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인줄도 모르고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3:27 Posted by 문촌수기

농담인줄도 모르고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여가,여가생활
12/01/2005 10:12 pm

오늘 저녁 일산 동구청에 들렀다 주차장을 빠져 나옵니다. 주차요금계산소에서 돈 만원을 건네고 정산을 하는 중입니다. 손님께 실례되지 않도록 주차요금 계산원이 바쁘게 서둘며 잔돈을 챙기려다 천원 지폐를 떨어트립니다. 그래서 말했습니다.
"천천히 하세요. 괜찮아요"

"고맙습니다. 그런데 오늘 많이 밑지고 드리는 겁니다."
라며 영수증과 함께 거스름 돈구천원을 건네주십니다.

"고맙습니다" 대답하고주차장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런데 뭐가 밑지고 드린다는 걸까?한시간 주차요금 천원 맞잖아?'
이런 생각을 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 그 말이구나!'
순간 밑지고 드린다는 그 아주머님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 알았습니다.
나도이러고 보면 참 맹합니다.

나는 한 장 드렸는데 그 아주머님은 영수증 한 장에다 오천원권 한장 천원권 넉장 모두 열 장을 주셨으니 밑져도 한참 밑지고 주신 것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그저 습관적인 인사치레로 '고맙습니다'라고만 하며 받았지 뭡니까?

농담이지만 즐겁게 하는 농담이었습니다. 그리고 보면 그 순간 그 농담을 알아차리고
"예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할걸 그랬나봅니다.

사 오년 전 쯤 되나 봅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달려 김포I.C로 들어와서 통행료를 지불할 때 입니다.
밤 12시가 넘었습니다. 요금계산원의이름을 밝히는 명패에 [교육중]이라 써여 있었습니다.
난 경이로와하며물었습니다.

"성함이 정말 '교육중'이세요?

이건 농담이 아니었습니다. 제 이름에 대해서도 많은 에피소드가있고, 또한 이름에는 부모님의 기도가 새겨져 있으니 이름을 소중히 여기고 '이름답게 살 것'을 아이들에게 역설하며 가르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계산소의 아주머님은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밝은 미소로대답하십니다.

"예에"
"이름을 지어주신 부친께서 특별한 까닭이 있었나봅니다.교육자 집안이셨는지요?"
"예 그렇습니다."

한밤중 한가한 톨게이트라 바쁠 건 없지만 얘기는 여기까지만 나누고 건네주는 영수증을 받고엑설레이트를 밟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난 바보처럼그것을 정말 그 분의 성함으로만 알았습니다. 그래서오랫동안 지인들과 이름에 대해 얘길 나눌때가 있으면'교씨도 있더라'고 말했지 뭡니까? 그런데 그것이 아니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그것은 바로 수습사원이'교육중'이라는 표식이란 겁니다.그러고 보면 그 때 그 분에게는 정말로 실례되는 농을 던진 셈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분은 역성내지 않고 그것을'선의의 농'으로 받아서 '관용의 농'으로 주셨습니다.
나의 실수를 너그러이 용서해주신그 분께 정말 죄송하고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내겐 농담도 진지했나 봅니다. 바보같이 농담인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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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목적입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3:26 Posted by 문촌수기

사람이 목적입니다.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여가,여가생활
11/14/2005 01:36 pm

어제 우리 1학년부의 선생님들이 북한산을 다녀왔습니다. 모두 참가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아홉 분의 선생님이 함께 했습니다. 늦가을 단풍은 많이 떨어졌지만 드러내듯 감추듯 한 북한산의 속살을 보는 것도 매력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많은 겸손된 사람들을 마다 않고 반갑게 맞아주는 북한산은 서울 시민의 복이요. 우리 고양시민의 자랑입니다.
오미영 선생님, 본인도 어디까지 오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힘들어하면서도 유쾌하게 잘 올라오셔서 모두 놀랬습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잠시 엉덩이 붙이고 앉아 가져간 과일과 과자를 나눠먹고 같이 얘기하고 웃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하우성 선생님과 이길원 선생님과 저는 앞서 올라와 백운대 아래 약수암 가까이쯤에서 앉아 쉬며 뒤에 올라오는 일행을 기다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정금자 선생님, 오미영 선생님, 오옥선 선생님이 올라오십니다.

