30세쯤 되었을 때, 내 삶의 모습
(나의 모습) :
*내가 40세쯤 되었을 때, 내 삶의 모습
(나의 모습):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이 글을 쓰게 하면서 말했다.

"비록 미래의 내 모습이지만 마치 그 시절에 나를 보는 듯 구체적으로 그려라. 꿈과 기도도구체적이어야 하느님이 들어주시지 않겠나? 저도 저를 몰라 막연하다면하느님도 쳐다보시지 않으실꺼야.스스로에게 최면을 걸어. '내가 그리는 모습대로, 내가 바라는 모습대로, 나는 될 수 있다'고 말야. 간절히 기도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이야기가 있단다. 인터넷으로검색해봐.지금 당장찾아보고 난 다음 자기의 모습을 기도하듯이 그려라."

자기의 이상적 여인상을 마음으로 그리다 못해 끝내 상아로 조각한 피그말리온은 그만 조각상 여인에게 사랑을 느꼈다. 그래서 간절히 바랐다. 이 여인과 결혼할 것을. 간절한 기도는 하늘에 닿았는지비너스 여신이 그 상아조각상을 여인으로 변하게 하였다. 그리고둘은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전설따라 삼천리' 같은 이야기다. 요즘 아이들 '유치하다'할까 겁난다.
그러나 스스로에게최면을 걸고 자신감을 불어넣고 항상 긍정적인 상황을 그려가며 스스로에게 격려해나간다면 분명 목표한 바는 이루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간단하게는'난 할 수 있어'라며 수시로 자신감을 넣고, 미래의 멋진모습을 상상하며스스로에게 예언을 하는 것이다. 나아가 자기에게 뿐만 아니라,스승이 제자에게, 부모가 자녀에게, 그리고 친구끼리도 긍정적 예언을 해준다면분명 그렇게 될 것이다.

대학교 다닐 때다.동아리 룸과 같았던동심초 다방 아래의 1층 의상실에는 아름다운 마네킹이 있었다. 정말 예뻤다. 올라갈 때마다 한 번씩 쳐다보며 사랑을 느꼈다. 마네킹을 보고 이상적 여인상이라 여겼으니 친구들이 '미친 놈'이라 놀릴 만도 했다.군 입대후 훗날 찾아보니얼굴없는 마네킹으로 모두 바뀌었다. 실연한 기분이 들었다.들어가 물어보고 싶었다. 어디로 갔냐구?기도가 간절하지 않아 그 사랑은 이루지 못했지만, 그 마네킹보다 더 사랑스런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팔불출?

이제 우리 아이들이여유있는 마음으로 진지하게 자기를 그려가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모두 피그말리온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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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 다시 도전이다.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2:55 Posted by 문촌수기

마라톤, 다시 도전이다.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여가,여가생활
10/06/2004 04:16 pm

 

5킬로미터, 25분, 아주 잘 달리고 있다. 컨디션은 좋다.
같이 달려주는 김선생님이 고맙다. 숨이 차지만 가끔 얘기도 나누고 페이스 조절도 도와준다. 평소 호수공원 한바퀴 4.7킬로미터, 27,8분인 것에 비하면 지금 아주 잘 달리고 있다. 분위기에 취했나보다.함께 달리는 만여명의 사람에 취하고, 잘 익은 황금들녁과 도로변 코스모스, 더 없이 높고 푸른 가을에 취하고, 조국 통일 염원에 취했나 보다. 난 지금 제6회 문화일보,파주시 통일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달리고 있다.

21킬로미터 하프코스, 목표는 2시간이다.1킬로에 5분, 이 상태로 달리면 110분 정도,목표 달성은 충분하다. 그런데 이게 뭐야?오줌이 마렵다. 이미 늦었다. 코스에서 잠시 벗어나가로변에 실례하는주자도 있지만 차마 따라하지 못하겠다.시간도 아깝다. '그렇다고 이 무거운 방광을 안고 앞으로 1시간 30분이나....젠장,미리 누고 올걸....'

호수공원 달릴 땐이 생각도 하고 저 생각도 하고 아무 생각 않기도 하고한 생각만 골똘이 하기도하여마라톤은 좋은 운동이라고 여기며 여유있게 달렸다. 그런데오늘은 오직달리는 일에만 전념한다.'밥 먹을 땐 밥 먹는 일에 전념하고, 잠 잘때에는 잠자는 일에 전념하라' 했지 않는가! 잘 달리는 김선생님에 떨어지지 않으려 가푼 숨을 고르며 잘 따라가고 있다. 물 한모금 마시고 다리에 스프레이 파스를 뿌리고....

10킬로미터를 지나친다.54분. 이크, 조금씩 쳐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실수하겠다.좀 더 힘내야지. 그러나 김선생님과는 조금씩떨어진다.14킬로미터 쯤부터는김선생님이 보이지도 않는다. 그래도 지금의 페이스를 놓쳐선 안된다. 아직은목표 달성이 충분하다.