잠시 숨돌리는 여선생님들에게 이길원 선생님께서 개구쟁이 같이 놀리며 말씀하십니다.

“자아~ 출발합시다.”

저도 맞장구 연기같이 “아니~ 금방 오셨는데 약올리나?” 핀잔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이길원 선생님 이렇게 말씀하시며 도로 앉으셨습니다.

“아! 잘못했습니다. 순간 목적과 수단이 바꿨네요. 사람이 목적인데...”


아! 제게는 돈오(頓悟)입니다. ‘사람이 목적이다’ 라는 말은 정말 아름다운 말씀이지 않습니까? 평범한 진리임에도 잊고 살다가 다시 되찾은 큰 가르침입니다. 건강도 목적이지만, 진짜 목적은 ‘함께 하는 그 시간, 그 자리, 함께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백운대 등정은 한 낱 수단일 뿐이었습니다.

생각 없이 매순간을 살다보니 이렇듯 목적과 수단이 전도된 삶을 살아왔으며, 먼 곳만 바라보다 가까운 곳을 보지 못하고, 큰 것을 이루려다 작은 것을 소홀히 하며 살아오진 않았나 반성을 해봅니다. ‘사람이 목적입니다’라는 말을 깊이 새길 것을 다짐하며, 어제 ‘함께 한 그 시간 그 자리 그 사람’ 뿐만 아니라, ‘오늘 함께 하고 있는 우리’ 모두를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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뻬뻬로데이-11월 11일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3:24 Posted by 문촌수기

뻬뻬로데이-11월 11일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여가,여가생활
11/11/2005 12:47 pm

 

오늘 11월 11일, 보기에도 좋은 날입니다.
아이들이 뻬뻬로 데이라며 들떠 있네요.
아직 어린얘들이죠.
빼빼로통으로 제몸만큼이나 크게
하트모양으로 만들어 들고 오는 아이들도 있네요.
잠시 벽에 붙은 달력을 보게합시다.

오늘 11월 11일. 그 아래에 아주 작은 글씨로
"농업인의 날"이라 적혀 있네요.
마치 농업인의 현주소처럼 그렇게 달력에만 작게 적혀있네요.
옛말에 '農者天下之大本(농업은 천하의 큰 근본)'이라 하였는데...
아이들과 함께 우리 입에 들어가는 양식을 만들어주시며,
자연을 닮으며 살아가시는
농업인에 대한 감사하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양식 한 톨,하나라도소중히 아끼며 음식 쓰레기 줄여야 겠습니다.

아! 안과협회에서는 오늘이 [눈의 날]이라나?
아! 또, 누가 그러데요. 우리 한국인의 우수성은 젓가락 사용에서 나왔다고,
오늘이 바로 [젓가락의 날]이라네요.
더불어 생각해보는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나날이 좋은 날 되시길.

아! 고맙습니다. 방금 누가 제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오늘은 영연방국가(영국.캐나다.인도..등)는
세계 1차 대전과 이외의 수많은 전쟁에서 전사한 장병들을 기리는 현충일..이랍니다.
1918년 11월 11일 11시에 세계 1차 대전이 종전된 까닭에
매년 11월 11일 11시에 묵념하는 행사를 갖지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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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마라톤은 기도였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3:22 Posted by 문촌수기

저의 마라톤은 기도였습니다.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신변잡기,일상다반사
10/26/2005 04:13 pm

 

[2005춘천마라톤대회 완주 후기]
제 나이 50전에 꼭 마라톤풀코스 완주가 꿈이었는데, 너무 일찍(?) 이루어서 정말 기쁩니다.
5시간이내 완주 목표를 세우고 그 고통스럽고 긴 시간동안 뭐하지? 생각해보았습니다.
MP3를 들으며 달릴까도 생각했습니다. 물을 뒤집어서야 할지 몰라 그 생각을 거두고, 대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자. 나의 마라톤은 기도이다"라며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정말 눈부시게 '티없이 아름다운' 마라톤 코스였습니다. 춘천 의암호와 가을 산야의 그 후덕함에 반했습니다. 2만 1천명이 내달리는 그 분위기에 취해 금방 5킬로를 지났습니다. 이제 기도하였습니다.
어머니와 나의 가족, 나의 형제자매와 가족, 친척들, 친구들 하나하나 얼굴을 떠올리며 이름을 기억해내며 그들의 무병장수 건강을 빌었습니다. 아픈 사람들 다 낫게 하시고, 아픈 사람 없게 하시고...그리고 우리반 아이들, 수업들어가는 우리 학생들, 코코봉사 39명의 아이들 ...
그리고 우리 100여명의 선생님들. 서실의 선생님과 어르신들, 아이들, 소래회 선배후배님들, 캐나다 미국 함께 다녀온 우리 선생님들.....제가 알고 있고 기억해낼 수 있는 모든 사람들 사람들........

"먼저 세상을 떠나신아버지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나이다. 아버지 저를 지켜 보살펴주소서. 어머니, 어머니는 저의 희망이십니다. 아버지께 다 못한 효를 다하고자 하나 늘 다하지 못하고 세월만 보내고 있습니다.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어쩜 지금 이시간도 어머니께 달려가 어머니와 함께있어야 하는데 저는 지금 낯선 곳에서 달리고 있습니다. 아마 어머니가 아시면 섭섭하시기보다 크게 나무라실까바 말도 못하고 달리고 있습니다. 어머니께 못한 불효를 속죄합니다. 나의 형제 자매 그리고 조카들 나의 친척들 한분 한분을 보살펴 주소서.
서실의 어르신들, 제 아버지같고 어머니같으신 분들 오래오래 사시길 기도드립니다. 저는 당신을 보는 것만으로 제 부모를 뵙는듯 의지되고 그리움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건강을 기원드립니다. 그리고 원장선생님 제가 알고 있는 여러 선생님 그리고 그 가족과 부모님들 건강하소서. 이범인 선생님의 부친께서 심근경색으로 수술을 하셨다니 많이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버지를 먼저 세상 보낸 그 불효를 제가 알고 있는 다른 이들에게는 옮기지 말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우리 성교장선생님, 먼저 아우를 세상을 떠나보내신 그 마음 이만 저만 아프지 않으시리라 생각듭니다. 그 고통을 뭘로 위로해야할지 몰라 그냥 고개 숙여 인사만 하고 돌아섰지만 이렇게 기도드리며 선생님을 위로하고자 합니다. 교장선생님께서 저희를 위해 말씀하셨습니다. '건강할 때 건강을 지키라고....' 형제를 먼저 떠나보낸 한은 제 살의 반을 떼어 내는 고통일꺼라 짐작이 듭니다. 고인의 영혼을 위해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두분의 교감선생님, 1학년 성동훈 부장(금연성공하시길..),1반은 나지, 2반 오미영, 3반 오옥선, 4반 정금자, 5반 김병욱(교통사고 후유증없기를...), 6반 김수빈, 7반 정동섭..........다음 2학년 윤인수부장, 1반 정동욱, 2반, 3반...모두 한분 한분 그 이름을 차례대로 다 외울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한분도 빠트리지 않으려고 손가락으로 집어가며 기억해내였습니다. 바쁠것 없으니깐요. 그렇게 3학년부, 본교무실 교무부, 연구부, 특활부, 과학부, 정보부, 체육부, 협장부, 학생부, 인문사회부, 진로상담부 아, 정현주선생님, 김주영선생님 예쁘고 건강한 아이들 출산도 빌고, 박현순 어깨아프다던데 괜찮아야지, 정재영, 정양숙선생님도 건강해야지.얼마전 암수술하시고 돌아오신다는 이은봉 선생님의 완쾌를 바랍니다. 담배피우는 남성 동지들 금연하시고, 행정실, 발간실, 권기사 머리도 그만 빠지고, 숙직 할아버지-정말 감사드리며, 잘 모르지만 매점식구, 급식실 식구 등등. 한분한분 얼굴과 이름을 기억해내며 그렇게 달리길 10킬로 1시간, 20킬로 2시간, 30킬로 3시간. 정말 그침없이 잘달렸습니다.
그림자 같이 교무부장님과 함께 달렸습니다. 30킬로지점에서 찰떡파이 2개먹고, 게토레이 마시고 잠시 마사지, 스트레칭한 다음 다시 달렸습니다. 그러나 그만 32킬로 지점에서 오른쪽 허벅지에 쥐가 났습니다. 드러 누웠습니다. 달리는 걸음을 멈추시고 부장님께서 다리를 만져주시며 못된 쥐를 쫓아주셨습니다. 그렇게 10여 분이 지났습니다.
이제부턴 무거운 다리를 질질끌고 무거운 두팔을 깍지끼고 머리위에 올려놓고 굳어가는 어깨를 풀기위해 양팔을 빙빙 돌려가며 뛰어보기도 했습니다. 온가슴의 갈비뼈 마디마디가 다 아팠습니다.
'이래다 죽을라나???? 죽지말고 살아오라했는데......'그래도 심장은 괜찮은 듯 했습니다.
그냥 근육통이죠. 누군가 35킬로쯤에서는 마라톤의 몰아경을 느낀다는데, 제겐 고통뿐이었습니다. 그래도 멈추면 안된다며 서로를 격려하며 달렸습니다.
바로 앞에 의족인지 인공관절인지 다리에서 이상한 소리를 내며 달리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분의 숭고한 도전에 머리숙여졌습니다. 어쩌다 다리를 다치셨는지, 무슨 사연으로 마라톤을 하시는지 들어서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어 여쭈고 싶었지만 실례될 것 같아 여쭈지 않았습니다. 그분을 추월할 수 없었습니다. 아니 추월할 힘도 없었습니다. 샤워 터널을 지나면서는 [말아톤]의 초원이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드디어 운동장에 들어섰습니다. 아! 그래도 아직 운동장 한바퀴를 더 돌아야 합니다. 정말 긴 거리입니다. 그러나 욕심이 났습니다. "40분안에는 들어갑시다"며 말씀드리고 부장님과 함께 마지막 죽을 힘을 다해, 고개를 뒤로 제끼고 아픈 다리야 따라오든 말든 똑같이 골인하였습니다.
4시간 39분 27초.
저 앞에 부장님 사모님과 사랑하는 저의 안사람이 박수를 치며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걱정을 많이하며 애타게 기다려준 아내(아내 손에 들린 휴대폰으로 20킬로-30킬로 통과 시간이 문자메세지로 전해지고 있었습니다.)를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보다 먼저 고통을 달래며 함께 달려주신 부장님께 먼저 안겼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정말 행복한 순간이었습니다.
여러분 건강하십시오.
3-3-3 '하루 3회 식후3분내에 3분동안 양치질하자'가 아니라,
적어도 주 3회, 30분이상, 3개월을 꾸준히해야 운동의 효과를 얻는답니다. 가능하다면 4-4-4.
우리 남성 동지여러분들 담배는 끊고 술은 줄이고 걷고 달립시다.
이번 일요일 아침 호수공원에 나가 달려보세요. 단풍핀 호수를 보세요.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 아름다운 일요일에 지리산을 12시간이나 종주하고 함께 고통을 감내하며 돌아온 김하주,조정민,박영미,조미향,김정희,오옥선선생님, 우리 6명의 낭자 선생님께도 박수를 보냅니다.
정말 우리 건강합시다. 그래서 같이 오래오래 재미나게 살아봅시다.