무릎이 걱정이다. 평소 하프코스 연습을한 적 없다.지난 겨울 한강변을 따라 하프코스를 달린 적말고는 한 번도 없다. 나흘 전 호수공원 세바퀴 달린 것이 고작이다.든든히 믿을 만한 무릎이 아니기에인라인 패트롤의 스프레이 서비스를 너댓번 받았다. 마라톤하다 죽었다는 소리도 적지 않게 들었다. 탈수 되지 않기 위해 물도 서너번 마신다.머리위에 스폰지 물을 짜서 뿌리고 또 모자에도 담아 덮어쓰고 달린다. 앞으로 2킬로 정도 남았다. 남은 시간 15분 정도. 충분하다. 누구에게 자랑할 일도 아니지만,스스로에겐 자랑스런 일이다. 21킬로미터 하프코스 2시간 목표달성, 가슴벅찬 일이다.숨은 그다지 가파진 않다. 다만 다리가 무거울 뿐이다.

어떻게 된거야?내가 거리를 잘못 알았나? 예상치도 않게 2킬로미터가 무척 길었다. 돌아올때는 '통일의 관문'으로 다시 올라 가지 않는데 어찌 된 일이냐? 다시 '통일의 관문'을 향하여 달리고 있다. 조국 통일만 된다면 언제든 다시 달려도 좋지만, 지금은 아닌데.......이제 저 멀리 Finish 지점이 보인다. 그런데 왜 이렇게 멀어? 아니, 멀어도 좋다. 아직 달릴 힘은 남아 있다. 그런데 시간이 부족하다. 이대로 가다간 2시간 안에 들어가기 힘들다. 남은 시간 2분. 최선을 다해야 돼.

'소헌이에게 이렇게 말했지. "역주해, 역주!", 그래 내가 그렇게 해야 돼. "역주!"'

남은 힘을 다해 달린다. 뒤에서싸이렌이 울리며구급차가 추월해간다. 웬일일까? 저 앞에 멈추었다. 골인지점 다 가서 한 사람이 쓰러졌다. 순간다리에 힘이 풀린다.

'이게 무슨 짓이람, 내가 왜 이 고틍을 감내하며 달리지? 무슨 영광있다고...게다가 2시간 안에 들어오면 누가 상이라도 주남?'
'아니야. 그래도 스스로에게 약속했잖아. 안 죽어. 아니, '공부하다 죽어라' 했잖아. 그렇다고,달리다 죽어라고? 그래도 죽지않아. 얼마 남지 않았어. 그냥 끝까지 달리는 거야'

2시간을 넘겼다. 도저히 불가능하다. 죽어도 2시간 안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그렇게 골인. 기록은 2시간 1분 23초. 풀이 꺾였다. 만약 목표를 달성했으면 더 달릴 힘도 있을 것 같지만,힘이 빠지고 기가 빠진다. '페이스 조절이 잘못됐나?오줌이 마려워서 그랬나? 물을 좀 덜 마실껄, 다리에 스프레이를 좀 덜 뿌릴껄....' 후회된다. 준비가 부족했음을 반성한다.

 

 



그래도 난 참 잘했다. 무리한 목표였지만, 목표를 높게 잡고 최선을 다했기에 그 목표에 아주 근접했다. 영광과 포상은 없어도 스스로 정한 약속을 거의 지킬 뻔 했다. 건강을 위해 달린다지만 그래도목표가 있다는 것은 나로 하여금 도전케하고 전의를 다지게 한다.그냥 그런대로사는 것이 이상적이지만,목표를 정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삶도 아름답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상을 높게 가져라. 비록 불가능하다 조롱해도 목표를 크게 가져라. 그리고 최선을 다해라. 비록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그 가까이에갈 수 있다. 그렇다면 스스로가 자랑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이상도 실현될 것이고, 불가능은 깨어질것이다. 도전하라."

다시 도전이다. 다시 달린다. 2시간을 향해. 그리고 언젠가는 풀코스에 도전한다.

Hye-jung at 10/31/2004 01:36 pm comment

위스콘신 대학의 기숙사에서 학교까지 20분 거리가, 걷는데 익숙치 않은 내게는 무척이나 길고 힘들게 느껴졌었는데, 마라톤 거리를 달려낸 황보선생님 글을 읽고나니 그만 무색해지고 말았습니다. 오늘, 이 곳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다 우연히 황보님의 홈피에 들어오길 잘 했단 생각을 하면서, 소식을 전합니다. 이 곳은 할로윈 축제로 대학생들이 온갖 이상야릇한 의상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답니다. 황보님이 봤어야 하는데..... 언제나 열심히 생활하는 황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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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를 닮고 싶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2:53 Posted by 문촌수기

국화를 닮고 싶습니다.

 

 

이제 가을입니다. 봄에 많은 꽃들이 피지만 가을에도 많은 꽃들이 핍니다. 가을이면 아무래도 코스모스가 많이 피지만 그래도 국화가 가을의 주인입니다.
지금 국화가 만발합니다. 전 많은 꽃들 중에 국화를 가장 좋아합니다. 소담스럽고 풍성한 모습과 포근한 노란 색은 엄마처럼 느껴지고, 때론 그렇게도 부러웠던 누나처럼 보이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우리 조상님들은 봄이면 진달래 따서 화전(꽃찌찜)해먹고, 가을이면 국화잎따서 단자(찹쌀가루와 꽃잎을 동그랗게 버물러 만든 떡)만들고, 국화주 마셨답니다. 꽃을 먹고 꽃을 마시니 우리 선조들은 참으로 멋있지 않습니까? 이렇듯 진달래와 더불어 국화는 우리 민족의 꽃이기도 합니다.