[추기]저는 또 달릴 껍니다. 아마 교무부장님께서도 그러실껍니다. 아름다운 길이 있다면.



기록 : 10킬로-58분52초 /20킬로-1시간57분44초 /30킬로-3시간2분30초 /42.195킬로최종기록-4시간39분27초


38-39킬로 지점 춘천교를 지나며




[골인 직전 마지막 혼신을 다해.......40분안에는 들어가야한다.]


[드디어 골인! 저길 보세요.]


[오늘은 우리가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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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95킬로 - 마라톤 처녀출전!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3:20 Posted by 문촌수기

42.195킬로 - 마라톤 처녀출전!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신변잡기,일상다반사
10/24/2005 05:54 pm

처음이다. 처녀출전이다.
42.195킬로미터를 달린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래서 두렵기도하고 설레이기도하다.
그동안 연습을 한다고 했지만, 30킬로미터 이상 달려본 적없다.
아니, 하프코스(21.0975킬로미터)를 4번 정도 달려본 것이 고작이다.
그리고 성연환선생님을 따라 백두대간 38킬로미터를 12시간이나 걸리면서 산행한 것이 그나마
위로가 된다.
을유년 올해 최고의 나의 목표이다.
평소 내 나이 50전에 풀코스를 뛰어보겠다했는데 드디어 오늘이다.
영화 [말아톤]의 초원이에게서 용기를 얻었다.
2005년 10월 23일 조선일보 주최 춘천마라톤대회!
춘천 운동장은 그야말로 입추의 여지가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트랙을 따라서는 나보다 잘 달리는 사람들이 시간대별로 출발을 기다리고 있다.
등록 프로선수 20여명이 출발선상에 대기 중이고, 그다음 A그룹, B그룹, C,D,E,F,G,H,I,J그룹은 트랙을 따라 순서를 기다리고 운동장 잔디밭 안에는5시간 이후와지난대회 기록이 없는풀코스 처녀출전자들이 K,L,M,N,O그룹이 대기중이다. 나는 제일 마지막 O그룹이다.
드디어 10월 23일 11시 00분 출발이다.
순서를 기다리며 출발선을 나간 시각은 11시 30분이 지나서다.
의암호 호반과 가을 산 단풍. 끝없는 줄을 만들며 달리는 사람들이 아름답다.
함께 달리는 발소리와 후덕한 가을 정취에 취하여 숨가푼 줄 모른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을 기억해내며 그분들과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를 하며 달렸다.나의 마라톤은 기도이다.
10킬로에 58분. 그래, 페이스 조절은 잘되고 있다.5킬로에 6분. 평소 연습한대로다.
20킬로에 1시간 58분. 아니 시간이 조금 줄었다. 오버 페이스인가?
성연환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다."마찬가지다. 힘있을 때 달려놓자. 힘빠지면 쉬더라도...."
30킬로에 3시간 2분 조금 늦었다. 지금까지 잘왔다.
내가 언제 여기까지 달려 본 적 있는가?
아마 아내는 놀랬을 꺼다. 목표 5시간인데, 30킬로를 3시간만에 뛰었으니....
아내 손에 들려진 휴대폰으로 20킬로(통과시간 13:30:12) 30킬로 통과시간(통과시간 14:34:58)이 문자메시지로 전송되고 있었다. 찹쌀초코파이 두개를 들고 음료수를 마시며 걸으면서 먹었다.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칭을 하고 근육마사지를 하고 수지침을 맞고 잠시 쉬기도 한다.
먹으면서 달릴 수 없어 잠시 쉬면서 걸었다.
그것이 화근인가?
32킬로미터 지점에 와서 오른쪽 허벅지에 쥐가 났다. 뛸 수가 없다. 근육이 뭉친다.
성선생님께말씀드리고 주저앉았다. 선생님이 발바닥을 쥐를 제끼면서뭉친 근육을 풀어주신다. 다행이 쥐가 풀렸다. 함께 해주신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거리 곳곳에 피 묻은 장갑이 굴러다닌다. 이피의 주인공들도 쥐가 나서 수지침을 맞고 피를 짜냈을것 같다.적지 않은 사람들이 털레 털레 걸어서 간다. 앉아 쉬기도 한다.
어깨가 무겁다. 다리가 무겁다. 이제 아무 생각없다. 그저 고통이다.
누가 35킬로지점 쯤 가면 몰아경에 빠진다나? 그걸 느끼고 싶다. 그러나 내겐 어림없다.
가슴이 무겁다. 아프다. 아~어떤 사람들 마라톤하다 심장마비로 죽었다는데..
교감선생님, 동료교사 농담삼아 하신 말씀"살아서 돌아오라"했는데, 지금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가슴을 만져보았다. 오른쪽 왼쪽 위 아래 할 것이 없다. 다 아프다. 심장이 아픈 것이 아니라갈비뼈모든 근육이 아프다. 근육통인가보다. 가슴 꼭지에는 밴드를 붙였지.
어깨가 아파 양손 깍지를 끼고뒷통수에 걸치고 달린다. 양팔을 휘휘 돌리며 달려본다.
주저앉진 말자. 걷지는 말자. 그래도 끌고 달릴 수 있는 다리가 있다.
언제부턴가 내 옆 앞쪽에는 쩌걱 쩌걱 소리를 내며 달리는 사람이 있다. 두다리의 굵기가 다르다. 오른쪽다리 무릎아래부터는 유난히 굵다. 붉게 멍든 색깔이다. 압박붕대를 감았다. 가까이 가 소리로 듣지 못했더라면 다른 사람과 다름없다. 아마 인공무릎관절을 했거나 의족인가보다.
어쩌다이렇게 되었으며, 무슨 사연으로 마라톤을 하고 있는지 풀코스를 몇번 뛰어보셨는지이것 저것 여쭈고 싶다. 아이들에게 그 사연을 전하며 감동의 훈화를 전하고 싶었지만 여쭈기를 참았다. 그저 존경스러웠다. 차마 그분을 추월할 수 없었다. 아니 추월할 힘도 능력도솔직히 없었다.
드디어 40킬로미터. 시간은 많이 까먹었다. 30킬로에서 10킬로 더하는데 1시간 20여분 정도 지났다. 목표 5시간 내는 충분하겠지만 욕심내었다.4시간 30분은 어림없다. 그래도 40분 안에는 들어가자. 이제 2킬로 조금 남짓. 1킬로6분을 평소 뛰는데 그까짓것20분에 남은 거리를 못달리랴.아~ 그런데 왜 이리도 먼지........
드디어 운동장에 들어섰다. 수많은 사람들. 모두 날 위해 기다리고 있는듯하다.
손목에 찬 시계를 바라보았다. 그래. 40분 안에는 들어가야 한다. "부장님, 조금만 더 힘 냅시다. 그래도 40분안에는 들어가야죠. " 마지막 남은 힘을 모두 쏟으며 달려들어간다. 골인 지점 앞에 아내와 사모님이 기다리고 있다. 제일먼저 아내의 품에 안겨야지.......
아~ 드디어 골인. 4시간 39분 27초 (.87도). 제일 먼저 안은 사람은 아내가 아니라 함께 달려온 성연환 선생님이었다. 완주만 목표했는데 그것도마지막 까지 질주하여 4시간 39분 27초라니.
스스로 대견하고 자랑스런 일을 해냈다.
기다려준 아내에게 참 고맙다.
항시 마라톤하는 나를 걱정하면서도 한 번도 따라 와 주질 않았는데 이곳 멀리까지 처음으로 따라와 함께 기뻐해주는 아내가 너무 사랑스럽다.
괜찮다면 키스라도 해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어깨동무해주었다. 그리고 정말 고맙다고 했다.
또 풀코스를 달릴 수 있을까?
전날 아내는 마라톤 하지 말라며, 백화점에 함께가서 등산복을 사주었다. 그렇지만 함께하고 돌아온 다음 딸아이에게 하는 말, "내년엔 쇼니도 같이 가자."한다.
그렇다. 다시 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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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인대칭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3:18 Posted by 문촌수기