꽃에도 덕(德)이 있다합니다. 국화를 보며 꽃이 주는 덕을 기립니다. 모란이며 매화며 동백이며 백합이며 여러 꽃이 있겠지만 아마 가장 덕이 있는 꽃이 국화인 듯 합니다. 어느 누가 이렇게 예찬했는지 모르겠지만 국화가 지니는 덕을 전합니다.


하나. 밝고 둥근 것이 높이 달려 있으니 하늘의 덕(天德)이오.
둘.땅을 닮아 노란색을 띄니 땅의 덕(地德)이오.
셋. 일찍 심었는 데도 늦게 피어나니 군자(君子)의 덕이오.
넷. 서리를 이기고도 꽃을 피우니 지조(志操)의 덕이오.
다섯. 술잔에 꽃잎을 띄워 마시니 풍류(風流)의 덕이라.


 

조선 선조 때의 영의정 신용개는 중양절(음 9월 9일) 밤에 주안상(酒案床)을 차려 내오라 분부했습니다. 손님이 오신 기척이 없어 부인이 기이하게 여겨 숨어보았더니, 아홉 그루의 국화 화분을 앞에 놓고 꽃과 대작(對酌)을 하고 있었답니다. 꽃에 술을 권하여 화분에 술을 붓고, 꽃잎 하나 따서 술잔에 띄워 주고 받으며 마시기를 취하도록 하였다니 이 얼마나 멋들어진 군자의 풍류(風流)입니까?

생명보다 충절을 귀히 여긴 선비들이 좋아하였으니, 고려말 충신 정몽주 선생님의 [국화탄(菊花嘆)] 시를 여기에 옮깁니다.


꽃은 비록 말은 못하나
그 마음 꽃다움을 나는 사랑하네.
평생 술을 입에 대지 않았는데
너를 위해 한잔 들고
평생 위아랫니 뗀 적이 없는데
너를 위해 한바탕 웃는도다.
내 너 국화를 사랑함은
붉다 못해 노라진 일편단심인 것을.

이 가을, 저도 국화를 먹고 국화를 마시고 국화를 닮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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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발산을 다시 산 것은?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2:52 Posted by 문촌수기

정발산을 다시 산 것은?

일산신도시 아파트 빌딩 숲 한가운데 정발산이 있습니다.
마치 고봉산 자락아래 펼쳐진 너른 땅을 고르고 매꾸고 아파트를 짓고 남은 돌모래를 쌓아 도시인의 심신을 위로할 겸 인공적으로 쌓아올린 듯한 낮은 동산입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라' 하지만 또한,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어라.' 였습니다.
그렇게만 여기고 일산에 산 지 2년이 지나도록 가보지 않았습니다.

그런 생각은 그릇된 편견이었습니다.
일산 교육청 옆 주차장에서 정발산을 오르는 길은 참으로 한가하고 아름다웠습니다. 소나무 숲사이로 작은 산길은 참으로 산책하기에 좋았습니다. 다람쥐는 월동준비로 분주하게 땅바닥을 뒤지며 열매를 찾아 다닙니다. 한볼때기 가득 무얼 그리 집어 넣었는지 볼때기 양쪽이 터질 듯 부풀어 반들거리는 눈을 굴리며 돌아다닙니다.
도심의 소음이 숲에 가리고 새소리 벌레 소리가 들려옵니다. 가을바람이 솔향기를 묻혀 전해져옵니다.
교육청 뒤에서부터 시작하여 정발산 역까지 말 발굽처럼 'ㄷ '자 굽어진 등산길은 아이에서부터 노인까지 온 가족이 함께 오르내리기에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이런 도심 한 복판에 이런 한가한 산이 있다니 일산인들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선물이었습니다.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니어라' 생각이 역시 그릇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었습니다. 이제 정발산을 산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정발산을 산으로 되찾고 나의 것으로 가지게 된 기쁨으로 그 옛날 선승의 선시 한 수 전합니다. 자연이 주는 삶의 한가로움이 얼마나 넉넉한 지를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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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前一片閑田地 (산전일편한전지)
叉手 問祖翁 (차수 문조옹)
幾度賣來還自買 (기도매래환자매)
爲憐松竹引淸風 (위린송죽인청풍)

- 五祖 法演 -

저 산 밑의 한뙈기 묵은 밭을
차수하며 공손히 노인께 여쭈었더니
몇 번이나 팔았다가도 다시 산 것은
대숲과 솔숲이 전해주는 맑은 바람 때문이라고.

(* 차수 : 손을 합장하듯 가슴앞에 모아 공손히 인사드리며 )

- 오조 법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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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 10. 1 황보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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