미인대칭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신변잡기,일상다반사
10/19/2005 12:39 pm

지금은 퇴직하신 노교장선생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선생님과 함께 하는 자리는 늘 가르침이 있습니다.

"자네, '미인대칭'을 아나?"
"처음 듣는 말씀입니다.'안티 미인대회'란 말은 들어본 적 있습니다만"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일세. 이 '미인대칭'운동이 활발히 일어나야만 돼."
"무슨 말씀이신지 가르쳐 주십시오."
"미는 '미소짓기'일세. '인'은 '인사하기', 그럼 '대'는 뭔지 알겠지?"
"예, '대화하기'"
"옳지. 그럼, '칭'은?"
"'칭찬하기' 입니다."
"바로 그걸세. '미소짓기, 인사하기, 대화하기, 칭찬하기'. 가만히 생각해봐. 지금 우리사회가 어떤가를.....20세기의 정(情)을 21세기로 그대로 이어가야만 우리에게 희망이 있어. 희망이 있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이 '미인대칭'운동을 적극 펼쳐야하는 걸세."
"예, 그렇습니다. 그렇게 실천하고 또 가르치겠습니다."

선생님께선 이후 아무 말씀 않으시고 술잔을 비우십니다.
나는 나를 돌아보며 깊은 생각에 잠깁니다.
'미~인~대~칭~'



at 11/12/2006 11:36 pm comment

미인대칭 국민운동본부에 놀러오십시요. 미소로인사하고 대화로 칭찬하면 대한민국은 달라집니다. www.lovelead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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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3:15 Posted by 문촌수기

누워서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여가,여가생활
05/16/2005 04:28 pm

어제 가족들과 인근의 농협대학에 들렀습니다.
우리 들꽃들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특히나 키 작고 고개 숙인 꽃들이 많았습니다.
우리 겨레를 닮았나 봅니다. 고개 숙인 꽃들을 보기 위해 바닥에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보기에 참 좋았습니다.'
나는 땅에 안겨있었고 꽃은 하늘에 닿아있었습니다.
연분홍 금낭화는 마치 '부처님 오신 날'을 봉축하는 연등과 같았습니다.

"자기의 등불을 밝히며, 진리의 등불을 밝혀라' (自燈明하고 法燈明하라)는 인류의 스승 석가모니 말씀을 다시 새기며, 여러분마음에 꽃 등(燈)을 달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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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 어느날, 일산 풍경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3:14 Posted by 문촌수기

2002년 5월 어느날, 일산 풍경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여가,여가생활
05/15/2005 03:31 pm

오랫만에 서울 나갔다가 돌아오는 길입니다.
전철 일산 주엽역에 내려 계단을 오르면 벽에 새겨진 명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己所不欲 勿施於人
衣不厭新 人不厭故


처음말 '기소불욕 물시어인'은 제가 수업시간에 공자님의 인(仁)사상을 가르칠 적에 힘주어 강조하였던 바로 그 명문입니다. '자기가 바라지 않는 바를 남에게 베풀지 말라'는 뜻으로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글입니다. 이말은 예수님의 황금률과 같은 가르침입니다. 곧 '너희가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마태 7:12)' 이렇게 진리는 하나로 통하고 있습니다.

 

나중글 '의불염신 인불염고'는 중국 고문서에 나오는 글로써, '옷은 새것을 싫어하지 않고, 사람은 옛사람을 싫어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물론 '옷은 새 것이 좋고, 사람은 오래 사귄 사람일수록 좋다(衣以新爲好, 人以舊爲好)'는 뜻입니다.  

읽으면서 새삼 '눈은 새 것을 찾고, 귀는 옛 것을 찾는다'라는 말을 떠올려 싱겁게 되뇌여봅니다. 한편, 이렇게도 시비 걸어 봅니다.
"새옷이 아니어도 부끄러워 하지말고, 옛사람 아니어도 싫어하지 말라."

둘다 마음에 새기면 참으로 좋은 말인데, 관심을 두지 않으니 보아도 본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쳐 갑니다. 아니 어쩜 모두 알고 있기에 마음을 두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높은 계단이 벅차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올라 왔습니다. 참으로 보기 좋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오른쪽으로 비껴서 한줄로 에스컬레이트를 타고 올라가고 있었습니다. 길바쁜 사람이 왼쪽으로 걸어서 오를수 있도록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일부러 왼쪽으로 바쁜 듯 타고 걸었습니다. 일산신도시 시민들의 높은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죠. 서울 을지로 3가 전철역에서도 그러했습니다. 그러고보니 이젠 이정도는 문화시민의 기본이구나 싶었습니다. '다음에 올 적엔 꼭 디지털카메라를 챙겨들고 와서 [기소불욕 물시어인]도 찍어 보여주고, 에스컬레이트를 한줄로 서서 타고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어린 손녀와 함께 나들이에서 돌아오시는 길인가 봅니다. 공원로를 따라 다시 문촌초등학교 뒷 담길을 걸어가시는데 연신 꼬맹이아가씨는 꼬닥거리며 할머니께 놀이를 건넵니다. "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혼자서 노래부르고 춤추며 깡총깡총 따라가다 멈추어도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갈 길이 바쁘신가 봅니다. 들은채 만채 그냥 걸어가십니다. 나랑 같이 놀아주고도 싶건만 오늘은 그냥 이것 저것 구경만 하면서 걸을렵니다. 문촌초등학교앞의 신호등이 바뀌어 횡단보도를 건너서도 할아버지는 계속 앞으로 걸어가시고 할머니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할머니가 뭐라고 부르면서 잔소릴 하셔도 할아버진 못들으신채 앞으로만 걷습니다. 꼬맹이 아가씨는 쫄래쫄래 꼬대면서 할머닐 따라가고.

문촌어린이 놀이터를 지나자 할아버지께서는 방향을 오른쪽으로 돌려 걸어 가십니다. 2단지쯤에 사시는가 봅니다. 이리가나 저리가나 어차피 한 집에서 만날 수 있는가봅니다. 그래도 같이 걸어가시면 좋으련만 오늘은 나들이 기분이 상하셨나 봅니다.

문촌어린이놀이터에서는 엄마 아빠랑 함께 놀이나온 병아리들이 많습니다. 한가한 엄마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아이들을 지켜봅니다. 어린아이들은 모래밭에서 놀고 좀 큰아이들은 자전거를 타고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신나게 내달립니다. 먹다버린 과자 봉지도 함께 뛰어다닙니다.

정말 꼬부랑 할머니께서 지팡이에 의지한 채 공원로(路) 잔디밭에서 뭔가를 줍고 계십니다. '실성하셨나, 뭘하실까?' 우리 할매 돌아가시기 전에 노망드시어 쓰레기 주어 오시든 아련한 고통의 그리움이 밀려옵니다. 우리 할매 보는 듯 할머니 뒤를 따라가며 유심히 지켜봅니다. 할머니는 뭔가를 줍는 것이 아니고 뭔가를 버리고 계십니다. 잔디밭에 잡풀을 뿌리 채 뽑아 버리고 계십니다. 텃밭 매던 아낙시절의 추억을 솎아내듯 그렇게 힘드신 몸을 지팡이 의지하며 공원로 잔디밭을 가꾸고 계십니다.

우리집 6단지가 다 왔습니다. 경비아저씨들 모여 한담을 나누시다가 인사를 건네십니다.

"어디 다녀오시는가 봅니다."
"예, 오랜만에 서울 다녀왔습니다."


나른한 오후의 신도시 풍경. 구경한번 잘했습니다.


2002년 05월 11일

(월드컵을 준비하며 온 국민이 부풀어 있었던 한창 때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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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3:10 Posted by 문촌수기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여가,여가생활
04/28/2005 10:53 am

요사이 우리나라 화장실 정말 많이 깨끗해졌습니다.
화장실은 바로 그 나라 문화의 바로미터이기에 지금의 정부가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깨끗한 화장실' 꾸미기 사업을 무척이나 역점적으로 권장한 결과인 듯 합니다.
향기가 나고 음악이 흐르며 꽃이 있는 깨끗한 화장실에다가 또한 이런 저런 경구의 말씀과 명언도 많이 써 붙었습니다. 글쎄 여자 화장실은 어떻게 되었는지 알 길이 없어 안타(?)깝네요.
남자 화장실에서는 바로 눈높이에서 충분히 읽을 시간을 가질 만한 짧은 경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님도 보고 뽕도 따는 격이지요.

청주시외버스터미널 공중화장실에서 만난 경구는 참 재미있었습니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그럼 뭐란 말인가? 눈물말고 또 무얼 흘리지 말라는 걸까? .....!!!! 아핫! 바로 '그것'!'

얼마나 익살스러우면서도 풍자적입니까?
배출의 기쁨과 함께 마음의 통쾌도 함께 느끼게 해주는 재미있는 말이었습니다.
남자분들! 이제 조심합시다.

그리고 물어보고 싶네요.
눈물과 '그것'말고 또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저런 저런,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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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리 금수강산

이런저런 이야기 2013. 1. 4. 13:10 Posted by 문촌수기

삼천리 금수강산

Category: 이런 저런 이야기, Tag: 여가,여가생활
04/28/2005 10:29 am

:: 삼천리 금수강산

개나리 지더니 벚꽃이요.
벚꽃 지더니 진달래, 목련입니다.
시샘바람 봄비에 한복입은 여인네 꽃잎 떨어지듯
진달래, 목련 꽃잎 떨어지니 라일락입니다.
라일락 향내가 그윽하니
연초록, 민초록, 진초록 산산이 초록이요
들마다 사과 꽃, 복사꽃입니다.

오늘도 봄비는 수채화를 그리듯
푸르른 청춘의 물감을 온세상에 젖십니다.

창을 여니
비바람에 꽃향기 실려오고
초록의 염료가 눈을 젖십니다.
하여, 농하듯 말 합니다.

"먼 산은 봄인데, 가까이는 가을이네요."

하니, 벗이 웃으며 말하십니다.

"원래가 그래!"

본시자연(本是自然) 인가 봅니다.
본래 그러한데 괜시리 의미를 부여했음이 부끄럽습니다.
비는 비요. 바람은 바람인 걸.
꽃은 꽃이요. 초록은 초록인걸
봄은 봄이요.
삼천리는 금수강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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